정부, "방사능이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과학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
과학자들 "모르는 것을 안전하다고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비과학적"
7일 중국 정부, 일본 후쿠시마현 등 10개현 수산물 등 식품 수입을 금지 발표

지난 4일 IAEA(국제 원자력 기구)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최종보고서 발표하면서 '일본 정부 등의 관련 활동은 국제 안전 기준에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놨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에 대하여 국민 80%가량은 반대를 하고 있고(환경운동연합 설문조사), 민주당은 지난 6일 오염수 바다 방류 반대 철야농성에 들어갔다고 전해졌다.

7일 우리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자체 검증 결론을 발표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정부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 "방사능이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과학적으로 무의미한 것으로 확인"

뉴시스에 따르면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출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결과,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우리 해역에 유입하여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대략 4~5년에서 길면 10년에 이르며, 삼중수소 등 방사능 영향은 국내해역 평균 농도의 10만 분의 1 미만으로서 과학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예측했다"고 밝혔다.

'유의미하지 않다'는 말은 어감이 다르게 느껴지지만 '무의미하다'는 의미와 같다.

IAEA 보고서에는 "오염수 방출은 일본 정부의 국가적 결정이며 이 보고서는 해당 정책을 권고하거나 지지하는 게 아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것으로 확인돼 일각에서는 해당 문구를 두고 IAEA가 일본의 오염수 방출이 문제없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도 그 책임은 회피하려는 듯한 문구를 담은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7일 오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IAEA는 국제기구로서 일본의 계획을 IAEA가 갖고 있는 원칙과 요건에 따라서 검토한 것"이라며 저희는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IAEA와) 접근하는 것이 다르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과학기술적 검토' 결과를 발표하면서 "도쿄전력 오염수 처리계획이 계획대로 지켜진다면, 배출기준과 목표치에 적합하며 IAEA 등 국제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과학자들 "모르는 것을 안전하다고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비과학적"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6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IAEA 최종보고서 발표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하는 전문가 기자간담회에서 최무영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명예교수는 "권력과 이윤, 이념과 종교 등 비인식적 가치에 의해 왜곡을 막기 위해서는 교차 검증, 곧 독립적이고 반복적 검증이 반드시 필요한데, 일본과 IAEA의 자세는 이러한 기준에 크게 부족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사진=에너지데일리 갈무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IAEA 보고서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전문가 기자간담회 /사진=에너지데일리 갈무리

"시료 채취와 검사 핵종, 대표성과 모형에 관한 가정, 생명 영향 평가 등에서 검증의 보편성과 공평성을 찾기 어렵다. 특히 파문을 일으킨 스트론튬(90Sr) 농도의 경우를 보면 정량성과 재현성도 신뢰하기 어려워 보인다. IAEA의 일반안전지침(General Safety Guide) 8-9에도 언급된 정당성 기준을 무시하면서 공공성을 위반했다는 의심이 간다. 결국 신뢰성 근거가 상당히 미흡하고 특히 교차 검증을 하지 않은 상황이니 과학적 검증이라 볼 수 없다"

또한 "기준값보다 작더라도 피폭량과 함께 암 위험도는 늘어나며 어린이와 여성에게는 더욱 위험하며, 특히 위험과 연관관계가 불확실한 경우에는 판단을 유보하고 “잠재적 위험성”으로서 예의주시해야 하며, 이를 “위험성 없음”으로 오인한다면 매우 비과학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모든 잠재적 위험성은 최소한으로 낮춰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이 과학의 명확한 메시지

"일본에서는 식수는커녕 농업이나 공업용수로 쓰지도 않고 멀리 내버린다는데 한국에서는 마시겠다니, 참으로 괴이한 이야기, 곧 괴담이 아닐 수 없다"

MBC 뉴스 영상 캡처

지난달 국회 대정부 질문 첫날 한덕수 총리는 과학적 검증 없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한다면서, 안전 기준에 맞춰 처리한 오염수는 마실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간담회에서 백도명 명예교수는 “IAEA 보고서의 안전성 검토는 향후 수십 년간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기 위한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절차가 국제 안전기준과 일치하는지 평가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다른 대안에 대한 타당성은 평가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양 투기가 정당한지 정당하지 않은지에 대한 평가가 없는 매우 편협한 시각의 보고서"라고 비판했다.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IAEA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국제기준 부합 보고서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정부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7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해양방류에 반발하는 중국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현 등 10개현에서 수산물 등 식품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격) 수출입 식품안전국은 방사성 오염된 일본 식품의 수입을 막아 중국 소비자의 식품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후쿠시마현 등 10개현에서 식품 반입을 금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발표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방출 계획에 대한 종합 평가보고서에 반발한 바 있다. 일본의 오염 처리수 방류안이 IAEA 기준에 합치한다고 밝힌 보고서는 평가 작업에 참여하는 모든 당사자의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관련 결론은 당사자의 만장일치로 승인되지 않았다고 중국은 지적했다.

반면, 5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매슈 밀러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미국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계획이 안전하고 국제적으로 공인되는 원자력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는 IAEA 보고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7일 우리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대한 찬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일본의 최종 계획이 확정돼 발표되는 단계에서 입장을 표명하겠다"며 결정을 보류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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