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화재 브랜드별 발생 건수, LG전자 에어컨이 삼성보다 2배 가량 많아"
소비자 단체, "훨씬 많이 팔려서 화재도 많은 것이라 주장하나 설득력 떨어져"
최근 5년간 에어컨 발화원인 화재통계에서 제품결함은 단 2건
소방청, 에어컨 화재의 원인은 전기적 요인이 75.4%로 가장 많아
전기적 요인, '쥐꼬리 연결법'이라고 대충 테이프로 자른 선을 이어붙이는...
전기선의 접촉불량, 노후화,압착이나 손상에 의한 단락 등
화재 예방 위해서는 "전선 훼손되지 않게, 발화 위험물 두지 않기, 먼지 제거, 전문가에게 의뢰"

무더운 여름, 사용량이 급증하는 에어컨의 화재에 주의해야 할 때다.

에어컨 실외기 /사진=픽사베이

얼마 전 MTN(머니투데이방송) 등에서 서울시와 소방청이 내놓은 지난 10년 간 에어컨 화재의 브랜드별 발생 건수를 인용하며, LG전자 에어컨이 삼성보다 화재가 2배가량 많이 발생했다고 보도하면서 이슈가 된 바 있다.

주요 브랜드 에어컨 화재 발생 건수와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갈무리
주요 브랜드 에어컨 화재 발생 건수와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갈무리

한 소비자단체는 이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LG전자는 삼성전자에 비해 훨씬 많은 에어컨을 팔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화재가 발생한다고 주장하나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GFK코리아(Growth from Knowledge Korea)에 따르면,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약 40%를 차지해 LG전자와 거의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서울시가 화재현황과 관련된 에어컨 제조사명을 공개하려 했지만, LG전자는 서울시를 상대로 5명의 사내변호사를 붙여 소송을 걸어 이를 막으려고 했을 정도다. 이후 1심에서 패소한 LG전자는 항소를 통해 3년여를 질질 끌다 결국 2심 소송을 취하했고, 제조사명을 공개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소비자주권시민회의)

LG전자 에어컨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불안과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는 건데. LG전자 에어컨에 문제가 많다는 걸까?

하지만 최근 5년간 에어컨 발화원인 화재통계에서 제품결함은 단 2건이다. 제품 결함으로 에어컨 화재가 많이 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최근 5년간(‘18~‘22년) 에어컨 발화원인 화재통계/ 소방청

LG가전 관계자의 말을 들어봤다.

"가전시장에는 점유율 같은 건 없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GFK코리아는 판매용 참고 데이터를 만들 뿐이다. 그 통계는 엘지샵 판매량은 안 들어간다. 통계상으로 화재가 적은 게 최고 에어컨이라면 소비자들은 모두 화재 건수가 가장 낮은 업체의 에어컨을 사지, 삼성이나 LG를 사지 않을 것"

소방청에 따르면 에어컨 화재의 원인은 전기적 요인이 75.4%로 가장 많았다. 2022년에만 216건으로 5년간 합계는 957건이다. 나머지는 기계적 요인이 101건(8.1%), 부주의가 89건(8.6%) 등이다.


전기적 요인이란?

"에어컨 이전이나 중고거래를 할 때 선을 자른다. 다시 이을때, 안전하게 이어줘야 하는데. 이삿짐센터 등 10만 원만 주면 이어주겠다 해서 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대부분 제대로 작업을 하는데 간혹, 손으로 꼬아서 대충 테이프로 붙여버리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된다고 들었다. 업계에서 '쥐꼬리 연결법'이라고 불리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위험하고 하면 안 된다고 소방청에서 매년 캠페인을 하는 이유다. 그렇게 하면 불이 나기 때문이다"

소방청은 에어컨 화재의 주요 원인인 전기적 요인에 대하여 크게 단락(85.9%), 과부하(6.6%), 기타(4.1%) 순이라고 설명한다. 세부적으로는 ▲접속단자 등의 전기적 접촉상태가 불완전할 때 발생하는 접촉불량에 의한 단락(31.4%), ▲전선이 노후화되어 발생하는 절연 열화에 의한 단락(29.2%), ▲전선의 과도한 압착이나 손상에 의한 단락(5.0%) 등이다.

부속품에 먼지와 습기 등의 전기가 잘 흐를 수 있는 이물질이 축적되어 트래킹에 따른 단락(7.0%)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트래킹은 전자제품 등에 묻어있는 습기, 수분, 먼지, 기타 오염물질이 부착된 표면을 따라 전류가 흘러 주변의 절연물질을 탄화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또한 기계적 요인의 화재는 과열(73.7%)이 주요 원인으로, 실외기 등이 벽체에 너무 가까이 설치된 경우에는 일정 간격(최소 10cm 이상)을 띄워 설치해야 한다.

그 밖에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담배꽁초(74%)가 주요 원인으로 확인되었다.

에어컨 실외기 화재 예방 /소방청

에어컨 실외기 화재 에방을 위해서는 ▲단일 전선을 사용하고, 전선이 훼손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실외기 주변에 발화 위험물을 두지 않기, ▲먼지를 충분히 제거하고 이상 유무 점검 후 가동하기, ▲실외기 문제 발생 시 반드시 전문가에게 점검 의뢰하기 등이 필요하다.

포인트경제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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