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마우이섬 리하이나 산불, 수색작업에 따른 사망자 수 증가 예상
이재민 숙소마련과 복구 위해 하와이 여행 자제 촉구
지구의 재해와 기후변화는 인류 모두가 연결, 연대의식 필요

화마가 휩쓴 하와이의 마우이섬, 1300여 명의 주민이 실종되고 수색이 진행됨에 따라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부 관광객들과 부동산 업자들의 몰지각한 행태가 생존자들을 더욱 좌절하게 만들고 있어 지탄을 받고 있다.

화마에 휩싸인 마우이 섬 / 사진 출처 - 로이터 영상 캡처
화마에 휩싸인 마우이 섬 / 사진 출처 - 로이터 영상 캡처

미국 하와이의 마우이섬은 화산의 용암으로 형성된 두 개의 섬이 하나로 연결된 화산섬으로 연간 3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 관광명소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가뭄이 찾아온 가운데 7일 허리케인 도라의 강풍이 작은 불씨를 키워 수백 년 된 역사와 아름다운 휴양지를 삽시간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그중에서도 라하이나의 피해가 가장 컸다.

100년 만의 재해는 대처 능력을 무디게 만들었다. 경고 사이렌은 울리지 않았고 다른 방법으로 재난을 알릴 새도 없었다. 천 명이 넘는 실종자와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하와이 정부는 최소 2천2백 개의 파괴된 구조물 중 86%가 주거용 건물이었다고 전했다. 터전을 잃은 이들은 연락이 두절된 이들의 소식을 기다리며 망연자실했다.

15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수색작업은 현재 25% 정도 진행됐고 주말에 90% 정도 완료될 것이라고 당국이 전했다. CNN은 16일(현지시간) 사망자 수가 11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구조대가 건물 폐허와 물을 수색하는 동안 하와이 해변에서는 스노클링과 휴가를 즐기는 관광객들의 상반된 풍경이 펼쳐져 주민들이 슬픔에 분노를 더하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dailymail)은 14일 마우이에서 약 48km 떨어진 와일레아의 리조트에서 패리스 힐튼과 그녀의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을 전했다. 하와이 관광 관계자들이 화재 이후 갈 곳이 없어진 이재민들이 머물 곳을 위해 방문객들에게 떠나 줄 것을 요청한 이후였다. 논란이 되자 힐튼 측은 구호물품을 모아 보호소에 가져갔다며 항변했다.

소셜미디어(SNS)에 하와이 여행 사진을 공유하던 국내 탤런트 김성은도 여론의 뭇매를 받았다. 누리꾼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김성은은 사진을 모두 삭제하고 별다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우리 지역 사회는 치유하고 슬퍼하고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하와이 출신의 스타 배우 제이슨 모모아(Jason Momoa)는 지난 8일부터 자신의 인증된 인스타그램 계정에 마우이의 치명적인 산불로 인한 사망자들과 막대한 피해와 재난 지원 단체 목록 등을 공유하고 있으며 여행을 자제할 것을 거듭 경고했다.

화재 참사에 무관한 듯 구는 이기적인 관광객뿐 아니라 탐욕스러운 부동산 업자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CBS는 산불로 피해를 입은 마우이 주민들이 부동산 사기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조시 그린(Josh Green) 하와이 주지사는 14일 보도자료에서 '부동산 중개인을 사칭한 사람들이 화재 피해 주택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사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주지사는 주민들이 영구적인 이재민이 되지 않도록 화재 피해를 입은 모든 부동산의 판매를 일시적으로 금지할 것을 밝혔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향후 4개월 동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복구 작업 중 30일간의 긴급 작업 비용을 연방 정부가 전액 상환해 달라는 하와이의 요청을 승인했다고 수요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딘 크리스웰 미 연방재난관리청장이 밝혔다.

지구가 겪는 재해와 기후변화는 인류 모두와 연결되어 있다. 지금 당장 나와 가족의 안위에 상관없다는 생각이 모든 위기의 시작일 수 있다. 함께 아파하고 극복하려는 연대가 절실하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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