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일어났던 현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을 기억하며 만감(萬感)을 느껴본다. [편집자주]

2023년이 시작됐고 주식시장도 다시 개장했다. 그런데 분위기 혹은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각종 매체에서 '1월 효과'에 대한 언급이 부쩍 많아졌음을 느낀다.

'1월 효과'란 해가 바뀜에 따라 기대감과 낙관적 전망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뚜렷한 근거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 특정한 시점에 일정한 흐름을 보이는 '캘린더 효과(calendar effect)'의 일종이다. 그렇다면 '1월 효과'는 실재하고 유효할까?

2010년 1월 이후의 코스피지수 월봉차트를 열어봤다. 그리고 매해 1월 월봉들을 확인했다. 단순하게 접근해서 월봉이 양봉이라면 새해의 시작에 비해 1월 말에 지수가 높게 마친 것이니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2010년 1월 이후 코스피지수 월봉차트
2010년 1월 이후 코스피지수 월봉차트

그런데 결과는 양봉 7개, 음봉 6개였다. 코스닥지수도 마찬가지였다. '1월 효과'를 말하기에는 부적절하다.

개인투자자 월별 순매수 금액과 월별 KOSPI 수익률 / 삼성증권
개인투자자 월별 순매수 금액과 월별 KOSPI 수익률 / 삼성증권

얼마 전 삼성증권 데이터 애널리틱스(Data Analytics) 팀이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상장 주식의 월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따르면 1월의 순매수 금액은 약 6조 원으로 월평균 순매수 금액인 2조 원을 크게 상회, 확실히 남다른 기대감으로 매수에 나서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익률을 따지자면 평균을 살짝 넘는 수준으로, 효과를 언급할 특별한 달이라고 평하기에는 못 미친다.

6~7월 펀드매니저들이 휴가를 앞두고 주식을 매수해 놓고 떠나기 때문에 상승한다는 '서머랠리', 보너스로 인한 소비 진작 효과로 연말에서 연초까지 이어진다는 '산타랠리', '11월에 사서 5월에 팔아라'라는 격언 등 이미 주식시장에는 많은 업계 용어와 법칙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들을 흔하게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수익을 담보해 주었나?

주식시장을 묘사하는 표현들은 대부분 쉽게 설명을 하기 위해 인용하거나 이야깃거리로 소모하기 위해 사용한다. 한편으론 소위 '물려'있을 경우 희망의 끈으로 작용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 최근 '1월 효과'에 관심이 높은 것도 불안한 시장 상황에 대한 위안의 발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것도 업계 격언의 일종이지만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신도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만큼 예측을 하는 것이 의미 없지만 그렇다고 대응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시선을 끄는 통계가 일견 합리적으로 보이는 착각, 그리고 막연한 기대에 취하지는 말자는 거다.

그런데 이미 늦었나 보다. 벌써 분석 하나에 기대어 '국내 주식은 1월에 사서 4월에 팔라'는 새로운 법칙을 쏟아내고 있으니 말이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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