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일어났던 현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을 기억하며 만감(萬感)을 느껴본다. [편집자주]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가치가 높은 기업의 주식을 자산주(資産株, asset stock)라고 한다. 이 경우 가치 평가가 가능한 부동산이나 유가증권 형태의 자산을 놓고 구분하게 되는데, 주당 순자산가치(BPS,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순자산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지표)를 따져본다든지 부채 규모 또는 시가총액과 비교해서 평가하기도 한다.

자산주의 경우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을 기대하며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 침체기 또는 시장 상황이 안 좋을 때도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며, 회사를 청산하게 되더라도 분배 과정에서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뿐만 아니라 보유 부동산의 가치가 오르거나 저평가되어 있다면 주주로써 유리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주식시장에서는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정리할 경우 시세 변동이 발생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난 1월 오스템은 한국콜마에 357억 7500만 원 규모의 세종시 토지와 건물을 양도한다는 공시를 발표했다. 이는 자산 총액 대비 16.95%의 규모인데, 이 공시가 발표된 날 오스템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같은 달 위니아도 충남 아산에 있는 842억 원가량의 토지 및 건물을 양도한다는 공시를 발표했고, 다음날 7% 이상의 상승을 보였다. 오스템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니아는 '유동성 확보'를 매각 이유로 내세웠는데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보이는 북측 초소 /사진=뉴시스

간혹 기업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의 위치가 관심을 받기도 한다. 북한과의 관계가 개선된다거나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소식이 있을 때 접경지역에 부동산이 있는 기업들이 시세를 일으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1월 국방부가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 추진 계획을 발표할 당시 코아스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코아스가 비무장지대 인근인 경기 파주시 방촌로에 공장 및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크라운해태홀딩스의 비상장 계열사가 DMZ 인근에 100만 평 상당의 부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과 삼륭물산이 DMZ 인근에 공장용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등도 마찬가지로 작용을 한다.

이 기업들은 올해 1월 국방부의 대통령에 대한 연두 업무보고에서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대한 원점 재검토가 제기되자 하루 동안 시세가 분출되기도 했다.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뉴시스

지난 십수 년간 매 선거 때마다 경상도 지역 단골 이슈였던 신공항도 유사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본사와 소유 부동산 위치가 공항 후보지였던 칠곡군·대구·부산·진해 등에 위치해 있으면 소식에 따라 주가 변동폭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연출하곤 했던 것이다. 당연히 후유증도 깊은 테마다.

지난 월요일에는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과 추경호 경제부총리,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참석한 가덕신공항 현안 간담회가 열렸다. 긴급 현안 간담회라고는 하나 구체적인 신공항 건설 공법과 절차 등 기본계획은 여전히 논의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책임한 위정자들의 한결같은 모습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지난 정치판과 시장에서의 난리를 기억하다 보면 씁쓸함은 쉬이 가시지 않는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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