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일어났던 현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을 기억하며 만감(萬感)을 느껴본다. [편집자주]

미국의 중간선거가 팽팽한 접전의 결과로 마무리되고 있다. 어느 한쪽의 확실한 승리도 없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의 다음 대권 도전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키우면서 앞으로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비록 미국 선거이지만 관심이 높은 것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세계 최강대국이자 우리나라의 최우방국인 미국이다 보니 그들이 선택하는 정책적 방향이나 추구하는 가치에 우리 역시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대선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도 다양한 재료로 등장하기도 한다.

트럼프와 바이든 /BBC 갈무리

대표적인 것이 후보들이 공약으로 제시하는 정책과 사업에 의한 관련주들이 생겨나는 경우다. 지난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와의 대결에서도 각 진영의 메시지에 따라 수혜를 예상하는 섹터와 종목들이 높은 관심을 받고 시세를 분출하곤 했다.

트럼프의 경우 2016년 최초 당선 당시부터 '트럼프케어'의 일환으로 저가의약품을 수입을 확대한다는 견해를 보여왔고 정권 후반부에는 대규모 금액을 인프라 집행에 투자하겠다는 발언으로 관련 섹터들에 영향을 미쳤다. 바이든의 경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대마초 합법화 등이 주요 공약으로 관심을 받았는데 마찬가지로 관련 종목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는데 재료로 작용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도 등장하는 '인맥' 관련주다. 물론 회사나 CEO가 국내 정치인들 또는 주요 인사들과의 관련성으로 뉴스를 타고 주가가 급상승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다른 나라 정치인과의 인연, 그것도 정책적 관련성이나 협력관계가 아닌 인연으로 관련주가 되고 수혜주가 된다는 것이 가능할까?

한성기업 홈페이지
한성기업 홈페이지

한성기업은 1963년에 설립되어 대를 이어 수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그런데 2년 전에는 뜬금없이 바이든 관련주로 시장에서 이슈를 일으켰다. 그리고 그 이유로 제시된 것이 임준호 대표이사가 바이든과 같은 미국 시러큐스대(Syracuse University) 출신이라는 사실.

한성기업은 2020년을 놓고 봤을 때 3월에 3000원을 최저가로 찍고 7월 14일 19950원을 최고가로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6월 8일에는 한차례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고가 기록 이후 몇 차례의 반등을 동반한 지속적인 하락을 보였고 정작 11월 대선에서 바이든의 당선이 결정된 이후에는 더욱 하락, 2021년까지도 상승은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42년 생으로 델라웨어 대학교에서 사학·정치학 학사를 취득한 이후에 시러큐스 대학에서 로스쿨을 졸업했다. 임준호 대표이사는 1979년 생으로 시러큐스 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그렇다면 둘의 관련성이 '인맥'으로 인정되는 것이 설득력이 있을까?

주식시장에서 실제로 있었던 시세를 부정하거나 무시할 생각은 없다. 실제로 자금이 움직였다는 사실과 투자의 책임을 지는 모든 행위는 인정받아야 한다. 다만 막연함에 대한 경계심을 짚을 필요성은 느낀다.

인맥이 재료가 돼서 급등락하는 종목들은 워낙 많고 흔하다. 그러다 보니 터무니없고 실소가 나오는 재료도 간혹 있다. 앞으로도 몇 번은 더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그런 혈연·지연·학연 말이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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