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페놀A·과산화수소 검출 가능한 새로운 종류의 탄소복합소재 개발
재료분야 세계 권위의 저명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게재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BPA) 플라스틱 제조의 주원료로 사용되며 일부 영수증감열지 현상제와 플라스틱 항산화제, 치아 밀봉재(레진) 등에도 사용되는 유기화합물이다. 남성에게는 무정자증을 유발하거나 여성에게 이상성징후를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생활제품 속에 다양하게 들어가 있어 노출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 형편이다.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BPA를 선별해 검출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해 화제다.

19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소재분석연구부 김해진·심규빈 박사 연구팀이 새로운 전구체 합성을 통해 망간 기반의 배위 고분자 물질을 개발하고, 열처리 과정을 통해 생산된 탄소복합소재를 촉매로 사용해 인체 유해물질인 BPA와 과산화수소(H2O2)의 극미량 검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질소와 황이 도핑된 탄소(SNC) 골격에 황화망간과 산화망간이 연결된 나노복합체의 제조과정 모식도 /KBSI 제공

해당 연구는 재료과학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첨단 기능성 소재)에 논문명 'Synthesis of MnS/MnO Decorated N, S-Doped Carbon Derived from a Mn(II)-Coordinated Polymer for the Catalytic Oxidation of H2O2 and Bisphenol A, IF: 19.924, 심규빈(제1저자), 김해진(교신저자)'로 지난달 25일 온라인 게재됐다.

KBSI에 따르면 이 촉매는 값싸고 풍부한 망간(Mn) 기반의 질소, 황이 도핑된 탄소체를 활용해 페놀계 화합물 및 H2O2 검출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BPA는 물론, 체내 유해 활성산소종인 과산화수소(H2O2)도 극미량 검출이 가능해 실시간 환경센서, 법과학 시료, 음용수, 화학물질 취급 산업 현장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BPA는 천연 호르몬과 구조적으로 유사해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대표 물질로, 나노그램 수준의 적은 양에도 인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H2O2는 다양한 효소 반응에 의해 생성되는 산소 화합물로, 산화력이 강해 세포를 손상시키고 면역력을 낮춰 당뇨병, 암 등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최근 두 물질의 산화 분해 촉매로 금속산화물, 탄소복합체 등 여러 입자들이 보고되고 있고 고활성의 촉매를 개발하려면, 촉매 표면적을 넓혀 풍부한 활성 부위와 함께, 반응물 등이 신속·원활히 이동할 수 있게 높은 기공도를 갖도록 제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위) 나노복합체의 현미경 사진, (아래) 전기화학적 측정법을 이용한 (a)과산화수소와 (b)비스페놀A의 측정 결과, (c)실제 시료들(플라스틱 병, 일반 병)을 24시간 동안 뜨거운 물에 담궈 가열시켜 얻은 물에서 개발된 촉매를 사용해 검출한 비스페놀A / KBSI 제공

그러면서 다양한 금속 이온과 유기 리간드가 자가 조립을 통해 규칙적인 배열의 무한한 구조로 형성되는 3차원 다공성 배위 고분자 물질을 전구체로 이용해 탄소복합소재를 합성하는 방법이 가장 유용한 촉매 제조 공정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고.

연구팀은 간단한 공정을 통해 탄화시킨 망간 화합물 이온을 중심으로 질소, 황, 산소가 둘러싼 형태(리간드)의 배위 고분자 전구체를 합성하고, 열처리 과정을 거쳐 새 종류의 탄소복합소재를 개발했다. 이 물질을 BPA와 H2O2 산화 반응의 촉매로 적용해, 10억 분의 1몰(나노몰, nM) 수준의 극미량 검출이 가능한 방법을 확보했다.

특히, 개발된 촉매를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전기화학적 검출 앱에 적용시켜 기존의 크로마토그래피분석법, 질량분석법 보다 사용이 간단하고, 광범위한 응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우리 생활제품인 페트병, 밀폐용기, 비닐 등에서 BPA 검출은 물론, 인체 세포에서도 H2O2의 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도록 활용이 가능해, 국민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번에 개발한 전구체 합성법은 향후 망간 이외 다른 금속을 이용해 보다 성능이 뛰어난 탄소복합소재 기반 촉매 개발은 물론 이차전지, 연료전지 등 에너지 소자 연구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왼쪽부터) KBSI 심규빈 박사후연구원(제1저자), 김해진 책임연구원(교신저자) /사진=KBSI 제공

KBSI 심규빈 박사는 “간단한 공정만으로 새 구조와 조성을 갖는 망간 화합물에 기반해, 배위 고분자 전구체 합성법을 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실생활 및 여러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수준의 전기화학적 방법을 이용한 촉매는 물론, 망간 외에도 다양한 금속을 이용해 뛰어난 성능을 갖는 촉매를 만드는 후속 연구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인트경제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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