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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생활 속 환경호르몬] ①영수증·지우개의 '비스페놀과 프탈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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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생활 속 환경호르몬] ①영수증·지우개의 '비스페놀과 프탈레이트'
  • 유민정 기자
  • 승인 2022.04.13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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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국 318개의 영수증 분석 결과 54.7%에서 BPA 검출
37.7%에서 BPA의 대체제로 많이 사용되는 BPS 검출
프탈레이트 기준 초과 비중 40% 넘어
우리나라 4~6세 아이들에서 파라벤 고노출 이유... '감기약 시럽' 때문?
사우디 아라비아 아이들의 프탈레이트 공급원은 '향수'?

신체의 정상적인 내분비(호르몬 기능)를 방해하고 발달·생식·신경·면역에 악영향을 미치는 체외 화학물질, EDCs(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 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환경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내분비 교란물질이다. 

환경호르몬에 대한 관심과 우려는 높아지고 있지만 실상 이에 대한 정보들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중심이다. 우리나라도 환경호르몬 물질의 규명과 대응 방안을 마련해가고 있는데,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개발도상국에서는 환경호르몬에 대한 노출과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달 31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소장 이윤근, 원진직업병관리재단 부설, 이하 연구소)는 금융산업공익재단과 함께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한 아시아를 만들기 위한 국제 컨퍼런스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2021년에 추진된 아시아 8개국 간의 공동 프로젝트 결과를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한 아시아' 컨퍼런스의 8개국 10여 개 참가 기구 /이미지=노동환경건강연구소 최인자 팀장

앞서 연구소는 지난해부터 말레이시아, 네팔, 방글라데시,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등 8개국의 10여 개 NGO들과 일상 속에 환경호르몬을 확인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국내 경험과 자원을 아시아 각국과 공유하는 노력을 시작으로 생활 속의 환경호르몬, 맹독성 농약, 광산과 지역사회 중금속 오염 등의 주제에 대한 공동 연구와 캠페인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 '생활 속 환경호르몬'에 대한 성과 발표와 아시아 공동 노력 활성화 방안 토론이 진행됐다. 

인도네시아, 네팔, 스리랑카 등의 발표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한 아시아' 컨퍼런스

유튜브 실시간 영상을 통해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는 각국의 인터넷 연결 상황이 순조롭지 못해 여러 번 시간이 지연되기도 했지만, 아시아 각국에서 감열지(영수증)과 지우개의 샘플을 채취해 이에 함유된 비스페놀 화합물과 프탈레이트 가소제 등의 환경호르몬을 분석하고 평가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먼저 아시아 공동조사 결과 발표 후 방글라데시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네팔, 스리랑카 등 아시아 국가별 NGO들의 조사 발표가 진행됐다.


아시아 국가들 대부분 '감열지(영수증)·지우개' 제품 샘플에서 기준 초과 검출

이날 공동조사 결과를 발표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최인자 팀장은 "작년 10월까지 참여 기관이 선정되어 각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는 지우개와 사용되는 영수증을 수집해 보내준 샘플들을 연구소에서 분석했고, 올해 2월 초에 조사 결과 보고회를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최인자 팀장의 공동조사 결과 발표(비스페놀 화합물과 프탈레이트 검출 결과)

아시아 각국의 NGO들을 통해 시민들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영수증 총 318개 샘플을 채취해 BPA 및 BPS를 포함한 비스페놀계 화합물 5가지를 분석하고, 학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학용품인 지우개를 선정해 각국으로부터 총 341개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영수증 54.7%에서 BPA가 검출되었고, 37.7%에서 BPA의 대체제로 많이 사용되는 BPS가 검출되었다. 검출된 수준은 유럽 기준 0.1% 함유를 모두 초과했다.

특이점은 일본과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들에 비해 BPS의 검출율이 BPA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과 우리나라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일찍 BPA에 대한 위험이 알려지고 규제가 시작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각국의 지우개 샘플 중에서는 국내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에 의한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7종의 프탈레이트 총합 0.1% 함유 금지)을 초과하는 제품들이 30.5%를 차지했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일본, 필리핀에서 수거된 제품들 중에 기준을 초과한 비중이 40%를 넘는 등 다른 나라들에 비해 높았던 반면, 우리나라는 한 개 제품에서만 기준을 초과했다. 이는 최근 강화된 국내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의 성과로 평가될 수 있다.

감열식 영수증과 지우개 /사진=픽사베이,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한 아시아' 컨퍼런스 실시간 영상 캡쳐
감열식 영수증과 지우개 /사진=픽사베이,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한 아시아' 컨퍼런스 실시간 영상 캡쳐

나라마다 차이는 있으나 BPA는 국내를 포함해 영유아 제품(젖병 등)에서 사용이 금지되었고, 음식 포장재에서의 용출기준도 적용하고 있었는데 영수증에서의 규제는 마련되어 있는 나라가 없었다.

프탈레이트는 어린이가 입에 넣을 수 있는 노리개나 젖꼭지 등에 적용되는 함량기준 적용 외에 어린이 사용 제품 전반에까지 적용시키고 있는 나라는 없었다. 

유럽 등 선진국의 규제, '비스페놀계 화합물과 프탈레이트'

2020년 1월부터 유럽은 BPA를 감열지에 사용할 경우 0.02% 함량 기준이 만들어졌으며, 스위스는 같은 해 6월부터 BPS에 대한 규제를 BPA와 동일하게 적용시켰다.(BPA 대체재로 사용되는 BPS 또한 BPA와 유사한 독성이 있다고 알려짐)

또한 유럽은 2020년 1월부터 4종의 프탈레이트가 제품 내에 가소제로 사용될 경우 총량 대비 0.1% 함량 초과 제품은 시장에 판매가 제한되었다. 연령에 따른 사용 제품의 구분 없이 프탈레이트가 가소제로 사용되는 제품으로까지 적용대상이 확대된 것이다.

"어린이가 자주 사용하는 지우개와 소비자들이 빈번히 만지게 되는 영수증에서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물질들이 다수 사용되고 있음에도 그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마련되어 있지 않고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 전반에서 더 엄격한 환경호르몬 규제가 필요하다"


환경호르몬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최경호  명예교수는 '아시아 어린이의 EDCS 노출-감소에 대한 한 가지 접근 방식'을 주제로 환경호르몬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전문가 제안을 발표했다.

"환경호르몬이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축적되느냐에 따라 지속적(Persistent) EDC, 비지속적(Non persistent) EDC로 구분할 수 있다. 축적되지 않고 금세 사라지는 비지속적 EDC 일지라도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노출을 줄여야 한다"

"지속적 EDC는 수십 년 전에 줄였는데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아직도 검출되는 이유는 오래전에 규제를 통해 없앴어도 환경에 이미 남아있어 아직도 사람에 노출되고 있다. 지속적 EDC는 지극히 제어가 힘든 반면에 지속적 EDC에 비해 비지속적 EDC는 훨씬 제어가 쉽다"

EDC의 다양한 특성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최경호 명예교수의 발표 영상 캡쳐

최 교수는 다양한 비지속성 EDC 관련 연구에 대한 예를 들어 설명했다. 

"파라벤의 노출을 5일 동안 사람들에게 조절한 연구에서 200백 배의 감소 효과가 있었고, 디스페놀의 노출을 7명의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소변으로 배출되는 디스페놀이 천 배 낮아지거나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 등은 이를 제대로 컨트롤하면 사람들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쉽게 줄일 수 있다고 해서 덜 중요한 물질이 아니며, 파라벤과 같은 EDC는 갑상선 질환, 신경발달이나 대사 관련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축적되고 있다고도 했다.

"우선순위가 높은 EDC를 찾고, 어디서(공급원) 나오며, 어떻게 컨트롤할 것인가를 알아내는 것"

우리나라 4~6세 아이들에서 파라벤 고노출 이유... '감기약 시럽' 때문?

'액체 진통제가 공급원?'/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최경호 명예교수의 발표 영상 캡쳐

"한국의 어린아이들에서 파라벤, 특히 메틸 파라벤과 프로필 파라벤이 다른 나라 아이들에 비해 소변 중 농도가 10배 더 높다는 차이를 발견했다. 4~6살 사이에서 고노출 수준으로 나타났다. 잠재적인 공급원은 흔히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면 먹는 타이레놀이나 알부프로펜 등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약은 최대 400ppm까지 파라벤을 보존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직접 약국의 시판 약을 사서 분석해보니 부르펜시럽(알부 프로펜),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등에서 메틸 파라벤과 프로필 파라벤, 많은 나라에서 금지한 부틸 파라벤까지 수백 ppm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브루펜과 타이레놀 노출 시나리오에서 95% 노출 추정치가 예측이 됐으며, 한국의 아이들에서 파라벤이 고노출된 것이다. 다른 나라에는 이러한 약 외에 다른 대안의 약이 있었다는 것.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최경호 명예교수의 발표 영상 캡쳐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최경호 명예교수의 발표 영상 캡쳐

최 교수는 "2018년에 사우디 아라비아 등 아시아 3개국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사우디 아라비아의 아이들 100여 명의 하루 첫 소변에서 프탈레이트 농도를 측정했다. MEP·MiBP 농도가 다른 나라 아이들보다 훨씬 높게 나온 결과로 우선순위 EDC를 추정해보니 그것은 '향수' 때문이었다"라고 말했다.

MEP(mono ethyl phthalate), MiBP (mono(iso-butyl)phthalate)는 사용량이 많은 프탈레이트 DEHP, DBP, DEP 등의 대사산물이다. 

"손으로 밥을 먹는 문화의 나라에서 손을 씻고 나서도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화장실 앞에 놓인 향수를 빈번히 사용하는 습관은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자주 기대하기 없지만 어떤 나라에서는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 이 아이들의 프탈레이트 공급원은 향수라고 볼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네시아의 아이들에서 DEHP의 농도가 높게 나타났고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최근까지도 아시아의 많은 국가에서 어린이에 대한 비스페놀, 프탈레이트, 파라벤 등의 EDC 연구가 부족하고 그만큼 아이들이 얼마나 위험에 처해 있는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러한 방법들로 그 나라의 특이한 공급원을 찾아낼 수 있다며, "이것은 긴 시간을 필요로 하고, 여러 노력들이 있어야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우리 아이들을 EDC로부터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은 '[아시아, 생활 속 환경호르몬] ②정부·시민·국제 협력 방안'이 예정되어 있다.

케미컬뉴스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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