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질환, 대사 증후군, 심하면 사망까지 유발하는 '의자병'
뇌로 가는 혈류량 줄어 결국 집중력과 효율성 감소
오래 앉아있는 원인 파악·개선, 생활에서 나만의 활동법 찾기

한 자리에 오래 앉아서 학업이나 업무에 집중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던 시절은 지났다. 장시간 의자에 같은 자세로 앉아있으면 허리와 목 등의 근골격계 질환과 대사 증후군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흡연보다 더 치명적이라는 일명 '의자병(sitting disease)'에 대해 알아본다.

야근하는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야근하는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2002년에 좌식 생활로 인한 신체활동 부족을 경고한 바 있다. 오래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모든 사망 원인이 증가하고 심혈관 질환, 당뇨, 비만의 위험이 두 배로 늘며 결장암, 고혈압, 골다공증, 지질 장애, 우울증 및 불안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실행되면서 줄어든 활동량만큼 감소한 근육량과 체력의 회복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앉아있는 시간 계산기 / 사진 출처 - juststand.org
앉아있는 시간 계산기 / 사진 출처 - juststand.org

메이요클리닉(mayoclinic)에서는 앉아 있는 시간과 활동 수준에 대한 연구들을 언급했다. 각각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8시간 앉아 있는 사람들은 비만이나 흡연과 유사한 사망 위험이 있으며, 60-75분 정도의 적당한 신체활동이 그 위험을 상쇄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가장 활동적인 사람들은 '의자병'에 대한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오래 앉아 있는 것만으로 거의 신체 모든 기관에서 건강 위험 요소가 발생하지만 해결 방법은 공통적으로 한 목소리를 낸다. 바로 적정한 수준의 신체활동이다. 뭔가에 집중하면 시간 흐름에 무뎌지는 것도 문제다. 타이머를 30-50분 간격으로 맞추고 알람과 함께 일어서는 것부터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스트레칭하는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스트레칭하는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 일단 일어서기

오래 앉아 있으면 하체에 체액이 고이면서 부종과 혈전이 발생하기 쉽다. 다리에 축적된 체액은 혈압 및 호흡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꼭 운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일단 일어서자. 뭘 할지 고민하면서 또 앉아있는 우를 범하지 말고 기지개나 간단한 스트레칭 정도로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일상에서 나만의 비법 찾기

걷기의 장점은 무수히 들었을 테니 따로 다루지 않는다. 다만 장시간 같은 자세로 눌려있던 근육들이 팔을 흔들며 걷는 행위 만으로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정도만 알아두자. 따로 외출이 어렵다면 전화 통화나 TV, 유튜브 시청 시 서성거리는 것도 좋다.

계단 걷는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계단 걷는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의도적인 '만보 걷기'는 지루하지만 목적지로 가는 여정에서 자연스러운 걷기와 계단 오르내리기는 예상보다 쉽게 만보를 채우곤 한다. 엘리베이터 대신 에스컬레이터, 그보다는 계단을 선택해서 일상의 활동량을 늘려보자. 스탠딩 책상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자신을 오래 앉아있게 만드는 원인을 파악해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전문가가 추천하는 운동

뉴욕장로교병원(NYP)의 스포츠 의학 전문가 엘란 골드워저 박사는 고관절 안정과 강화를 위한 코어 운동 2가지를 추천했다.

크렘쉘 운동 / 사진 출처 -
크램쉘(clamshell) / 사진 출처 - 유튜브 MedStar Health 캡쳐

'클램쉘(clamshell)'은 무릎을 구부린 채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무릎에 신축성 있는 밴드를 감고 한쪽 다리를 벌렸다가 천천히 닫는다. 양쪽 번갈아 10회씩 2세트 진행하면 된다. 클램쉘은 고관절을 잡아주는 중둔근을 강화시켜 골반을 적절하게 유지시켜 준다.

ㅇㅇㅇ
버드 독(bird dog) / 사진 출처 - 유튜브 CrossFit Games 캡쳐

'버드 독(bird dog)'은 네 발로 서서 한쪽 다리를 뒤로 곧게 뻗고 반대쪽 팔을 앞으로 곧게 들어 올리는 동작이다. 한 자세로 10초를 유지하며 양쪽 번갈아 5세트를 진행한다. 버드 독 자세는 허리와 고관절 근육을 강화하며 척추의 중립과 안정화에 기여한다.

덧붙여 그는 하루에 20~30분, 일주일에 5~7일 정도의 운동 시간을 권하며 걷든 뛰든 연속적이든 분할적이든 움직이는 행위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 유아와 어린이·청소년에게

영국 건강 웹사이트 NHS에서 전하는 유아와 청소년의 활동량 부족 예방은 더 많은 부모의 노력이 요구된다. 5세 미만 유아에게는 보행 보조기 및 베이비 바운서 사용을 단축하고, 한 번에 1시간 이상 유모차나 카시트, 유아용 의자에 두지 말 것을 권했다. 5세에서 18세 사이의 어린이·청소년에게는 스크린 타임에 대한 가족 제한을 두고 집안일에도 참여시키는 것이 좋다. 인라인 스케이트나 스케이트보드, 공 같이 활동적인 놀이를 위한 선물도 좋은 선택이라 한다.

청소하는 아빠와 아들 / 사진 출처 - 프리픽
함께 청소하는 부모와 자녀 / 사진 출처 - 프리픽

일과 육아로 바쁜 부모들에게 가혹한 조언일 수 있지만 어린 시절의 경험과 습관이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생각하면 새겨들을만하다.

경직된 사회에서 업무나 학업 중 자주 일어나 움직이는 것은 자칫 비난의 소지가 있다. 단체에 속한 개인이 홀로 활동적인 생활환경을 조성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의자병'이 뇌로 가는 혈류량을 줄여 집중력을 잃게 만들고 결국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모두의 협력으로 생활 속 운동을 장려하는 문화가 자리 잡기를 희망해 본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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