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만 주로 나오는 올챙이배는 심장병과 뇌기능에 위험
체질량지수(BMI)보다 복부비만 여부가 뇌기능 및 치매와 밀접
나이가 들수록 생활습관 점검과 적당한 강도의 운동 필수

복부 둘레 재기/사진=픽사베이

몸무게도 그다지 많이 나가지 않고 다른 부위는 평범한데 유독 배만 볼록 나온 것을 '올챙이배'라고 부른다. 운동과 수면 부족, 과식과 음주로 인한 내장지방 증가 등 여러 원인이 있는 만큼 다양한 질병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

일단 올챙이배가 되면 심장병 발병 위험이 굉장히 높아진다. 지난 4월 미국심장협회(AHA) 학술지 'Circulation'에 게재된 내용에 따르면 장기를 둘러싸고 있는 내장지방조직(VAT)이 심장에 가장 위험한 유형의 지방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내장지방조직은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을 분비해서 혈관을 손상시키고 염증 물질을 생성시켜 심혈관계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허리의 크기(둘레)가 키의 절반보다 크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나이가 들수록 올챙이배가 되는 경우는 인지 기능과 치매에 대한 경고신호가 될 수 있다.

복무 비만 /이미지=픽사베이

2018년 영국영양저널(British Journal of Nutrition)에 실린 연구는 허리의 크기가 클수록 주의력과 시공간적 인지능력, 기억력이 저하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60세 이상 5,186명의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로, 과도한 체지방과는 별개의 해석을 해야 한다는 설명도 포함된다.

그동안의 연구에서는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해서 체지방을 평가, 지수가 높을 경우 인지저하 및 뇌기능 저하와의 상관관계를 추론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연구과정에서 높은 BMI 수치와의 관련성을 찾지 못했으며, BMI가 몸무게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신체의 전체적인 근육과 지방이 포함되므로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과도한 뱃살이 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치매 위험과 관련 있는 C-반응성 단백질 수치를 증가시킨다고 덧붙였다.

복부비만과 노인 치매와의 관련성은 국내 연구진을 통해서도 밝혀졌다. 고대구로병원 빅데이터 연구회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Obesity(비만)’ 2019년 11월 호를 통해 허리둘레 및 BMI와 치매 발병 위험성의 연관성에 대해 발표했다. 연구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DB를 활용했으며 BMI는 신뢰도를 위해 나이, 혈압, 콜레스테롤, 생활습관 등을 조정해서 적용했다.

노인의 허리둘레와 치매의 연관성: 전국인구기반 연구 /와일리 라이브러리 갈무리

2009년~2015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65세 이상 약 87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복부비만(남성 허리둘레 90cm 이상, 여성 허리둘레 85cm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률이 현저히 높은 결과를 얻었다. 그리고 정상체중이더라도 복부비만이 있는 노인의 경우 복부비만이 없는 정상체중의 노인에 비해 남성은 15%, 여성은 23%가량 치매 위험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이 당뇨와 지방간, 심혈관질환, 통풍 등 여러 질병의 위험을 높이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만, 최근 연구에서 나타나듯 복부비만의 위험이 좀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이라는 것, 그리고 뇌기능과 관련이 있다는 것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보통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기초대사량과 운동량이 줄어드는 데다가 복부는 근육량도 적기 때문에 올챙이배가 나오기 쉽다. 그래서 음주와 야식 등 생활습관에 대한 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 앞서 소개한 미국심장협회의 전문가들은 복부비만을 피하기 위해 빠른 걷기, 수영, 조깅 등과 같은 고강도 운동 및 중간 강도 운동을 주당 150분가량 하는 것을 목표로 하라고 제시한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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