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페리 부검결과 '케타민' 다량 검출
케타민, 전신마취∙항통증∙항우울-'클럽 마약'으로 유명
'마약퇴치'는 검거와 재활 병행해야 가능

지난 10월 사망한 '프렌즈'의 매튜 페리가 부검 결과 '케타민에 인한 급성 영향으로 인한 익사 사고'로 판명됐다. 마취와 항우울에 유용한 케타민은 환각 작용때문에 '클럽 마약'으로 알려져 있어 단속과 재활이 중요하다.

매튜 페리
매튜 페리 / 출처 - 인스타그램

15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와 CNN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월 28일 자택 수영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배우 매튜 페리의 사인은 전신마취 수준의 케타민과 이로 인한 익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검시국은 이날 공개한 부검 보고서에서 "페리의 사후 혈액에서 발견된 다량의 케타민은 심혈관 과다 자극과 호흡 억제 현상을 발생시킬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페리는 당시 의식을 잃으면서 물 속에 잠기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판단됐다.

케타민은 전신마취와 통증의 경감을 위해 사용되는 해리성 전신마취제로 작용한다. 또 만성 통증을 줄이고 항우울 작용을 하면서 아편양제제 내성을 역전시키기도 한다.

매튜 페리는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시트콤 '프렌즈'의 챈들러 빙 역할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지만 이후 다른 활동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는 1997년 제트스키 사고를 당하고 치료 과정에서 약물에 중독됐으며 알코올∙마약 치료와 재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알려져 있다.

페리는 최근까지 약물과 음주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됐지만 우울과 불안 증세로 케타민 요법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부검 결과 혈액에서 검출된 케타민이 일주일 전에 주입받았다고 보기에는 수치가 높아 '케타민 오남용'이 배제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환각∙흥분 작용 '케타민' 치명적 호흡 부작용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케타민은 해리성 마취제로 흥분, 시각 및 청각 환각 등의 향정신성 작용이 있기 때문에 오남용과 중독∙금단 증상을 보일 수 있어 국내에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케타민은 짧은 시간 고용량 투약 외에도 개인에 따라 용량에 관계없이 다르게 반응할 수 있고 호흡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치명적일 수 있어 투약 시 반드시 응급상황을 위한 의료진과 의료장비가 필요하다. 또한 반복 투약 시에는 간독성이나 신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

케타민은 환각 증상 및 흥분 유발 작용으로 클럽에서 2-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번지는 바람에 '클럽 마약'으로 더 유명해졌다. 최근 떠들썩했던 연예인들의 마약 문제도 있지만 베트남을 거점으로 한 마약유통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압수 된 마약
부산세관 등이 압수한 신종 마약류 / 출처 - 부산세관, 뉴시스

지난 6일에도 일용직 노동자를 가장한 베트남 국적의 30대 남성이 마약 공급책으로 전남 목포시에서 해경에 의해 붙잡혔고, 13일에는 베트남에서 밀수한 케타민과 신종 마약류를 소셜미디어등으로 공급한 일당 6명이 검거되는 등 수사당국이 마약 범죄 단속에 애를 쓰고 있다.

수사당국은 세관과 외국인사무소 등 관계기관과 협업하고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마약단속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검거와 재활 병행해야 '마약 퇴치' 가능

전문가들은 중독자들이 약을 얻기 위해 밀수에 이용되거나 직접 나서는 경우가 많아 마약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활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마약류 집중단속에서 적발된 마약사범은 총 1만1629명에 달한다. 그러나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24곳에 불과하고 그 중 13곳은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도 못하고 있다.

이런데도 마약류중독자 치료보호 예산은 4억1천만원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상반기에 거의 소진됐다. 복지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예산으로 지방비 포함 24억원을 책정했으나 기재부의 제동으로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어 반영됐다.

정부가 선포한 '마약과의 전쟁'은 마약사범과 유통책을 검거하는 데 국한되기 보다 대다수가 젊은 층인 중독자들을 사회가 품어 노동력과 사회 경쟁력으로 돌리려는 노력이 있어야 온전한 마약 퇴치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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