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부처 합동,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발표
마약류 대응 예산 602억원 편성…2.5배 확대
미성년자 대상 판매자에게 사형 구형
중독의사 면허취소, 오남용 의사 자격정지 1년
타병원 처방이력 확인 의무화해 ‘뺑뺑이 마약쇼핑’ 차단
‘치료보호기관 확충’..중독재활센터 대폭 늘린다

지난해 국내 마약 사범은 1만8천여 명이 적발됐고, 올해는 사상 처음 2만 명을 넘어섰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개월(2023.1~9월) 간 마약류 사범 단속은 20230명, 압수량은 822.7kg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48%, 45% 증가했다.

지난달 27일 제주국제공항에서 말레이시아인 2명이 필로폰 12㎏을 차 봉지에 담아 밀반입하려다 세관에 적발됐다. 이번 필로폰 12㎏은 제주공항 적발 사례 중 최대량이다.
지난달 27일 제주국제공항에서 말레이시아인 2명이 필로폰 12㎏을 차 봉지에 담아 밀반입하려다 세관에 적발됐다. 이번 필로폰 12㎏은 제주공항 적발 사례 중 최대량이다. /사진=뉴시스

지난 6월 KBS 조사에서는 "평생 단 한 번이라도 마약을 해 봤다"라고 답변한 사람은 3.2%, 주변에서 마약을 경험했다고 듣거나 본 적이 있다는 사람은 10.4%였다. 전문가들은 3.2%가 굉장히 심각한 상태이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관계부처 합동,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발표

이미 심각하게 자리 잡은 우리 사회의 마약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마약류 관리 대책을 내놨다. 22일 외교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국정원,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해 관계부처는 합동 브리핑을 통해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동남아시아 등 마약 우범 국가에서 입국하는 여행자를 대상으로 마약 전수 검사를 시행하고, 환자의 '뺑뺑이 마약쇼핑'을 차단하기 위해 환자가 타 병원에서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투약받은 이력을 의사가 반드시 확인하도록 의무화한다. 의사가 의료 목적 외에 마약을 투약하거나 제공할 경우에는 자격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제도 개선한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추진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마약류를 밀수하거나 판매하면 초범이라도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고, 상습 판매자에게는 최대 무기징역, 미성년자 대상 판매자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는 등 검찰의 사건처리기준을 강화한다.

마약청정국 복귀 목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마약청정국 복귀를 목표로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략은 2가지로 강력한 단속·처벌과 치료 재활 지원이다.

"의사가 처방 시 준수해야 하는 처방량과 처방 횟수 등을 엄격히 제한하고, 현행 펜타닐·프로포폴·졸피뎀 외에도 대상성분을 추가하겠다"

프로포폴, 식욕억제제 등 사회적 이슈가 있는 성분은 처방량과 횟수 제한, 성분 추가 등 처방 금지 조치기준을 강화한다. 환자 본인 여부 확인해 사망자·타인 등의 명의로 의료용 마약류가 처방되는 일이 없도록 하고, 병원 현장 이행여부를 점검한다.

'뺑뺑이 마약쇼핑'을 차단하기 위해 "환자가 타 병원에서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투약받은 이력을 의사가 반드시 확인하도록 의무화하겠다"

마약류에 중독된 의료인이 환자, 혹은 자신에게 직접 처방하지 않도록 중독판별 절차도 마련했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추진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독판정을 받은 의료인은 면허를 취소하고, 의료용 마약류를 목적 외 투약·제공한 경우에는 자격정지 1년, 처방전 없이 처방·투약한 경우는 6개월 등 의료행위를 엄격히 제한한다. 업무정지 1일을 3만 원으로 산정한 현행 과징금 부과체계도 수입액(매출액) 기준으로 개선하고 징벌적 과징금 도입도 추진한다.

극미량의 마약류도 감정가능한 고해상도·초고감도 질량분석기를 도입하고 e로봇, e-drug monitor 등 온라인 모니터링 고도화를 통해 마약류 불법 거래 및 광고에 대해 신속히 적발 차단한다.

최근 수화물이 아닌 개인이 착장한 옷이나 손가방 등을 통해 마약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개인 동의 없이도 전신 스캔이 가능한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를 내년에 전국 모든 공항만에 도입한다. 우범국 입국 여행자에 대해 전수검사를 재개한다.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는 개인 동의 없이도 신속히 전신을 검사(개인당 3초)할 수 있는 스캔 장비다.

수동으로 분석해 오남용 사례를 추출했던 기존과 달리 앞으로는 AI 지능화를 통해 자동 탐지·분석, 위반사례 추출을 추진한다. 각종 공공정보를 연계하고, AI알고리즘 학습 등을 통해 명백한 오남용 기준 위반이 아니더라도 처방·투약내역을 스스로 탐지·분석하여 의심사례를 자동 추출하고, 정밀분석을 실시한다.

AI 기반 정보 수집 분석 시각화 및 정책 개발 /식약처

방 실장은 "권역별로 중독치료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치료병원을 확충한다"라며 "알코올전문병원의 일부를 치료보호기관으로 추가 지정하고, 국립정신병원에서도 외래진료부터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마약류 중독치료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도 추진할 예정이다. 방 실장은 "마약류 대응 예산안을 올해(238억 원) 대비 2.5배 확대한 602억 원으로 편성했다"며 "마약류 확산 대응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중독재활센터는 현재 3곳(서울·부산·대전)에서 내년 전국 17개소로 확대 설치 설치한고, 24시간 상담 콜센터를 운영해 언제 어디서나 도움이 되는 재활 지원을 추진한다.

한편, 브리핑이 있던 날 인천의 한 유흥업소에서 단체로 마약을 투약한 외국인 13명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구속영장이 신청된 9명 모두 구속됐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22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베트남 국적 A씨 등 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23일 오후 9시 방송되는 MBC TV '실화탐사대'에서는 배우 이선균의 마약 스캔들을 집중 분석한다. /MBC '실화탐사대'

최근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과 '마약 스캔들'로 연루된 유흥업소 실장의 실체가 오늘자 방송을 통해 파헤쳐진다. 23일 오후 9시 방송되는 MBC TV '실화탐사대'는 이선균을 협박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업소 실장 A씨와 이선균과 A씨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해킹한 것으로 알려진 해커범의 연락 내용 등을 단독 공개한다고 밝혔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