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적 특징 - 작은 머리, 작은 키, 독특한 얼굴
다수 - 구개열, 선천성 수직거골, 생식기 기형, 손발의 이상

합성 오피오이드 '펜타닐' 문제가 산모를 거쳐 신생아에게도 드러나고 있다. 최근 한 연구에서 임신 중 펜타닐을 사용한 산모들의 아가들이 공통적인 이상을 보여 새로운 증후군 출현이 예상된다.

GestaltMatcher 분석에 사용된 개인 1-6(AF)의 얼굴 사진. 각 이미지 아래에는 각 개인의 측면 얼굴 사진, 손, 발 사진이 있다 / 출처 - Genetics in Medicine Open
GestaltMatcher 분석에 사용된 개인 1-6(AF)의 얼굴 사진. 각 이미지 아래에는 각 개인의 측면 얼굴 사진, 손, 발 사진이 있다 / 출처 - Genetics in Medicine Open

미국의 네무어스 아동병원 의료진이 지난달 27일 의학 저널 Genetics in Medicine Open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에 펜타닐을 사용한 산모들에게서 태어난 아기들은 서로 유사한 안면 및 근골격 이상을 나타냈다.

불법 펜타닐 제조·유통으로 사망률 급증

미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제약용 펜타닐은 극심한 암성 통증 치료용으로 승인된 합성 오피오이드이다. 모르핀보다 50~100배 더 강력한 펜타닐의 처방 오용과 사용 장애, 과다 복용으로 1999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에서만 거의 28만 명이 사망했다.

아세틸펜타닐, 푸라닐펜타닐, 카르펜타닐과 같은 펜타닐 유사체가 불법으로 제조·유통되면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는 사람을 대상으로 평가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현재 미국에서 검출된 가장 강력한 펜타닐 유사체 '카펜타닐'은 모르핀보다 10000배 더 강력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미국의 합성 오피오이드로 인한 사망은 약 7만 1000건에 달했고 제출된 약물 대부분 펜타닐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펜타닐 처방률과는 관련이 없었다. 불법적인 제조와 유통이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

괴로운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괴로운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펜타닐은 태반 통해 태아에게 선천적 결함 유발

지난해 여름, 델라웨어주 네무어스 아동병원 의료진들은 신생아 집중 치료실이 필요하거나 수유 문제로 병원에 이송된 지역 영아들의 얼굴 특징과 신체적 이상이 유사한 것을 발견했다. 그립과 동료들은 증상과 특징을 평가하기 위해 6명의 아기들을 연구에 등록했고 이후 다른 기관의 유아 4명이 추가되었다.

아동 건강 의료유전학과의 수석 저자 카렌 그립(Karen W. Gripp) 박사는 '아기들이 모두 작은 머리, 작은 키, 독특한 얼굴 특징을 보였고, 구개열과 선천성 수직거골 및 기형적인 생식기를 가진 영아도 여러 명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 외의 공통적 특징으로는 짧고 넓은 엄지손가락, 단일 손바닥 주름, 융합된 발가락 등이 포함되었다.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정보에 따르면 선천성 수직거골(Congenital vertical talus)은 신생아의 신경근 또는 염색체 이상으로 드물게 발생하는 선천성 질환인데 주로 경직된 평발 기형을 말한다. 발의 중앙이 튀어나오고 발가락과 발뒤꿈치가 위로 구부러져 균형과 체중 분산이 어렵고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선천성 수직 거골의 로켓 바닥 모양을 보여주는 임상 사진 / 출처 - 미국립의학도서관, StatPearls, Prateek Behera, MS
선천성 수직 거골의 로켓 바닥 모양을 보여주는 임상 사진 / 출처 - 미국립의학도서관, StatPearls, Prateek Behera, MS

연구진은 현재까지 10명의 유아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펜타닐을 사용한 산모들에게서 비슷한 특징의 아이들 사례가 들려오고, 임상의들도 유사한 환자들을 보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와 새로운 증후군이 스펙트럼에 존재할 것이라 추측했다.

이 연구에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희귀한 유전 질환과 알코올 증후군이 없는 것이 확인되어 배제되었다. 그립은 참여한 모든 산모들의 펜타닐 사용은 확인되었으나 '언제·얼마나 사용했는지, 혼합된 다른 약물이나 오염 물질의 영향은 아닌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향후 실험과 추가 연구를 통해 새로운 증후군을 확실하게 확인할 계획을 밝혔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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