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전기차 열풍, 안전·저비용·성능 모두 갖춘 전고체 배터리 시장 선점 각축
광주과학기술원(GIST)-리튬-프리의 바나듐 산화물 양극 소재 나노 플레이트 개발
한국전기연구원(KERI)-고가의 황화리튬과 첨가제 없이 고순도의 고체 전해질을 생산 '원팟' 합성법 개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배터리 3사 '마더스 팩토리' ,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생산공장 국내 건설 예정

세계적인 전기차 열풍과 함께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에 우리 정부와 국내 배터리 3사가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연구팀들의 양극 소재와 전해질 개발 등 단가 절감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안전한 고성능의 저렴한 전고체 배터리, 예상보다 빠르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충전하는 전기차 / 사진 출처 - 프리픽
충전하는 전기차 / 사진 출처 - 프리픽

리튬 이온의 가역적 환원을 통해 에너지를 저장하던 리튬 이온 배터리(LIB)는 전기차를 운용하기에는 안전성과 용량면에서 한계를 보였다. 가연성인 액체 전해질은 누출과 화재 위험성을 지녔고 안전을 위한 부품은 공간을 많이 차지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전고체 배터리'다.

전고체 배터리(ASSLB)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적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리튬 이온 배터리의 두 배 이상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때문에 차세대 배터리, 꿈의 배터리로 주목받았다.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다이어그램 / 사진 출처 - businesskorea, 삼성SDI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다이어그램 / 사진 출처 - businesskorea, 삼성SDI

국내 기업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3사가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위한 관련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고 현대차도 바짝 추격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 국가전략'에서 전고체 전지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민관이 2030년까지 2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지난 4월 발표한 바 있다.

전고체 전지는 주로 심박 조율기나 스마트 시계와 같은 소형 전자 기기에 사용되어 왔다. 전기차용으로 개발이 더딘 이유는 시설과 재료비 등 제작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훨씬 비쌀 것으로 예상됐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 배터리'는 기존 흑연 양극재를 리튬으로 대체한 배터리다. 음극재로는 니켈, 망간, 코발트를 포함하는 금속 산화물이 쓰이다가 리튬-황 조합이 관심을 받았다. 최근 들어 음극재로 실리콘이 부상했지만 충·방전이 반복되면서 팽창과 구조 파괴 등의 부작용이 있어 그래핀 코팅 분야도 활성화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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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 사진 출처 - LG에너지솔루션

지난 1월 연합뉴스는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리튬-프리 소재로 기존 대비 에너지 저장 용량이 기존 대비 약 50% 증가한 고성능 리튬 배터리를 구현했다고 전했다. 나노 플레이트가 층층이 쌓인 바나듐 산화물 양극 소재는 100회 충·방전 이후에도 약 80%에 달하는 용량 유지율을 보였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연구팀도 고가의 황화리튬과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고 고순도의 고체 전해질을 생산할 수 있는 '원팟(one-pot)' 합성법을 개발했다. 지난 2월 배터리 앤 슈퍼캅스 (Battery & Supercaps)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원팟 합성법은 기존 황화리튬 기반 공정에 비해 재료비가 1/25 수준으로 절감되고, 생산 시간이 단축할 수 있다.

볼 밀링(BM) 및 기포를 이용한 용매 교환(SEB)의 고체 전해질 합성 공정에 따른 음극 전극에서의 리튬 이온 전도 경로 및 리튬 반쪽 전지의 충방전 전기화학적 성능 비교.
볼 밀링(BM)의 고체 전해질 합성 공정과 기포와의 용매 교환(SEB)에 따른 리튬 하프셀의 양극 전극에서의 리튬 이온 전도 경로 및 충방전 전기화학적 성능 비교 / 사진 출처 - Battery & Supercaps

연구를 이끈 박준호 박사는 "유기용매에서 출발물질의 화학반응 조합을 최적화해 고순도 고체 전해질을 빠르고 쉽게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라고 말하며 전고체전지 상용화의 가장 큰 난제인 가격 경쟁력과 대량생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지난 6월 로이터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세계 기업들을 조명했다.

도요타는 파나소닉과 협력해 전고체 개발을 추진해 왔으며, 양산형 전기차를 최초 출시한 닛산은 2028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빌게이츠와 폭스바겐이 투자한 미국 배터리 스타트업 퀸텀스케이프는 폭스바겐을 포함한 6개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스텔란티스, 토탈에너지의 합작사인 오토모티브 셀(Automotive Cells Co)은 대만 배터리 제조업체인 프로로지움 테크놀로지(ProLogium Technology)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 계약을 체결했고, 포드와 BMW, 현대자동차는 시제품 배터리를 생산하는 미국 스타트업 솔리드파워에 투자했다.

지난 4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최첨단 제품을 생산하는 '마더 팩토리'를 국내에 짓는다고 매체들이 앞다투어 전했다. 특히 3사 모두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생산 공장을 국내에 구축할 예정이다.

안전·비용·성능을 모두 잡은 전고체 배터리 시장 선점이 초미의 관심으로 대두된 만큼 우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기업, 연구팀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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