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화학물질이 들어가 있나.
화장품의 화학물질이 위험한 이유
국내외 화장품 규제

'피부를 부드럽게, 냄새가 좋게, 주름을 줄여주는'

수십 가지의 개인 케어 화장품들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제품에 생식력과 태아 성장 및 유아 발달을 방해할 수 있는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고,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화학물질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여성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로 지적된다.

화장품 /사진=픽사베이

최근 연구에서 대학생 연령의 여성이 다른 그룹보다 더 높은 비율로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젊은 여성 중 다수는 최근 우려되는 오염 물질이 포함된 인기 있는 제품을 자주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건강상의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화장품"이라는 용어에는 데오드란트, 향수, 로션, 매니큐어, 샴푸 및 기타 헤어 제품은 물론 눈, 입술 및 얼굴 메이크업이 포함될 수 있다.

국내 〈화장품법〉 제2조 제1호에서는 화장품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인체를 청결·미화하여 매력을 더하고 용모를 밝게 변화시키거나 피부·모발의 건강을 유지 또는 증진하기 위하여 인체에 바르고 문지르거나 뿌리는 등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사용되는 물품으로써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하고, 의약품에 해당하지 않는 물품"

어떤 화학물질이 들어가 있나.

일반적으로 태양 손상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옥시벤존(oxybenzone)', 향을 강화하기 위해 '프탈레이트(phthalates)', 항균 특성을 위해 '파라벤(parabens)' 및 '트리클로산(triclosan)', 내구성을 향상하기 위해 '퍼-폴리플루오로알킬 물질(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PFAS)'과 같은 UV 필터를 추가한다.

파라벤의 화학구조 ⓒ포인트경제CG
파라벤의 화학구조 ⓒ포인트경제CG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에서 내분비 교란 화학 물질을 검출하는 연구에 대한 2021년 검토에서 향수, 샤워 젤, 샴푸 및 매니큐어에 프탈레이트가 존재했으며, 파라벤은 로션, 크림, 샴푸, 바디워시, 세안제 및 립스틱에서 검출되었다. 트리클로산은 치약, 비누 및 기타 클렌저에서 검출되었고, UV 필터는 자외선 차단제, 로션, 치약 및 립스틱에 존재했다.

국내에서는 2021년 환경단체(환경운동연합,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국내 화장품 내 PFAS 분석 및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 유통 중인 화장품을 대상으로 화장품에 의도적으로 사용되는 PFAS는 121종이 확인된 바 있다.

화장품의 화학물질이 위험한 이유

화장품을 피부에 문지르거나 향을 들이마시거나 양치질에 사용할 때, 그 안에서 발견되는 화학 물질은 몸 전체로 이동하여 내분비계, 신경계 및 심혈관계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 게다가 한 제품에서의 양은 적을 수 있으나, 소비자는 다수의 제품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여러 화학 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이러한 화학 물질이 프탈레이트, 파라벤, 트리클로산 및 PFAS와 같은 내분비 교란 물질인 경우 자연적으로 생성된 호르몬을 모방하거나 호르몬 수용체를 차단할 수 있다. 또한 비정상적인 호르몬 생성, 분비 또는 신체 전반의 수송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호르몬 변화는 또 정자 품질 저하, 유산 및 자궁내막증을 비롯한 생식 문제를 유발할 수 있고, 갑상선 파괴와 비정상적인 성장 및 발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의력 결핍/과잉 행동 장애(ADHD) , 인지 장애 및 우울증과 같은 신경학적 상태도 화장품에 첨가된 화학 물질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고혈압, 인슐린 저항성 및 관상 동맥성 심장 질환과 같은 심혈관 문제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의 연구 보고 네트워크 〈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미국 유타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18~44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프탈레이트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면 고통스럽고 임신을 방해할 수 있는 자궁내막증 발병 확률이 두 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상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에 노출된 임산부에 대한 메타 분석에서 연구자들은 산모가 한 가지 이상의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저체중 출생 확률이 25% 증가했다고 계산했다.

대학생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젊은 여성은 내분비 교란 화학 물질을 포함할 수 있는 8가지 개인 관리 제품을 매일 사용하지만 일부는 17가지나 된다고 보고됐다. 조사 대상 여성의 80%는 화장품에 유해한 화학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를 알지 못했다.

파운데이션, 블러셔, 마스카라를 바르는 청소년기 소녀들은 그렇지 않은 소녀들보다 프탈레이트 및 기타 화학 물질에 훨씬 더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사춘기 소녀들이 내분비 교란 화학 물질이 포함된 제품 사용을 중단했을 때 소변의 농도가 45%까지 떨어졌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국내외 화장품 규제

유럽 ​​연합은 화장품에서 이러한 화학 물질의 사용을 규제하는 데 앞장서 왔으며 미국 정책은 일반적으로 뒤처져 있지만 변화하고 있다.

워싱턴 주는 최근 2025년부터 PFAS, 납, 프탈레이트, 포름알데히드 및 ​​기타 유해 화학 물질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기업이 더 안전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뉴욕은 2023년 6월 1일부터 피부 미백제로 사용할 수 있는 신경독인 수은을 금지했다. 캘리포니아, 미네소타 및 메인 도 화장품의 화학 첨가물에 대해 광범위한 제한을 두고 있다.

국내 환경단체들은 2021년 말 유통판매 중인 화장품 내 과불화 화합물 전수조사를 식약처에 요구하며, 화장품 내 과불화화합물 사용 전면 금지와 엄격한 규제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염색약, 염색샴푸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되는 5개 성분 /식품의약품안전처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장품 업계의 안전성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화장품 안전성평가 지원 협의체’를 4월 12일 구성·운영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에는 o-아미노페놀( ‘유전독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 결과) 등 염모제 성분 5종을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원료로 지정하는 내용으로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2월 21일 개정·고시했다.

식약처는 2022년 자외선 차단 성분(2020년, 30종), 보존제 성분(2021년, 59종)에 대한 위해평가가 완료되었으며, 2022년 염모제 성분(76종)을 대상으로 제3차 정기 위해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염모제 76개 성분에 대한 정기 위해평가는 2023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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