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사용하는 성분, ‘합성플루오르플로고 파이트’는 2만여 개 제품서 사용
성분 사용 목적, 수분차단제·유연제·용제·점도감소제 등 기능
PFAS의 유해성, 간 손상·갑상선 질환·암·태아 발달독성·면역계 질환 영향
"미량이어도 매일, 다양한 화장품 동시 사용으로 안전하지 않아"

일반적인 PFAS 노출 경로 /이미지=유럽 환경청(EEA) 갈무리

산업과 소비자 제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과불화화합물(폴리플루오르화 알킬 물질, PFAS,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은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유해성이 지속 제기되면서 규제가 시작되는 추세다. 

지난해 7월 이후 덴마크는 PFAS 그룹 전체에 대해 식품 포장재 사용을 금지했으며, 미국은 최근 PFAS 관련 규제가 증가해 28개 주 이상에서 관련 법령이 시행 중이거나 채택하고 있다.

먹는 것 외에도 피부에 직접 바르고 노출되는 화장품에 들어있는 PFAS의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는데, 화장품에서 PFAS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는 형편이다. 화장품 내 PFAS가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지 여부에 대한 연구도 제한적이다. 

화장품에 들어있는 PFAS ⓒ포인트경제

화장품에서 PFAS를 평가한 유일한 덴마크 환경보호국(EPA)에서 화장품에 의도치 않게 존재하는 특정 PFAS에 대해 연구를 수행했는데 테스트한 개별 제품의 PFAS 수준은 소비자에게 건강 위험을 제기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FDA는 연구의 데이터가 제한적이고 화장품에서 PFAS의 잠재적인 건강 위험에 대한 결정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데 사용할 수 없어 화장품에서 ▲PFAS에 대한 독성 프로필, ▲다양한 PFAS가 피부를 통해 흡수될 수 있는 정도, ▲잠재적인 노출의 유형에서 위험도 등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실태조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었는데, 최근 환경단체(환경운동연합,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국내 화장품 내 PFAS 분석 및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지난 9일 보고를 위한 기자회견도 열었다. 

국내 화장품 20개를 분석한 결과 절반에서 PFAS가 검출되었다. ⓒ환경운동연합 

조사 결과 국내 유통 중인 화장품을 대상으로 화장품에 의도적으로 사용되는 PFAS는 121종이 확인되었다. 또한 방수성과 지속성이 요구되는 제품군 중 립케어·립밤, 메이크업, 자외선 차단제, 파우더, 파운데이션 등 5개 제품군 20개 제품을 직접 구매하여 16종 성분에 대해 분석한 결과, 분석한 화장품의 절반인 10개 제품에서 1종 이상의 PFAS가 4.02 ~ 105.50 ng/g으로 검출되었다.

국내 화장품에서 사용되는 PFAS 성분은?

1개 이상의 제품에서 사용 중인 PFAS는 121종으로 이중 43종에서 ‘합성플루오르플로고 파이트’가 총 2만1341개의 제품 라벨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성분이었다. 

‘메틸퍼플루오로아이소부틸에터’ 291개, ‘퍼플루오로노닐다이메티 콘’ 282개, ‘테트라데실아미노부티로일발릴아미노부티릭우레아트라이플루오로아세테이트’ 246개, ‘C9-C15 플루오로알코올포스페이트‘ 230개 순이다. 그 이름은 읽기도 참 어려울 정도다.

이러한 성분이 사용되는 배합목적은 수분차단제나 유연제 등 피부컨디셔닝의 기능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용제나 점도감소제 기능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유통 중인 화장품에서 사용되는 PFAS 목록 일부 /이미지=국내 화장품 중 PFAS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2021.10)

화장품 내 PFAS의 유해성

유럽 환경청(EEA)에 따르면 PFAS는 갑상선 질환, 간 손상, 각종 암뿐만 아니라 태아의 발달 독성으로 유선 발달 지연, 저체중, 비만, 백신에 대한 반응 감소, 유산 위험 증가 등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FAS의 인체 유해성/ ⓒ환경운동연합, 미국 국립 독물학 프로그램, (2016); C8 건강 프로젝트 보고서, (2012); WHO IARC, (2017); Barry et al., (2013); Fenton et al., (2009); White et al., (2011). 

최인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분석팀장은 “화장품에서 검출된 과불화화합물의 농도는 미량일지라도 사용 과정에서 피부에 직접 흡수된다는 점, 하루에도 여러 개의 화장품을 동시에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전하다고는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유통판매 중인 화장품 내 과불화 화합물 전수조사를 식약처에 요구하며, 화장품 내 과불화화합물 사용 전면 금지와 엄격한 규제 기준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 화장품 기업에도 PFAS가 없는 제품 생산을 요구할 계획이다. 

화장품에 PFAS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성분 중 '플루오르', '플루오로' 등의 단어가 포함되어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화장품은 우리가 매일 피부에 사용하거나 바르는 등 직접적 노출과 다양한 제품을 여러 개 동시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미량이어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PFAS는 분해가 어렵고 우리 몸에 축적된다.

폴리퍼플루오로메틸아이소프로필에터, 합성플루오르플로고파이트, 합성플루오르플로고파이트, C9-15플루오로알코올포스페이트, 암모늄 C6-16퍼플루오로알킬에틸포스페이트, 퍼플루오로노닐다이메티콘, 퍼플루오로옥틸에틸트라이에톡시실레인 , 테트라데실아미노부티로일발릴아미노부티릭우레아트라이플루오로아세테이트, 트라이플루오로프로필다이메틸/트라이메틸실록시실리케이트, 퍼플루오로옥틸에틸트라이에톡시실레인

4700개 이상의 많은 화학물질로 구성된 PFAS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간과 환경에 축적된다. 규제되는 몇몇 PFAS, PFOA, PFOS 등의 수준은 감소하고 있지만 새로운 PFAH가 지속 증가하고 있고, 조사된 해외 일부 지역에서는 가장 많이 노출된 시민의 PFOA 및 PFOS 농도가 인체에 대한 부작용 제안 기준 수준을 초과했다.

유럽연합과 미국은 화장품 내 PFAS의 사용을 제한하는 법률을 만들고, 미국의 경우 3년 내 사용 전면 통제를 밝힌 바 있다. 국내는 아직 화장품 사용 관련 PFAS 규제와 안전 기준이 없어 시급히 이러한 화학물질 그룹에 대한 예방적 위험 관리 조치가 필요하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은 PFAS 관련 시민 온라인 캠페인('화장품 뒷면에서 발암물질 플루오르 성분을 확인해보세요')을 지난 8일부터 시작했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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