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생리, 체모와 여드름 증가, 남성형 탈모, 복부 비만 시 PCOS의심
남성 자손에게 2대를 거쳐 비만과 대사 장애를 일으킨다
치료법은 없지만 약물과 레이저를 이용해 임신 가능성↑

가임기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병이 남성 자손의 비만에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5일 국제의학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에 따르면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이 있는 산모에게서 출생한 남아의 경우 비만 확률이 일반보다 약 3배 더 높다.

이번 연구는 PCOS가 남성을 통해 여러 세대로 전이되며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관련 증상의 식별과 예방치료에 새로운 관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연구의 그래픽 요약 / 사진 출처 -
연구의 그래픽 요약 / 사진 출처 - Cell Reports Medicine

PCOS는 난소에 소량 존재하는 남성호르몬이 이상 증가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PCOS가 있는 여성은 불규칙한 배란과 여드름 및 체모 증가, 남성형 탈모 등을 겪을 가능성이 있으며 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을 가지고 있어 비만인 경향이 있고, 비만은 더 많은 남성 호르몬을 증가시켜 PCOS의 증상이 심해지는 악순환을 가져오기도 한다.

PCOS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머니와 딸, 자매가 PCOS를 갖는 것은 일반적일 정도로 가족력이 인정된다. 그러나 PCOS가 남성 자손(아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연구진에 의하면 산모의 PCOS는 아들의 체중과 호르몬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논문에서 레지스트리 데이터와 마우스 모델을 사용하여 PCOS의 유사 특성이 아들에게도 전달되는지 확인했다. 이 연구에는 2006년 7월부터 2015년 12월 사이에 스웨덴에서 태어난 46만 명 이상의 남성들이 대상에 포함되었다. 이 중 약 9천 명이 PCOS을 가진 어머니에게서 출생했다. 연구진은 모든 대상의 비만을 확인하였다.

연구를 주도한 엘리사벳 스테너-빅토린 교수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 여성의 아들은 비만과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위험이 3배 높으며, 이는 후에 인슐린 저항성과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마우스 모델을 통한 입증도 시도했다. 고지방·고칼로리·남성호르몬에 노출시켜 PCOS를 가진 여성을 표방한 암컷 쥐와 표준 암컷 쥐가 낳은 수컷 쥐들에게 성체가 될 때까지 표준 식단을 먹여 지방 분포와 신진대사를 조사했다.

결과는 건강한 식단을 먹였음에도 PCOS표방 암컷의 새끼 수컷 쥐가 더 많은 지방 조직과 큰 지방 세포를 지녔으며 기초대사에 장애가 있음이 드러났다. 이 수컷 쥐는 건강한 암컷 쥐와 교배해서 2세대까지 비만 요소를 전달했으며, 3세대에 이르러서야 그 특성이 사라졌다.

출생 전 산모의 PCOS는 남성 자손의 세대 간 대사 기능 장애와 생식 기능 장애 유발 / 사진 출처 - Cell Reports Medicine
출생 전 산모의 PCOS는 남성 자손의 세대 간 대사 기능 장애와 생식 기능 장애 유발 / 사진 출처 - Cell Reports Medicine

연구진 중 챠오린 뎅은 "이 실험을 통해 임신 중 여성의 비만과 높은 수준의 남성호르몬은 남성 자손에게 장기적인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방 조직 기능, 신진대사 및 생식 기능이 저하되어 미래 세대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불행하게도 PCOS의 치료법은 아직 없지만 증상을 개선할 수는 있다. 불규칙한 배란 주기에 약물을 쓰거나 PCOS로 인한 불임에는 남성호르몬을 생성하는 난소 조직을 파괴하는 레이저 시술이 적용되기도 한다. 체중감소와 균형 잡힌 식사, 운동 등으로 몸의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이 있다면 더 호전이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엘리사벳 스테너-빅토린 교수는 '이번 연구가 남성 쪽의 세대를 거친 유전적 건강 문제가 향후 생식 및 대사 질환을 조기에 식별하고 치료와 예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에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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