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멜리비오, 자체 기술로 만든 꿀 '멜로디' 출시
꿀벌 보호와 상업용 꿀 시장을 위한 대안으로 기대
현재 미국 레스토랑 몇 곳에서 판매 시작.. 조만간 유럽에서도 유통 예정

꿀벌 없이 꿀을 만드는 기술을 가진 미국 스타트업 멜리비오(MeliBio)가 정식 제품 출시에 나섰다.

멜리비오 공동 설립자 달코 멘디치(왼쪽)와 애런 샬러 / FOODDIVE 갈무리
멜리비오 공동 설립자 달코 멘디치(왼쪽)와 애런 샬러 / FOODDIVE 갈무리

이달 초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자연 제품 박람회(Natural Products Expo)'에서 멜리비오는 '멜로디(Melody)'라는 첫 제품을 6만 5천여 명의 참석자들에게 선보였다. 공동 설립자인 달코 멘디치(Darko Mandich)와 애런 샬러(Aaron Schaller)는 멜로디 부스에서 잠재 고객과 투자자 등 여러 방문자들을 직접 응대하기도 했다.

멜로디는 합성 생물학·정밀 발효 및 식물과학을 바탕으로 한 자체 기술로 만들어졌는데, 자연의 꿀과 동일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성분 라벨을 보면 과당·포도당 및 옻·파바 단타·목호접·그린 커피콩·카모마일·시베리 등의 식물 추출물이 표시되어 있다.

닐슨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벌꿀 판매액은 9억 2000만 달러(약 1조 2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미 많이 알려졌듯 꿀 생산은 많은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벌떼 전체가 사라지는 벌집군집붕괴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미국 농무부(USDA)는 2020년 봄부터 2021년까지 꿀벌 군집 손실이 2006년 처음 추적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라고 보고하기도 했다.

꿀벌은 130종 이상의 과일과 채소에 수분(授粉)을 공급하며 식품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꽃피우는 식물의 75%를 수분시킨다. 결국 꿀벌을 보호하고 상업용 꿀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멘디치는 "많은 사람들이 상업적인 꿀 생산을 둘러싼 문제와 그것이 미국의 4000여 종의 토종 꿀벌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면서도 "음식점과 소비자들에게 맛있고 지속 가능한 대안을 제공함으로써 생태적 조화를 회복하고 토종 꽃가루 매개자들이 살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멜로디의 가치를 소개한다.

멜리비오 홈페이지
꿀벌 없는 꿀 /멜리비오 홈페이지

멜로디는 일단 미국 식품 서비스 계정에서 독점적으로 출시됐고, 현재 샌프란시스코의 'Baia', 뉴욕의 'Little Choc Apothecary', 필라델피아의 'Motel Fried Chicken' 등의 레스토랑에서 판매되고 있다. 조만간 협업을 발표한 유럽 최대의 지속 가능한 식물성 식품 생산업체 나라얀 푸즈(Narayan Foods)를 통해 유럽에도 유통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은 멜리비오에도 큰 위험이었다. 멜리비오의 자금 약 90%가 SVB에 있던 상황이었다 보니 며칠간 상당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보호 구제금융으로 손실 없이 자산을 이전시킬 수 있었다. 다만 일련의 과정에서 멘디치는 PTSD를 느꼈다고 현지 매체와 인터뷰했는데, 그는 미국에 오기 전 유고슬라비아 시절 내전과 그로 인한 은행 문제를 포함한 경제적 혼란을 경험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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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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