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유통되는 꿀의 절반가량이 가짜 꿀
대부분이 중국과 터키에서 수입되는 제품.. 독일과 프랑스산 꿀도 심각
지난해 말 우리나라에서도 227톤가량 가짜 꿀 제조·판매 업체 적발되기도

최근 유럽에서 유통되는 꿀의 절반 가까이가 가짜 꿀인 걸로 드러났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달 말 유럽위원회의 사기방지청(OLAF)과 공동연구센터(JRC)가 주도한 연구 보고서가 전해지며 밝혀졌다.

'식품 사기 : 당신의 꿀은 얼마나 진품인가요?' 보도자료 화면 / 유럽위원회 갈무리
'식품 사기 : 당신의 꿀은 얼마나 진품인가요?' 보도자료 화면 / 유럽위원회 갈무리

연구팀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2월 사이에 무작위로 채취한 320개의 수입 꿀 샘플을 분석했는데 이중 46%가 잘못된 꿀이라고 말한다. 이 같은 수치는 2015년에서 2017년 사이에 유럽연합이 실시했던 같은 유형의 조사에 비해 약 3배가량 증가한 결과로, 당시 설탕 시럽이 검출된 비율은 14% 정도였다. 유럽에서는 꿀에 다른 첨가물을 넣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이번 연구의 샘플링과 모니터링 작업을 거치면서 비유럽 국가에서 생산되는 꿀의 절반가량이 쌀·밀·사탕무 등으로 만든 설탕시럽으로 가공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가짜 꿀은 중국(74%)과 터키(15개 중 14개)에서 수입이 되고 있었다. 영국을 통해 들어온 꿀 10건도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멕시코·우크라이나·브라질에서 수입된 것과 혼합되어 있었다고 전해진다.

유럽 내에서 생산되는 꿀도 문제가 있다. 독일산 꿀 32개 중 절반에서 설탕 시럽이 검출되었고, 프랑스에서 채취한 21개의 샘플 중 4개만 진짜 꿀이었다.

꿀(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픽사베이
꿀(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픽사베이

보고서는 설탕 시럽의 부정 첨가 외에도 다른 첨가제나 착색제, 추적 가능한 정보의 위조에 대한 경고도 포함하고 있다. OLAF는 '꿀은 자연적으로 설탕을 포함하고 있고, EU 법률에 따라 순수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아울러 제품의 허위 출처를 포함한 라벨도 발견했다며, 부정한 관행은 소비자들을 속이고 정직한 생산자들에게 불이익을 준다고 지적한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말 액상과당을 넣어 벌꿀 제품을 제조·판매한 업체가 적발된 바 있다. 56톤의 벌꿀에 값싼 액상과당을 혼입해서 227톤가량으로 4배 이상 양을 불렸고, 벌꿀 100% 제품으로 표시하며 14억 5000만 원 상당의 불법 판매를 자행했다. 업체 대표는 구속되었는데 해당 업체는 이전 대표가 운영하던 과거에도 설탕 등을 넣어 가짜 벌꿀을 제조해서 적발된 적이 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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