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관저에서 일할 수석 부주방장 공고 나와
식사 준비·식재료 재고 관리 및 직원관리·메뉴 개발 등의 역할
간헐적 채식하는 찰스 3세를 위해 비건 요리 익숙해야 할 듯

최근 영국 현지 언론은 버킹엄 궁전이 왕실 관저에서 수석 부주방장(Premier Sous Chef)으로 일할 비건 요리사를 구하는 공고를 냈다고 전했다.

영국 왕실 수석 부주방장 채용 공고 / theroyalhousehold 홈페이지 갈무리
영국 왕실 수석 부주방장 채용 공고 / theroyalhousehold 홈페이지 갈무리

공고에 따르면 이번에 뽑는 수석 부주방장은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식사 준비와 주방 식재료 재고 관리 및 직원 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여기에는 수석 주방장 또는 왕실 주방장과 전략적으로 협력해서 변화를 추진하고 전통 요리를 되살리며 새로운 메뉴 아이디어를 장려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때문에 지원하고자 하는 요리사에게는 고전 요리 및 식품 산업 전반에 대한 지식이 요구되며, 다양한 식사 행사 및 대량 케이터링을 위한 메뉴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그래서 고급 식당이나 5성급 케이터링 운영 경험을 가진 숙련된 요리사 경력이 요구되는 직책이라고 공고에서 말하고 있다.

만약 수석 부주방장으로 뽑히게 되면 6개의 공관에서 왕실 식사를 준비하는 30명의 요리사 팀에 합류하게 된다. 특히 찰스 3세의 식단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비건 요리에 익숙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BBC와의 인터뷰 기사 '찰스 왕세자: 나는 기후 운동가들의 분노를 이해한다' / BBC 홈페이지 갈무리
BBC와의 인터뷰 기사 '찰스 왕세자: 나는 기후 운동가들의 분노를 이해한다' / BBC 홈페이지 갈무리

찰스 왕은 지난 2021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동물성 제품 섭취를 자제한다고 말한 바 있다. 채식주의자까지는 아니지만 일주일에 이틀은 고기를 먹지 않고 하루는 식단에서 유제품을 제외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공장식 농장에서 나오는 동물성 제품을 멀리하며 자신이 먹는 고기가 어떻게 공급되는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찰스 왕은 오래전부터 푸아그라 요리를 반대해온 대표적인 인물 중에 한 명이다. 왕세자 시절 자신의 사유지에서 푸아그라 메뉴를 없앴고, 왕으로 즉위한 이후에는 왕실 거주지에서도 푸아그라를 금지시켰다.

지난해 11월 영국 왕실에서는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동물의 윤리적 대우를 위한 사람들)'에 왕궁에서 푸아그라 메뉴를 없애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며 찰스 왕의 의지를 전달했는데, 이에 페타 측은 미슐랭 스타 요리사 알렉시스 고티에(Alexis Gauthier)의 비건 푸아그라를 왕실로 보내며 화답하기도 했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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