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다누리'의 성공적인 발사 무대가 된 우주센터
적도와 가깝고 바다를 면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날씨 등이 필요조건
유럽 중심으로 국가경쟁력과 안보·경제성 위해 자국 내 건설 늘기도

5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호 발사의 순간을 시민들이 시청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5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호 발사의 순간을 시민들이 시청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지난 6월 발사에 성공한데 이어 오늘 우리나라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가 성공적인 발사와 전이궤도 진입을 마쳤다. 한 단계 높은 우주항공시대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발사가 이루어진 '무대'도 이목을 끈다.

누리호가 발사된 나로우주센터는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 위치한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센터로 2003년에 기공, 2009년 6월에 준공됐다. 우주발사체 제작 및 시험·발사에 필요한 시설은 물론 발사체 추적 및 통제, 원격자료 수신 장비, 광학장비, 기상관측소 등 최첨단 레인지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나로도우주센터 /구글 어스

다누리가 발사된 케이프커내버럴(Cape Canaveral)은 플로리다 주(州)에 있는 도시로 케네디 우주센터(Kennedy Space Center)와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CCSFS)가 위치해 있다.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을 상징하는 곳으로 아폴로와 우주왕복선 발사 등 기념비적인 역사는 물론 민·관·군의 최신 우주발사체들의 출발지로 늘 주목받는 대표적인 우주센터다. 이번 다누리호는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사의 팰콘9에 실려 발사되었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 Defense Studies Institute 갈무리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 Defense Studies Institute 갈무리

나로우주센터와 케이프커내버럴은 로켓 발사를 겸하는 곳인 만큼 입지조건에 충실한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은 우리나라 본토의 최남단에 해당하고 케이프 커내버럴 역시 미국 본토의 최남단에 가깝다. 이는 적도를 고려한 위치로 적도 부근은 원심력이 크기 때문에 로켓을 발사할 경우 지구의 자전 속도를 이용할 수 있어 로켓의 연료 소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크다.

바다를 면하고 있다는 공통점에도 이유가 있다. 로켓의 경우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가는 만큼 2~3단의 분리를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낙하물이 발생한다. 이때 분리된 낙하물이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에 떨어지게 되면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고, 혹여 로켓 자체가 추락할 경우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바다를 면하고 있는 곳에 발사장이 있는 우주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한국 첫 달탐사선 다누리 5일 오전 8시 8분에 미우주군기지 케이프커네버럴 우주군기자 40번 발사장에서 다누리를 탑재한 팔콘-9 발사체가 발사됐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제법상 발사 이후 고도 100km 이내까지는 다른 나라 영공을 직접 통과할 수 없고 낙하물 역시 외국 영토에 낙하되어선 안된다. 그래서 대부분 공해상으로 발사를 하게 되는데 이런 고려 사항도 발사장이 바닷가에 위치하게 되는 이유다.

이 밖에 안정적인 날씨도 우주센터의 입지조건으로 꼽힌다. 로켓 발사가 기상조건에 영향을 받고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사업인 만큼 발사 전후로 요구되는 기상 조건들을 고려해서 건립한다. 케이프커내버럴은 비교적 연내 기후가 일정하고 온화한 기온을 유지하는 지역이다.

최근에는 이런 입지조건에 더해 국가경쟁력 및 안보를 고려한 자국 내 건립 움직임이 주요 트렌드로 보인다. 소형 위성은 물론 정찰 및 첩보위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을 중심으로 각국이 발사장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아나 우주센터 / guyane-evasion 갈무리
기아나 우주센터 / guyane-evasion 갈무리

그동안 유럽은 거의 모든 우주발사체는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 우주센터(Guiana Space Center)에서 발사되었다. 우리나라의 '우리별 1호'와 '우리별 2호', '천리안'을 발사한 곳이기도 한 기아나 우주센터는 앞서 말한 발사기지의 입지조건을 갖춘 대표적인 곳 중에 하나로 세계 상업위성 발사의 상당 부분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늘어나는 수요를 기아나 우주센터에서만 감당할 수 없고 유럽의 주요 나라들이 비밀 관리와 경제성을 추구하면서 자기들 나라에 적합한 위치를 찾아 발사장을 건설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국의 영토 내에서 위성을 발사할 경우 관련 정보의 비밀 관리에 유리하고 이동 소요가 적어 운송비를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스레인지 우주센터 전경 / 스웨덴우주회사(Swedish Space Corporation·SSC) 홈페이지 갈무리
이스레인지 우주센터 전경 / 스웨덴우주회사(Swedish Space Corporation·SSC) 홈페이지 갈무리

현재 영국은 스코틀랜드 북부의 셰틀랜드 제도에 3개의 발사대 건설에 들어갔으며 올해 말 영국 최초의 수직 궤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웨덴의 최북단에 위치한 이스레인지 우주센터(Esrange Space Center)는 1966년부터 운영되어 왔으나 2018년 이후 현대화를 거쳐 올해 첫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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