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에서 시도 중인 다양한 채소재배
잎채소를 넘어 구근식물인 무도 수확
우주환경에서 적합한 식물 찾기는 우주시대 준비의 일환

 

고급 식물 서식지(Advanced Plant Habitat, APH) /사진=NASA 블로그, 케네디 우주 센터

우주와 채소를 연결시켜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이 화성을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영화 '마션(The Martian)'이 인기가 있었고 화성에서 고립된 우주인이 감자를 재배하며 살아남는다는 설정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지구를 제외한 행성에서 인류가 장시간 체류를 한다거나 재배를 해본 일은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상상의 영역이다. 하지만 지구 밖 우주라고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 2017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세 가지 종류의 잎채소를 수확하는데 성공했다. ISS 내에 장착한 채소재배 시스템 ‘베지(Veggie)'에서 겨자잎·녹색 상추·적색 로메인을 키워낸 것이다.

우주정거장에서 수확한 잎채소 /Joseph M. Acaba의 트위터 갈무리

당시 담당 우주비행사 조 아카바(Joe Acaba)는 잎의 절반만 잘라내고 나머지 부분은 다시 자랄 수 있도록 했다. 씨나 모종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제대로 자라는데 관리가 까다롭기 때문에 꾸준히 반복적으로 수확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우주라는 공간에서 식물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 중에 하나다. 이 실험의 경우 식물 성장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와 재배시스템이 계획대로 작용하는지에 대한 실험의 성공사례이자 첫걸음이었다고 할 수 있다.

2020년에는 우주정거장에서 우주비행사 케이트 루빈스(Kate Rubins)의 담당 아래 래디시(Radish, 적환무) 20여 개의 수확도 성공했다. 온도·수분·이산화탄소 수준을 조절할 수 있는 180개 이상의 센서와 발광다이오드(LED)가 설치된 '발전된 식물 서식지(Advanced Plant Habitat, APH)'를 통해 27일 정도의 생장 기간을 가진 무를 성공적으로 키워냈다.

이 밖에도 올해 초에는 베지에서 '초 난쟁이' 청경채('Extra Dwarf' pak choi)를 재배에 성공했고, APH에서는 칠리 고추(chile pepper)와 키 작은 토마토(dwarf tomato)의 재배 실험도 예정되어 있다. 이렇게 수확된 채소들은 케네디 우주센터로 보내져 지구에서 재배한 채소와 비교하며 분석하는 작업을 거치게 된다.

나사의 APH 프로그램 매니저 니콜 두파우어(Nicole Dufour)는 "래디시는 이전에 진행됐었던 잎채소와는 다른 종류의 작물"이라고 강조하며 "다양한 작물을 재배함으로써 미세 중력에서 어떤 식물이 잘 자라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며, 장기간 임무수행하는 우주 비행사들에게 다양성과 영양 균형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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