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의심사례 130건 보고 중 44건 확인... 사례 수 급증
지난 7일 페루 대통령, 국가 보건 비상사태 선포...공중보건 대응 강화
예상치 못한 GBS 발생의 잠재적 원인 조사 중
인구 10만 명당 1명 꼴로 발생하는 희귀병
"페루 여행 시 예방 수칙을 숙지해 안전 여행해야"

페루 정부는 지난 7일 길랑 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 GBS) 환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에 90일간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 10일 주 페루 대한민국 대사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 7일까지 기준 182명의 GBS 사례가 발생했는데 147명이 완쾌 판정을 받고, 31명이 치료 중, 4명이 사망했다고 전해졌다. 25일 세계보건기구(WHO)는 페루의 GBS와 관련해 2019년 발병을 제외하고 사례 수 증가는 매우 비정상적이라고 밝혔다.

2023년 페루 길랭바레증후군 현황 : 2023년도의 파란색 선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 있는 모습 /페루 국립 역학 예방 및 질병 통제 센터(CDC)
2023년 페루 길랭바레증후군 현황 : 2023년도의 파란색 선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 있는 모습 /페루 국립 역학 예방 및 질병 통제 센터(CDC)

과거 데이터에서 월평균 사례수가 페루 전국적으로 월 20건 미만이었으나 올해 6월10일부터 7월 15일 사이에만 GBS 의심 사례가 130건이 보고되었으며, 이 중 44건이 확인됐다.

지난 2019년 페루에서는 거의 700건의 사례로 국가의 여러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전례 없는 GBS 발병을 보고한 바 있다. 2020년에는 전국적으로 총 448건의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주간 평균 11건이 보고되었다. 2021년에는 주간 평균 4건으로 총 210건이, 2022년에는 225건의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주간 평균 4건이었다.

페루 정부는 현재까지 예상치 못한 GBS 발생의 잠재적 원인은 조사 중이다. 주요 발생 지역은 리마(Lima), 라 리베르타드(La Libertad), 람바예케(Lambayeque), 카하마르카(Cajamarca), 피우라(Piura), 후닌(Junin) 주(州) 등이다.

가장 영향을 받은 연령대는 30세 이상의 성인(158건)이었으며 17세 미만의 어린이가 19%(44건)를 차지했다. 또한 보고된 사례의 절반 이상(133, 57.6%)이 남성이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길랑 바레 증후군은 말초신경과 뇌신경에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염증성 질환이다.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1~3주 전부터 경미한 호흡기계, 소화기계 감염 증상을 경험하며, 증상은 며칠 정도 지속되며, 증상이 가라앉은 후 수일~수주 사이에 신경염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캠필로박터균에 감염된 환자 1000명당 1명은 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미엘린 수초가 침범당하여 급성 근육 마비증인 길랑 바레 증후군이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다.

인구 10만 명당 1명 꼴로 발생하는 희귀병이며, 치명적인 결과를 포함하여 다양한 임상적 중증도의 드문 신경학적 장애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형태의 급성 이완 마비이며 운동 약화, 무반사(근육 반사 없음), 감각 이상 및 뇌척수액의 단백질 수치 상승(세포알부민학적 해리)이 특징이다.

아직까지 GBS의 원인을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 없으나 다만 세포-매개 면역 반응(cell-mediated immunologic reaction)과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길랑 바레 증후군의 원인 /이미지=서울아산병원

현재 GBS에 대한 알려진 치료법도 없다. WHO는 GBS 환자에 대하여 지지 치료, 집중 치료 및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용 가능한 대부분의 치료법은 증상을 관리하고 회복 과정을 지원하며 잠재적으로 질병의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20년에 독감 예방접종을 받으면 안 되는 사람들로 6개월 미만의 어린이와 독감 백신 또는 백신의 성분에 대한 중증의 생명을 위협하는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등을 포함해 길랑바레 증후군(GBS)이 있는 경우는 독감 백신을 맞으면 안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페루 보건부는 GBS는 제때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한 질병임을 언급하며 ▲비누를 이용하여 손 씻기, ▲위생적이지 않은 식당이나 장소에서 음식물 섭취 지양(예: 노점상 등), ▲과일 및 채소류는 섭취 전 반드시 세척, ▲다리나 팔 근육에 힘이 없는 느낌이 들면 즉시 가까운 보건시설을 방문 등과 같은 예방 수칙 및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주페루 대한민국 대사관은 지난 10일 페루 내 길랑-바레 증후군 확산 현황과 유의사항을 안내하며 "페루를 여행하시는 우리 국민께서는 위 예방 수칙을 숙지하시어 안전 여행 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