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워커 한정판에 사용된 '매연으로 만든 잉크'
포집된 매연에서 중금속 등 발암물질을 제거하고 탄소를 모아 활용
신용카드 인쇄나 길거리 예술, 옥외광고판 제작에도 활용

세계적인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Johnnie Walker)에서 독특한 한정판이 나왔다. 바로 '매연으로 만든 잉크'를 사용한 라벨이 담긴 제품이다.

'Keep Walking City Collection’ / 펜타워즈 홈페이지 갈무리
'Keep Walking City Collection’ / 펜타워즈 홈페이지 갈무리

'Keep Walking City Collection’으로 명명된 이 한정판은 5명의 디자이너가 흰색 세라믹 표면에 독특한 디자인으로 라벨을 꾸몄다. 6개의 도시(멕시코시티, 뉴델리, 바르샤바, 방콕, 이스탄불, 마드리드)를 독창적인 스타일로 표현했으며 병당 2500병만 제작되어 희소성을 더했다.

특히 관심을 끄는 여기에 사용된 잉크다. 바로 대기오염원에서 추출한 탄소를 이용해 만든 '에어 잉크(AIR-INK)'라는 사실. 이 아이디어는 지난 2013년 MIT 미디어랩에서 양초 그을음을 인쇄에 시도해 본 것을 계기로 실제화되었다.

미디어랩 출신 아니루드 샤르마(Anirudh Sharma)를 필두로 세워진 그래비키 랩스(Graviky Labs)는 '칼링크(Kaalink)'라는 수집 통을 이용해서 재료를 얻는다. 디젤발전기나 자동차, 오토바이의 배기관 등에 칼링크를 부착해서 매연을 수집한 뒤에 중금속 등 발암물질을 제거하고 탄소를 모으는 방식이다.

이렇게 모아진 탄소를 바탕으로 잉크와 페인트가 만들어지는데 이번 조니워커와의 협력 외에도 다양한 연계활동 꾸준히 진행해 왔다.

에어 잉크를 활용한 예술과 옥외광고 / 에어 잉크 홈페이지 갈무리
에어 잉크를 활용한 예술과 옥외광고 / 에어 잉크 홈페이지 갈무리

마스터카드(Mastercard)와 스웨덴 핀테크 업체 도코노미(Doconomy)와의 협력을 통해 생분해 가능하면서 에어 잉크로 인쇄된 카드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재밌는 것은 도코노미가 출시한 '두 블랙(Do Black)'이라는 카드는 결제 때마다 사용자의 탄소 배출량을 계산해서 사용한도를 제한하는 기능을 넣기도 했다는 점이다.

벽화와 옥외광고판을 위해 사용된 경우도 있다. 하이네켄(Heineken)과 함께 거리예술가들에게 광고와 벽화 제작을 의뢰해서 미술과 접목시켰는가 하면, 인도 델리와 뭄바이에서는 TED 전국 방송을 소개하는 거대 옥외광고판 제작에 활용되기도 했다.

에어 잉크 제품군 / 에어 잉크 홈페이지 갈무리
에어 잉크 제품군 / 에어 잉크 홈페이지 갈무리

에어 잉크는 일반인이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매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펜은 2mm·15mm·30mm·50mm 용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800g의 무독성 잉크(페인트) 형태도 구입이 가능하다.

홈페이지에 방문하게 된다면 미국 출신의 철학가이자 건축가 버크민스터 풀러(R. Buckminster Fuller)가 남긴 인상적인 문구가 눈에 띈다. “오염은 우리가 수확하지 않은 자원일 뿐이다. 우리는 그들의 가치를 몰랐기 때문에 그들이 흩어지도록 내버려 두었다.(Pollution is nothing but the resources we are not harvesting. We allow them to disperse because we’ve been ignorant of their value.)”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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