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동남아 등에서 다국가 임상3상...고려대 구로병원 등 14개 임상기관서 3상 수행
비교임상 승인...이미 허가된 백신 면역원성과 비교해 우월·열등하지않음을 보여주는 임상
재조합 백신 GBP510, 항원 노출 증가 기술 활용...항체 많이, 면역효과 높이도록 개발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국내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10종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재조합 백신인 'GBP510'이 3상 임상을 진행하게 됐다. 임상 3상은 치료효과를 탐색하는 2상 종료 후 많은 환자들에게 투여해 안전성과 치료효과를 확증하는 단계다. 

GBP510은 지난 1월 건강한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1상 임상시험이 진행됐고, 240명을 대상으로 2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나 1상에서 안전성과 면역원성이 충분히 나타나 3상 진입을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다.

10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세계적 항원디자인 연구소 미국 워싱턴대학(IPD)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GlaxoSmithKline(GSK)의 펜데믹 면역증강제(Adjuvant) 기술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1/2상 분석 결과에서 긍정적인 면역반응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GBP510에 대하여 국산 코로나19 백신의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프랑스 발네바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대조군으로 하는 비교임상(3상)을 승인받아 영국에서 임상을 시작한 바 있는데 비교임상 방식으로는 이번 승인은 세계에서 두 번째 사례다. 

비교임상은 시험백신의 효능을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이미 허가된 백신(대조군)의 면역원성과 비교해 대조백신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임상을 의미한다.

'GBP510'은 어떤 백신이며, 3상은 어떻게 진행되나.

식약처에 따르면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단백질을 주입하고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재조합 백신인 GBP510은 항원 노출을 증가시키는 기술을 활용해 항체를 많이 생성하면서 면역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임상 1/2상에서 고려대 구로병원 등에서 건강한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GBP510을 투여한 결과 면역증강제를 함께 투여한 투약군 전체에서 항체가 형성돼 중화항체 형성률 100%를 보였으며, 중화항체 유도 수준이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청 패널보다 5배~최대 8배로 나타났다. 

안전성에서 주사부위 통증과 피로, 근육통 등의 이상사례 외에 특별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생식발생 독성과 동물모델 공격시험 등 비임상시험 자료, 3상 시료 특성과 배치분석 결과 등 품질에 대한 자료도 검토했다고 식약처는 밝혔다.

국제백신연구소(IVI)가 GBP510의 글로벌 임상3상을 함께 진행하게 된다. 유럽과 동남아 등에서 다국가 임상3상을 진행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WHO PQ(Pre-qualification, 사전적격성평가) 인증과 각 국가별 긴급사용허가 획득 준비 절차를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고려대 구로병원 등 14개 임상기관에서 3상을 수행한다. 당국은 국내에서 임상3상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글로벌 결과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지원할 예정이다.

GBP510의 개발 비용은 국제민간기구인 빌&멜린다게이츠재단과 CEPI(전영병대비혁신연합)가 지원한다. 지금까지 최대 총 2억 1370만 US달러(한화 약 2450억원)의 자금을 지원해왔고 이 중 약 1억 7300만 US달러가 임상3상 등의 연구개발비로 활용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3상과 인허가, 연간 수억 회분 생산 규모의 상업 공정 개발 및 관련 원자재 도입, 변이주에 대비한 추가 연구 등에 연구개발비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신 효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 GSK도 협력해 단독 투여 시 보다 백신의 잠재적인 면역반응을 향상시키도록 설계된 GSK의 팬데믹 면역증강제 기술을 결합, GBP510의 임상3상을 진행하게 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주 연구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0 개발 기술로 변이주 항원을 활용한 임상을 연내 진행할 예정이고 GBP510 개발이 완료되면 백신 플랫폼으로 확보해 어떤 변이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식약처는 혈전증이나 면역혈소판감소증 등 자가면역질환자는 3상 임상시험에서 제외하도록 임상시험게획을 시정 승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안전성과 효과성이 담보된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해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되찾기 위한 전 세계의 노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1분기에 3상 임상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예측되며, 이후 허가 신청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진행 중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2021.08.10.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진행 중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2021.08.10.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이번 3상 승인 외에도 10일 기준 국내 개발이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은 ▲국제백신연구소의 INO-4800(1·2a상), ▲(주)셀리드의 AdCLD-CoV19(1·2a상), ▲진원생명과학(주)의 GLS-5310(1·2a상), ▲(주)제넥신의 GX-19N(1·2a상),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주)의 GBP510(면역증강제: 알루미늄, 1·2a상) ▲㈜유바이오로직스의 유코백-19(1·2a상), ▲(주)큐라티스의 QTP104(1상), ▲에이치케이이노엔(주)의 IN-B009주(1상) 등이다.

10일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국내 1차 접종자는 총 2137만여 명으로 인구 대비 접종률은 41.6%를 넘어섰다. 접종 완료 비율은 인구 대비 15.4%로 나타났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총 1540명이며, 위중증 환자는 전일 대비 12명이 늘어 총 379명, 사망자 수는 9명이 늘어 총 2134명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한 셀트리온이 흡입제형 렉키로나의 1상 임상시험계획을 호주에서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흡입형 약물의 호흡기로 전달 여부가 약물 입자의 크기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연구한 결과, 작년 10월에 흡입기를 통해 발생한 렉키로나의 에어로졸 입자 크기가 호흡기에 전달되기에 적합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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