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후 4개월 이상 어린이, 불면증과 피로·근육통·감기 같은 증상 흔해
영국, 12~16세 아동13%가 양성 진단 후 최소 5주 후에 증상 하나 이상 지속
러시아, 코로나19 감염 및 퇴원 후 아동의 4분의1이 5개월 이상 후에 증상 보여

지난 1일 동작구 보건소의 선별진료소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접수 및 대기 모습 ⓒ포인트경제
지난 1일 동작구 보건소의 선별진료소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접수 및 대기 모습 ⓒ포인트경제

15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수는 전일(1615명)에 이어 1600명을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4차 유행이 확산하고 있는 양상이다. 4월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된 코로나19 국내 예방접종은 이날 55~59세 연령층이 대상자로 예약을 마친 가운데 지금까지 우리나라 인구 30.8%가 1차 백신을 접종받았다.

정부는 8월부터 18~49세 접종을 계획해 왔는데 비교적 성인보다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알려진 젊은 층의 백신접종은 그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어린 연령층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늦추는 이유는 유전적으로 취약한 어린이의 경우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과 감염 확률과 심각한 증세가 성인보다 비교적 적다는 여러 분석 때문이다. 국내 19세 미만 확진자 중 사망 사례는 없지만, 현재 성인 먼저 예방접종을 진행 중인 많은 나라들에서 젊은 사람들의 감염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이스라엘 보건부는 12~15세의 젊은 층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접종을 승인한 국가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는 예방접종 비율이 높은 국가에서 경험하는 추세다. 새로운 감염의 비율이 점점 더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스라엘 성인의 대다수가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가운데, 7월 5일까지의 기간 동안 이스라엘의 새로운 covid-19 환자들 중 절반 이상이 19세 이하에서 발생했다. /출처=이스라엘 보건부, 네이처지 갈무리

일반적으로 아이들에게서 심각한 코로나19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두통이나 피로, 심장 두근거림과 같은 증상을 포함해 오랜 기간 동안 코로나19 증상이 발병한다는 점이 어린이 예방접종에 대해서 주목하는 지점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이들의 증상 조사

지난 14일 네이처지에 소개된 어린이의 코로나19 장기적인 증상 정량화를 처음 시도한 로마의 제멜리 대학 병원의 소아과 의사 다닐로 분센소는 2020년 3월부터 11월까지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6~16세 어린이 129명을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그들 중 3분의 1 이상이 감염 후 4개월 이상 경과한 후 한두 가지 증상이 지속하였고, 25% 이상이 3개 이상의 증상이 나타났다. 불면증과 피로, 근육통, 감기 같은 증상이 흔했으며, 이것은 장기간 코로나19를 앓고 있는 성인들에게서 볼 수 있는 패턴과 비슷했다. 또한 가벼운 초기 증상을 보이거나 증상이 없었던 어린이들도 이러한 장기적인 영향은 지속했다.

지난 4월 동료 검토 저널에 발표된 이 연구 결과는 불안해하는 부모들의 전화와 이메일을 폭주하게 했으며, 영국 국립통계국이 2월(4월에 업데이트)에 발표한 자료에서는 2~11세 아동의 9.8%와 12~16세 아동의 13%가 양성 진단 후 최소 5주 후에 증상이 하나 이상 지속한다고 보고했다. 러시아에서는 코로나19 감염 및 퇴원 후 조사를 받은 아동의 4분의 1이 5개월 이상 후에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코로나19에 걸린 어린이는 장기적인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네이처지 갈무리

성인 수치만큼 높지는 않지만, 이 수치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드레스텐 공과대학의 소아과 의사 야콥 아르만은 “어린이의 심각한 코로나19 증상이 성인보다 훨씬 드물어 대부분의 어린이가 장기적인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가정했기 때문에 이 수치가 여전히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10~15%의 어린이가 질병의 초기 중증도와 관계없이 결국 장기적인 증상을 보이게 된다면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있고, 이에 대한 연구는 꼭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가족 구성원이 코로나19로 인해 아프거나 죽어가는 것을 보는 트라우마와 같은 현상이 이러한 증상을 더 유발할 수 있어 인위적으로 장기적인 코로나19 추정치를 부풀릴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감염과 관련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명확한 통제 그룹이 필요하다.

2020년 5월 드레스텐에 있는 중학생들의 혈액 샘플을 채취한 아르만과 동료들은 올해 3월과 4월에 1500명 이상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수치의 차이는 별로 없었다고 한다.

5월의 또 다른 영국 연구에서는 1700명 이상의 학생 중 4.4%가 두통, 피로, 후각 상실과 같은 증상이 지속되었고, 1.6%는 최소 8주 동안 증상이 지속하였다고 보고했다. 6월 한 논문에서는 감염의 증거가 있는 어린이의 4.6%가 4주 이상 지속하는 증상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기도 했다.

아직 이러한 진단의 명확한 기준이 없어 코로나19 어린이의 장기간 증상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얻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증상을 감지하기 위한 설문조사는 일반적이며 범위가 너무 넓고 구체적이지 않은 점도 지적된다.

한편, 성인이 백신을 맞으면 어린이의 감염도 감소했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어린이가 감염의 저장소가 되거나 새로운 변이 출현의 잠재적 온상이 될 가능성에서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지금의 4차 유행의 확산세를 줄이면서 빠르고 순차적인 백신 접종으로 성인을 비롯한 어린이들까지 모두 접종받고 집단 면역의 날이 올때까지 함께 노력하며 인내하는게 필요하다.

코로나19, 안심할 수 있는 그날까지 우리 함께 버텨내요. 포인트경제가 응원합니다. ⓒ포인트경제CG
코로나19, 안심할 수 있는 그날까지 우리 함께 버텨내요. 포인트경제가 응원합니다. ⓒ포인트경제CG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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