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가 산업적 생산된 ‘트랜스지방’ 제거 최초 인증한 5개국은?

트랜스지방(TFA, ITFA, Industrially-produced Trans Fat Acid)의 해악이 처음 제기된 것은 70년대부터다.

지방산에는 동물성 기름(지방)인 포화지방산과 식물성 기름인 불포화지방산이 있는데 포화지방산은 심장병이나 비만 같은 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는 반면 불포화지방산은 혈관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식물성 기름인 불포화지방산에도 동물성 기름 못지않게 혈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지방산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것이 바로 트랜스지방산이다.

트랜스지방은 식물성 기름 등 액체 상태의 기름을 고체 상태로 바꾸는 과정에서 생기는 지방으로 마가린 또는 쇼트닝의 형태를 띠고 있다. 학계에서는 트랜스지방이 혈관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감소시켜 일반 지방보다 오히려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한다.

트랜스지방은 포화지방처럼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는데 혈관이 좁아지면 심근경색 협심증과 같은 관상동맥 질환과 뇌졸중의 위험이 높아진다.

맥도널드 등 전 세계의 패스트푸드 업체는 물론 과자, 시리얼, 도넛, 냉동 피자, 전자레인지용 팝콘 등 수많은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제품의 바삭함과 맛을 살린다는 이유로 트랜스지방을 사용하고 있다. 또 식물성 지방이 동물성 지방보다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일반 소비자들도 애용해 왔다.

WHO, iTFA 제거 위한 REPLACE 이니셔티브의 첫 5년간의 결과 발표

29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산업적으로 생산된 트랜스지방산 제거 과정을 검증하는 최초의 인증서를 5개국에 수여했다고 밝혔다.

바로 덴마크, 리투아니아,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등 5개국으로 이들 국가는 각각 적절한 모니터링 및 집행 시스템의 지원을 받아 산업적으로 생산된 트랜스지방산(iTFA) 제거를 위한 모범 사례 정책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WHO는 설명했다.

WHO에 따르면 2023년 말까지 전 세계 식량 공급에서 iTFA를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2018년 WHO의 야심 찬 목표는 달성되지 않았지만,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이 목표를 향한 놀라운 진전이 이루어졌다. 2023년에만 새로운 모범 사례 정책이 7개국(이집트, 멕시코, 몰도바, 나이지리아, 북마케도니아, 필리핀, 우크라이나)에서 발효됐다.

트랜스지방산은 산업적으로 생산되는 것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두 가지 형태로 발생하는 반고체 내지 고체 지방이다. TFA 섭취는 심장 마비 및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TFA에는 알려진 건강상의 이점이 없으며, iTFA가 많이 함유된 식품(예: 튀긴 음식, 케이크, 즉석식품)에는 설탕, 지방, 소금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다.

현재 총 53개 국가에서 식품 분야의 iTFA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범 사례 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며, 이는 불과 5년 전의 6%에 비해 37억 명, 즉 세계 인구의 46%의 식품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WHO는 이러한 정책은 연간 약 18만3000명의 생명을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다.

WHO 사무총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박사는 “우리는 많은 국가에서 식품 내 트랜스 지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한 것을 매우 기쁘다.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덴마크, 리투아니아,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태국에 축하를 보낸다. 우리는 다른 나라들도 그들의 선례를 따를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가장 수요가 많은 8개 국가에서 모범 사례 정책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면 전 세계 iTFA 부담의 90%가 제거될 것이며, 이는 우리 일생 동안 iTFA로 인한 사망이 없는 세상을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의미한다"

iTFA 제거 정책의 모범 사례 두 가지 옵션은 ▲모든 식품의 총 지방 100g당 iTFA 2g이라는 국가 의무 제한, ▲모든 식품의 성분으로 부분 경화유(트랜스 지방의 주요 공급원)의 생산 또는 사용을 국가적으로 의무적으로 금지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트랜스 지방의 공급원으로 인해 최적의 프로그램이 두 가지 정책을 모두 구현한다.

Resolve to Save Lives(생명을 구하겠다는 결심)의 사장 겸 CEO인 톰 프리든(Tom Frieden) 박사는 “트랜스지방 제거는 경제적, 정치적,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며 정부나 소비자에게 사실상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고 생명을 구한다. 이 유해한 화합물은 불필요하며, 그것이 사라지면 누구도 그것을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 WHO는 새로운 보고서를 통해 현재 트랜스 지방 섭취로 인한 관상동맥 심장질환 사망 추정 비율이 가장 높은 16개 국가 중 9개 국가에는 모범 사례 정책이 없다고 밝혔다. 이 9개 국가에는 대한민국을 포함해 호주, 아제르바이잔, 부탄, 에콰도르, 이집트, 이란, 네팔, 파키스탄 등이 꼽혔다.

WHO는 또한 원료 및 최종 식품 생산자인 식품 제조업체가 제품에서 iTFA를 제거하도록 권장한다. 또한 최근 전 세계적으로 iTFA를 식품에서 제거하는 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iTFA의 유해한 영향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여 심장병이 증가할 잠재적인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히고 있다.

iTFA를 없애는 것은 심장병을 예방하고 개인과 경제에 가해지는 의료 비용과 생산성 손실을 예방하는 강력한 방법이며, WHO는 국가의 노력을 지원하고 성과를 축하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TFA 제거 검증 프로그램의 다음 신청 주기는 2024년 3월에 시작되며 접수는 계속된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