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국내 다회용컵 전환은 2.5억 kg 탄소 절감해"
9만 2천대 이상의 내연기관 자동차가 배출 탄소 배출량
플라스틱의 생산단계 절감 없이는 플라스틱 오염 해결 어려워
한국 개선 비율이 타 지역대비 놓아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점 입증"

최근 그린피스는 일회용컵과 다회용컵 비교 보고서를 통해 국내에서 사용되는 일회용컵을 다회용컵으로 전환 시 연간 2억5천만kg 이상의 탄소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정도의 탄소 절감은 국내 환경을 어떻게 변화하고, 무엇이 필요할까.

'재사용이 미래다:동아시아 지역 다회용컵 및 일회용컵 시스템의 환경 성과 전 과정 평가(LCA) 비교' 보고서 갈무리 /그린피스 제공

7일 그린피스는 '재사용이 미래다:동아시아 지역 다회용컵 및 일회용컵 시스템의 환경 성과 전 과정 평가(LCA) 비교' 보고서를 통해 일회용컵에서 다회용컵 대여 서비스로 전환 시 생산부터 최종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비교했다.

다회용컵 대여 서비스란 재사용이 가능한 컵을 매장에 대여 및 수거해 주는 서비스

해당 연구는 한국(부산), 일본(도쿄), 홍콩, 대만 네 지역의 다회용컵 대여 서비스 업체가 참여했으며, 한국에서는 ‘그린업’이 데이터 제공에 참여했다. 일회용 시스템과 비교해 재사용 시스템의 환경적 이점들을 조명한 연구들은 다수 있지만, 유럽 중심의 연구가 대부분이며 동 아시아 지역에서 이와 같은 연구조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에서 다회용컵 대여 시스템에서 컵당 사용 기간을 3년으로, 연간 20회를 낮은 사용 빈도, 연간 60회를 높은 사용 빈도로 설정해 재사용 빈도수별 영향 효과를 비교했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연결되는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과 인체 독성, 물에 미치는 영향 등 16가지 항목을 분석했다.

그린피스 제공
일회용컵 시스템 대비 다회용컵 대여 시스템의 환경 성과 개선 비율 /그린피스 '재사용이 미래다' 보고서 갈무리

국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컵당 연간 약 20회를 사용하는 낮은 사용빈도에서도 환경 성과가 개선되었으며, 재사용 빈도 수가 높아질수록 환경 성과는 더 높은 비율로 개선됐다. 일회용컵과 다회용컵 시스템의 환경 영향 물질 총 배출량 차이는 생산 단계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는데, 이는 플라스틱의 생산단계에서의 절감 없이는 플라스틱 오염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항목별로는 화석 연료 고갈 항목에서 57.3%까지 가장 높은 비율로 환경 성과가 개선됐다. 특히 한국은 일회용컵을 만들 때 신재 플라스틱만을 원료로 허용하고 있어 개선 비율이 타 지역 대비 더욱 높았다. 대기질과 관련이 깊은 입자상 물질 형성 항목에서도 모든 사용 빈도에서 50% 이상의 높은 비율로 환경 성과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회용컵을 사용할 경우 환경영향 저감 /그린피스 제공

보고서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일회용컵을 다회용컵 대여 시스템으로 전환할 경우 국내에서만 연간 2억 5천만 kg 이상의 탄소를 절약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9만 2천대 이상의 내연기관 자동차가 배출하는 탄소 배출량과 같다. 또한 연간 180만㎥(세제곱미터) 이상의 물과 100만 배럴 이상의 석유를 절약할 수 있는 양이다.

다만 이 보고서는 다회용컵을 사용하더라도 세척이나 운송 등의 과정에서 환경 영향물질이 배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다회용컵 대여 시스템에서 부정적인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세제로 대체하고 운송에서는 내연기관차 이용을 줄여야 한다. 다회용컵 대여 시스템이 더 확산될수록 운송에서 발생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회용컵 /사진=그린피스
다회용컵 사용 /그린피스 '재사용이 미래다' 보고서 갈무리

"재사용 시스템 확대와 일회용 플라스틱의 단계적 퇴출이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입증한다. 국가적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포함한 일회용품 절감 정책에서 유예와 계도를 반복하고 계획의 번복하는 등 일관성 없고 퇴보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라며 "정부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근본 해결책 중 하나인 재사용 시스템의 정책적 도입을 추진해야 하며, 범 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서 플라스틱 생산 절감과 재사용의 목표가 설정될 수 있도록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지난해 11월 카페나 식당 등에서 일회용 종이컵 및 플라스틱 빨대 사용 등을 금지하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도입했고, 현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1년간 계도기간을 시행해 왔는데, 그 기간은 오는 23일 종료된다.

하지만, 지속적인 물가상승과 소비침체로 소상공인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회용품 사용제한까지 본격 시행되면 소상공인의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와 지적으로 환경부는 최근 "소상공인의 부담은 덜고 현장 수용성은 높인 '함께 웃을 수 있는' 일회용품 정책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포인트경제 김유정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