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권혁무 교수팀, 루푸스 발병 관련 톤이비피 단백질 작동 원리 규명
루푸스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단서 제시… Kidney International 게재

정확한 원인이나 예후 예측이 힘든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전신 홍반 루푸스)는 면역체계 이상으로 인해 피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기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며 관절염을 비롯해 신장이나 심장 손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

전신성 루푸스의 나비 홍반 /사진=Doktorinternet

최근 5년간 국내 루푸스 환자는 증가 추세지만, 근본적인 치료제가 부족해 새로운 치료제가 요구되어 왔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권혁무 교수팀은 연세대학교 신장내과 양재석 교수팀과 함께 ‘톤이비피(TonEBP)’라는 단백질이 루푸스와 신장염 발생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8일 전했다.

이번 연구는 신장병 관련 최상위 국제 학술지 Kidney International에 5월 5일 자로 논문명 'Macrophage transcription factor TonEBP promotes systemic lupus erythematosus and kidney injury via damage-induced signaling pathways'로 온라인 게시됐다.

1999년 권혁무 교수에 의해 처음 발견된 톤이비피는 신장에서 ‘고장성(Hypertonicity)’을 감지하고 이에 반응하는 전사를 일으키는 단백질로 알려졌다. 최근 연구에서는 면역대사 스트레스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다양한 염증성 질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 1저자 유은진 연구원, 권혁무 교수 /사진=UNIST 제공

이번 연구에서는 루푸스 신장염 환자의 신장에서 대조군 환자보다 톤이비피가 더 많이 발현되는 것이 확인됐다. 신장 내 세포뿐만 아니라 대식세포, T세포와 같은 면역 기능 유지에 중요한 세포에서도 같은 경향을 보였으며, 이렇게 증가된 톤이비피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 염증반응에 깊이 관여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톤이비피 단백질을 조절해 루푸스 발병과 신장 손상을 억제할 수 있다.

루푸스 신염 환자 신장조직 내 세포에서의 톤이비피 발현 : 루푸스 신염 환자와 대조군 환자의 신장조직 내 여러 가지 세포에서의 톤이비피 발현을 비교한 결과이다. 신장세포(상피세포-CK 양성 세포, 내피세포-CD31 양성 세포)뿐만 아니라 T세포(CD4 양성 세포, CD8 양성 세포)와 대식세포 (CD68 양성 세포, CD86 양성 M1세포)에서 톤이비피의 발현이 높은 세포들의 수가 루푸스 신염 환자에서 훨씬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UNIST 제공

연구팀은 골수성 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톤이비피를 줄인 동물실험에서 루푸스 발병과 신장 손상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톤이비피가 대식세포에서 식세포작용과 항원 전달을 통해 T세포의 분화를 조절하기 때문이라는 것.

식세포작용은 살아 있는 식세포가 몸 안에 있는 다른 세포나 입자들을 섭취하는 과정이다.

대식세포 내 톤이비피에 의한 루푸스 발병 작용 기작 /이미지=UNIST 제공

연구팀은 대식세포에서 사멸됐거나 손상된 세포에서 발현되는 손상연관분자패턴에 의해 톤이비피 발현이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식세포작용을 막아, 사이토카인 생성에 관여하는 엔에프-카파비와 인터페론조절인자를 제어해 다양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발현시킬 수 있다. 결과적으로 톤이비피를 줄이면 이러한 염증반응이 줄어들어 루푸스 발병과 신장 손상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권혁무 생명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톤이비피가 루푸스 발병 요인임을 확인했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발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단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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