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대표 과일로 빼놓을 수 없는 수박. 달고 시원해서 먹을 때는 참 좋지만 남는 껍질을 처리하는 게 은근히 번거롭다. 수박씨 같은 경우는 일반 쓰레기로 흰 부분을 포함한 껍질은 음식물 쓰레기로 구분해야 하는 데다 그 부피도 상당해서 처치하기가 곤란할 때가 많은 것이 사실.

하지만 수박의 흰 부분만 잘 활용해도 다양한 효용을 누릴 수 있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야 하더라도 최소한 잘게 써는 수고로움을 필요로 하는 만큼 수박의 흰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자.

수박 /사진=픽사베이

◆ 가장 쉬운 먹어서 처리하기

수박 흰 부분으로 김치를 만든다는 것은 꽤 알려져 있는 방법이다. 흰 부분을 무처럼 썰어서 소금과 양파를 넣고 고춧가루와 함께 버무리면 깍두기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 마찬가지로 얇게 썬 배추와 함께 섞어 물김치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분함량이 높기 때문에 여름에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반찬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흰 부분을 채 썰어서 미역과 무쳐먹는 다든지, 나물처럼 살짝 볶아서 참기름과 통깨를 곁들이면 그럴듯한 반찬이 된다.

수박 껍질로 만드는 차 일명 '수박 껍질차'는 몸의 부종도 빼주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주며 구강청결제로서도 기능한다. 만드는 법도 간단하다. 생수박 껍질이나 말린 수박 껍질을 뜨거운 물에 노란빛을 띌 정도로 우려내면 된다. 특별한 맛은 없기 때문에 꿀 또는 시럽 넣어 차로 마실 수 있고, 식혀서 가글하듯 사용하면 구내염 예방과 구취 제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피클이나 잼으로 만드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하다. 몸의 열을 제거해 주고 이뇨작용을 도와주는 등의 효과는 흰 부분을 섭취하면서도 볼 수 있다.

◆ 피부에 양보하세요

수박이 가지고 있는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은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미용 효과를 발휘하는 성분들이다. 그래서 여름에 피부가 그을려 아플 경우 수박 흰 부분으로 팩을 하는 것은 통증을 낮춰주고 회복을 도와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같은 이유로 미스트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흰색 속 부분을 잘게 썰어서 글리세린과 알코올 성분을 위한 소주(화이트 와인 또는 청주도 가능, 레몬도 몇 방울)를 섞어 냉장 보관한 뒤 3~4일 정도 뒤에 액체만 걸러내서 사용하면 천연 미스트가 된다.

흰색 속 부분을 강판에 갈아 팩 마스크에 흡수시켜 천연 마스크 팩으로 사용하는 것은 더 간편한 방법일 수도 있다. 한 유명 생활용품 숍에서는 'DIY 수박 미스트 만들기'를 프로모션한 적도 있다.

가스레인지 /사진=픽사베이

◆ 기름때 청소와 화분 영양소로도 가능

흰색 속 부분으로 지저분한 가스레인지나 프라이팬을 문질러보자. 기름때를 없애주는 것은 물론 흠집도 없이 청소가 된다.

전자레인지 청소에서 수박 껍질은 진가를 발휘한다. 빨간 과육 부분을 깨끗이 발라낸 상태에서 수박 껍질 몇 조각을 전자레인지에 몇 분간 돌려주자. 수분이 증발하며 생긴 수증기로 내부에 들러붙어 있던 찌든 때가 불러지고 잔잔한 수박 향이 남는다. 이 상태에서 수박 흰 부분(뜨거우니 조심)으로 전자레인지 구석구석 닦아주면 때가 쉽게 닦인다.

수박 껍질을 잘게 썰어서 화분 위에 올려놓으면 토양이 좋아지도록 하는 천연 비료로 효과를 낼 수 있다. 수분이 많은 만큼 수일 내로 마르고 얇아지며 흡수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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