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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와 화학] 겨드랑이 냄새는 왜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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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와 화학] 겨드랑이 냄새는 왜 날까?
  • 유민정 기자
  • 승인 2022.06.16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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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샘인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
겨드랑이 냄새 주범은 코리네박테리움 제로시스, 마이크로코커스 루테우스
남자와 여자는 겨드랑이 냄새가 다르다?
세계에서 한국인이 겨드랑이 냄새가 가장 덜 난다
겨드랑이 다한증, 취한증 진단과 치료·예방

고등학교 시절 다니던 동네 학원에는 살짝 톰 크루즈를 닮은 잘생긴 학생이 있었다. 모두에게 착하고 배려심도 많았던 그였지만 가까이에서 대화하기 힘든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시큼하고 코를 자극하는 독특한 냄새 때문이었는데 당시에는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아마도 취한증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몸 전체 피부에는 땀샘이 많다. 겨드랑이는 손바닥, 발바닥, 서혜부, 이마 등을 포함해 땀이 많이 나는 부위 중 하나다. 겨드랑이 냄새는 어떻게 나는 걸까.

땀샘,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

땀을 만들어내는 피부의 외분비선인 땀샘에는 에크린샘(Eccrine gland)과 아포크린샘(apocrine, 한선) 두 종류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인체정보에 따르면 에크린샘은 입술과 성기, 손톱, 발톱을 제외한 모든 부위에 분포하며, 겨드랑이에 집중되어 있다. 무색, 무취, 무미로 체온 조절과 노폐물 배출을 담당한다. 

땀샘 /이미지=서울아산병원

아포크린샘은 겨드랑이, 회음부(음부와 항문 사이의 부위), 안검부(눈꺼풀), 외이도(귀), 유두 주변, 배꼽 등에 분포하고, 겨드랑이나 회음부 등에 집중적으로 발달해 지방산과 유기물질을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아포크린샘의 분비가 정상적인 사람보다 과다하면 땀이 체표면으로 나와 피부에 서식하는 세균과 섞이게 되는데 이때 지방산과 암모니아로 분해되면서 냄새가 나게 된다. 땀은 피부에서 각질층을 악화시켜 세균 감염을 유발한다. 

존 엠슬리의 저서 〈멋지고 아름다운 화학세상〉에서 에크린샘은 1%의 나트륨과 칼륨염 용액을 다른 화학물질과 함께 배출하지만 냄새가 나지 않고 증발해서 체온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포크린샘은 단백질과 지방질을 함유하고 있어 더 복잡하게 섞인 땀을 방출하는데 여기에 스테로이드와 콜레스테롤이 포함되어 있다.

사춘기가 되면 호르몬의 작용이 왕성해져 활성화된다. 10세 전까지는 아포크린샘이 기능하지 않다가 심리적으로 민감한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내분비 기능 등에 따라 변화하는 것인데, 어린아이들의 땀냄새가 좋은 것은 그런 이유다.

땀은 세균이 서식하는 데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고 미생물이 천연 화학물질을 퀴퀴한 땀 냄새를 구성하는 불쾌한 냄새로 분해하는 것이다.

겨드랑이 냄새의 주요 원인인 '코리네박테리움 제로시스'(왼쪽-C. xerosis의 그람 염색 도말 준비 (x 1,000 배율)), 주사 전자 현미경을 사용해 시각화한 '마이크로코커스 루테우스'(오른쪽) /Vader1941, 미국 국립보건원 미생물 자원발표

겨드랑이 냄새의 주범은 코리네박테리움 제로시스(Corynebacterium xerosis), 마이크로코커스 루테우스(Micrococcus luteus)이다. 포도상구균도 기여한다. 팔 부분의 피부에 1제곱센티미터당 1000마리의 세균이 살고 있는데 겨드랑이 피부에는 천만 마리의 세균이 살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겨드랑이 냄새가 다르다?

겨드랑이 냄새는 사람마다 유전, 호르몬, 식단, 약물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다르며, 성별에 따라도 다르다. 그래서 일반적인 냄새는 없다고 한다.

남녀가 다른 냄새가 나는 것은 각각 땀에 들어있는 몇 가지 성분이 남성에는 있고, 여성에는 없기 때문이다. 남성의 겨드랑이 냄새는 시큼한 산 성분과 사향 성분(스테로이드형 분자 특히 안드로스테논), 톡 쏘는 성분(황 함유 분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염소 냄새 같은 암내를 내는 화합물은 4-에틸옥테인산인데 이런 화합물은 열을 주면 암컷 염소에게서 강한 반응을 일으켜 수컷 염소가 유인제로 이용할 수 있다.

사람의 땀 속의 스테로이드는 안드로스테논과 안드로스테놀인데 순수한 안드로스테놀은 역한 썩은 오줌 냄새가 난다고 알려져 있다. 황을 함유하는 분자에서 나오는 톡 쏘는 성분은 매우 소량 검출이 된다.

세계에서 한국인이 겨드랑이 냄새가 가장 덜 난다

한국인은 세계에서 몸 냄새가 덜 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이 배우자가 데오드란트와 같은 냄새 제거 제품을 쓸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6년 전에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한 연구에서 ‘ABCC11 유전자(ABC 수송체 유전자)’의 분포가 땀 냄새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한국인이 냄새가 가장 덜 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바 있다.

'Pharmacogenetics of human ABC transporter ABCC11: new insights into apocrine gland growth and metabolite secretion(인간 ABC 수송체 ABCC11의 약물유전학: 아포크린선 성장 및 대사산물 분비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 /Frontiers in genitics 갈무리
'Pharmacogenetics of human ABC transporter ABCC11: new insights into apocrine gland growth and metabolite secretion(인간 ABC 수송체 ABCC11의 약물유전학: 아포크린선 성장 및 대사산물 분비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 /Frontiers in genitics ⓒ케미컬뉴스CG

실험 참가자 중 G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겨드랑이 냄새를 촉진하는 아포크린(Apocrine) 분비가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A유전자는 아포크린 분비가 적었는데 한국인은 G유전자가 거의 없어 겨드랑이 냄새가 가장 덜 난다는 것이다.

겨드랑이 다한증, 취한증

일반적인 겨드랑이 냄새는 없지만 악취가 나는 경우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는데 감염의 징후일 수 있다. 아포크린샘의 분배액에서 비롯되는 질환인 취한증(Osmidrosis)은 암내, 액취증, 겨드랑이 다한증 등으로 불린다. 

땀이 많이 날 때 취한증은 심해지고, 요즘처럼 여름과 운동으로 땀이 날 때 냄새가 심해지기 때문에 정도가 심한 경우 주위 사람도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사회생활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사람의 후각은 쉽게 지치고 자신의 냄새에 금세 익숙해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자신에게 나는 냄새를 알아챌 수 있지만 점차 느끼지 못하게 된다.

겨드랑이 냄새 /사진=프리픽(benzoix)
겨드랑이 냄새 /사진=프리픽(benzoix) ⓒ케미컬뉴스CG

취한증 진단 기준은 ▲흰옷을 입고 생활하다 저녁에 겨드랑이 부분이 노랗게 변함, ▲겨드랑이 땀이 심해 항상 축축하게 젖어 있음, ▲귀지가 축축하게 젖어 있음, ▲가족력, ▲암내가 난나는 소리를 다른 사람에게 들은 적이 있음, ▲냄새로 인해 사회생활에 제한을 받음, ▲향이 없는 휴지를 양쪽 겨드랑이에 끼운 후 5분 후 냄새를 맡았을 때 역겨운 냄새가 남 등이다.

아포크린샘이 충분히 발달한 16~18세 이후에 수술하는 것이 재발률을 낮추는 데 좋은데 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 조기 수술도 가능하다. 취한증 수술은 절개 방법과 비절개 방법이 있으며 아포크린샘을 제거하게 된다. 새로 개발된 초음파 땀샘 흡입술로 아포크린 땀샘 세포를 없애는 방법도 있다.

겨드랑이 다한증은 땀 분비 억제를 위해 교감신경 절제술을 많이 시행하나 후에 합병증으로 다른 부위에서 다한증이 발생하는 보상성 다한증이 생길 수 있다.

다한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식단, ▲불안, 전염병, 질병, 폐경기, ▲사춘기, ▲호르몬 변화 등이 있다. 여성이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남성의 냄새를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와 남성은 배란 중인 여성의 체취를 더 기분 좋게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취한증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위생을 철저히 하고, 발한 억제제 사용, 겨드랑이 면도,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어 땀을 줄이는 것, 식단 조정 등이 필요하다. 주위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정도로 겨드랑이 땀 냄새가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케미컬뉴스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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