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사진=픽사베이
샤워기 /사진=픽사베이

샤워를 하다가 문득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든지 고민하던 문제에 대한 다른 시각이 생기는 경험을 해본 적이 몇 번쯤 있을 것이다. 실제로 창의성과 관련된 강연이나 연구에서도 제시되는 샤워와 아이디어와의 관계는 사실일까?

〈Wired to Create null (창의성을 타고나다)〉의 공동 작가이자 인지과학자인 스콧 배리 코프먼(Scott Barry Kaufman)은 자신의 연구를 바탕으로 72%의 사람들이 샤워를 하는 동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말한다. 독일의 욕실 및 주방설비회사 한스그로훼(Hansgrohe)의 의뢰로 8개국 18~64세 사이의 사람들 4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얻은 결과가 그의 주장의 배경이다.

"4천여 명 중 72%가 샤워를 통해 새로운 통찰력과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미지=pmmag

4천여 명 중 72%가 샤워를 통해 새로운 통찰력과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답변은 물론 18~34세 사이의 사람들은 문제 해결의 아이디어를 위해 샤워를 하기도 한다고 대답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코프먼은 "직장에 있을 때보다 샤워를 할 때 더 창의적이라는 것은 놀랍고 매력적이다. 이 결과는 창의적 사고를 위한 휴식의 중요성에 대한 기존 연구를 강화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저명한 신경 과학자인 하버드대 앨리스 플래허티(Alice Flaherty) 교수는 창의력을 발휘하는데 매우 중요한 성분으로 도파민(dopamine)을 꼽으며, 도파민이 더 많이 방출될수록 더 창의적인 상태가 된다고 말한다. 도파민은 우리가 기분이 좋고 편안함을 느끼는 상태에서 분비가 증가하는데 따뜻한 샤워나 적당한 운동, 집으로 돌아가는 운전 등을 대표적인 예로 꼽는다.

도파민 /이미지=픽사베이 ⓒ포인트경제CG

여기에 하버드대학의 연구원이자 심리학자인 셸리 카슨(Shelley H. Carson)은 적당한 산만함도 창의성을 촉발한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골몰하고 있던 문제나 새로움에 대한 집착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순간이 휴식의 상태가 되어 오히려 뇌가 연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하기 때문에 인지적 집중이 필요하지 않은 샤워시간도 대표적인 뇌의 자유시간이라고 덧붙인다.

모든 순간에 한결같은 에너지를 발휘할 수 없고 여백이 없는 활동에 창의성이 들어갈 자리는 없다. 긴장을 풀고 마음이 이완된 상태에서 도파민이 발휘되는 순간 창의성이 찾아온다. 자 그러면 이제 샤워기를 틀러가자.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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