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이전 영업 고시원 대상 간이 스프링쿨러 공사비 지원
고시원 750개소 중 585개소 설치 완료...나머지 '22년 6월까지 모두 설치

지난 2018년 11월11일 오후 화재가 일어난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앞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이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018년 11월9일 7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당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국일고시원 건물 3층에서 발생한 화재 이후 서울시는 고시원에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얼마나 설치됐고 이후 이런 화재는 감소한 걸까.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소방본부는 2019년 8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총 750개소 중 585개소에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를 지원했다. 

간이스프링클러는 화재가 발생하면 천장에서 소화용수가 자동 방수되는 설비로 상수도에 연결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수조나 펌스시설 등이 필요한 일반스프링클러보다 설치가 간편하고 공사비도 저렴하다. 

2020년 6월 소방시설법과 다중이용업소법 개정에 따라 고시원과 산후조리원은 2022년 6월 30일까지 간이스프링클러를 의무 설치해야 하며, 서울시는 나머지 165개소도 이 기간까지 설치 완료할 예정이다.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이후 화재 52.5% 감소

지난해 5월 서울 마포구 신촌역 인근 8층짜리 원룸텔 건물 6층서 발생한 화재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고시원 화재 건수는 총 28건으로 전년 59건 대비 52.5% 줄었다. 올해 인명 피해는 사망 1명, 부상 5명으로 전년 대비 1명 증가했고 올해 1월 한 달동안 고시원 화재가 4건 발생했지만 간이스프링클러 덕번에 화재가 초기 진압돼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 화재 원인은 부주의 13건, 전기적 요인 12건, 방화의심 1건, 기타 2건 순이며, 화재 발생장소는 고시원 방 내부 11건, 주방 6건, 공용부분 3건, 기타 8건 등이다. 

고시원 영업주에게 간이스프링클러 공사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서울시의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원사업은 2009년 7월 9일 이전에 영업허가를 받아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고시원 750개소가 대상이다. 사업 예산은 총 80억4800만 원이며, 지금까지 72% 집행됐다.

서울 성동구의 한 고시원에 설치된 간이스프링클러 /사진=뉴시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간이스프링클러가 고시원 화재의 피해저감에 효과가 큰 만큼 인명피해 방지를 위해 고시원 관계자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인천시는 지난 19일 고시원을 비롯한 지역아동센터와 학원 등 화재에 취약한 건축물의 화재안전성능을 내년 말까지 보강한다고 밝혔다. 스프링클러 설치를 포함해 피난계단, 방화문 설치와 외장재 교체 등 보강을 신청한 시설에 최대 2600만원을 지원하며, 보강 비용한도는 4천만원 기준이다. 올해 9억7천만원을 들여 화재 취약건축물 36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울산시도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하고 스프링클러가 미설치된 피난 약자 이용시설인 의료시설과 노유자시설, 지역아동센터, 청소년수련원 등을 대상으로 화재안전성능보강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소방청은 지난 23일 연중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봄철을 맞아 오는 3월 1일부터 3개월간 봄철 화재예방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약 계층 화재인명피해 저감과 건축물 안전, 산림화재 신속 대응 등의 안전대책이 추진된다. 또 코로나19 백신 생산 및 보관시설은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화재안전컨설팅을 월 1회 이상 실시하고 취약시간대 안전순찰을 강화한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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