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루키즘), 디지털 시대에 더 심해질 것"
왕따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시각적·가상적 세계에서 더 중요
신체적, 정신적 건강 돌보려면 완벽해지라는 압박감 줄여야

새해 결심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 중에는 운동, 체중 감량 등이 빠지지 않는다. 이는 자신의 신체 이미지 개선을 위한 결심인데, 영국 유고브(You Gov)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새해 결심 키워드는 4년 연속 3위권 안에 들어가 있다.

우리는 새해를 맞아 더 나은 삶을 위해 더 나은 신체를 갖는 것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왜일까?

체중계에 올라서는 사람 /사진=프리픽

워릭 대학교(University of Warwick) 연구원들이 수행한 연구에서는 우리는 시각적 문화와 디지털 문화가 점점 늘어나면서 우리의 외모가 우리 자존감에 내재되었다고 믿게 된 것을 짚었다.

외모지상주의. 영어로 '루키즘(Lookism)'이라고도 하는데 외모가 개인 간 우열과 인생의 승패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믿으며 집착해 사생활은 물론 사회생활 전반까지 좌우해 외모를 가꾸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운동을 더 많이 하고, 체중을 감량해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건강을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새해 결심을 세우지만, 이는 미용을 위한 경우가 많다

더 나은 것을 위해 내면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외모나 세상에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또한 판단하게 되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 등의 출현으로 우리는 소중히 여기는 것과 중요한 것이 최근 몇 년 동안 극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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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픽사베이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워릭 대학교 위도우스(Widdows) 교수는 이러한 자존감의 변화가 신체 이미지 불안의 확산을 초래했다고 말한다. 신체 이미지 불안이 어린 나이에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계속되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새해 결심은 지켜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안타깝지만 사실 새해 결심은 지켜지지 않을 때가 많다.

"우리는 살을 빼고 올바른 몸을 가질 수만 있다면 우리 삶의 다른 모든 것들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 아마도 우리는 더 나은 직업을 얻거나, 더 나은 관계를 얻거나,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몸의 변화는 환상에 불과하며, '더 나은' 신체는 이러한 것들을 전달하지 못하므로 선의의 결심은 결국 완전히 비생산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위도우 교수는 괴롭힘의 가장 흔한 형태인 외모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외모지상주의'라는 문구를 만들고 #Everydaylookism 캠페인을 시작했다.

#EverydayLookism 갈무리

그녀는 "이것은 왕따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외모 지상주의는 시각적이고 가상적인 세계에서 더 중요하다.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는 자기 표현과 정체성을 얽히게 하고 우리는 충분히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의 몸을 수정하고 이미지를 바꾼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한 사회로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돌보려면 완벽해지라는 압박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자신의 신체가 부족할 때 수치심을 덜 느끼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의 문화가 더 시각적이고 가상적이 될수록, 외모 지상주의는 더 심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디지털 시대에는 이미지가 항상 단어보다 더 크게 말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엔데믹 선언 이후 마스크를 벗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 외모지상주의 만연에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청소년기 신체 외모에 대한 평가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자아개념과 사회성 발달 등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본다.

지난해 100억뷰를 돌파한 웹툰 '외모지상주의' 박태준 작가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학창 시절 집도 가난하고, 왜소한 체격, 짧은 곱슬머리에 두꺼운 안경을 쓰고 구석에서 만화만 그렸죠. 괴롭힘도 당하고 설움도 느꼈다”라며 "훗날 외모가 아니라 자존감의 문제였다는 걸 깨달았다. 스스로 당당해야 남들도 나를 존중한다는 걸 알게 됐다. 내가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는 걸 만화로 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20년 한국갤럽이 우리나라 성인 1500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은 "인생에서 외모가 중요하다"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20년여 년간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우 중요하다'라는 응답은 1994년 42%에서 2004년 29%, 2015년 25%, 2020년 20%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성형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로도 알려진 바 있다.

과거 성형수술 경험과 고려 여부 조사 결과 /한국갤럽 갈무리

성형수술을 고려한 적이 있는 사람이 전체 성인의 12%, 고려한 적 없는 사람이 78%로 파악됐다(나머지 10%는 성형수술 경험자). 실제 성형수술은 하지 않았지만 고려한 적 있다는 사람은 남성(5%)보다 여성(18%), 저연령일수록(20대 18%; 60대+ 6%) 더 많았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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