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 자세에 따라 '고혈압' 판정 나올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 부적절한 측정 자세가 고혈압으로 잘못 분류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의료인과 환자들에게 필요치 않은 처방의 위험성과 정확한 혈압 측정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가족 및 지역사회 의학과 랜디 웩슬러(Randy Wexler)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정확한 혈압 측정 방법을 준수했을 때와 아닐 때의 혈압을 비교한 결과 측정 결과에 큰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고 지난 9월 영국 의학 저널 란셋(LANCET)에 발표했다.

미국심장협회와 미국심장학회에 따르면 정확한 혈압 측정 방법은 환자가 발을 바닥에 평평하게 놓은 상태에서 등을 의자 등받이에 붙이고 혈압 커프를 착용한 팔이 심장 높이로 지지되어야 한다.

웩슬러 박사는 대부분의 의료 전문가가 정확한 가이드 없이 혈압을 측정하는 것을 파악하고 이로 인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고혈압 치료를 받을 수 있음을 우려했다.

연구팀은 혈압 측정 방법을 준수했을 때와 아닐 때의 측정 혈압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18세 이상의 성인 참가자 150명이 무작위로 A(48명), B(49명), C(53명) 세 그룹으로 나뉘었다.

▲그룹 A는 높이가 고정된 테이블과 의자에서 혈압을 측정한 다음 자세를 조절할 수 있는 검사 의자에서 혈압을 측정했다. ▲그룹 B는 그룹 A의 역순으로 측정했다. ▲그룹 C는 검사 의자에서만 두 세트 모두 측정했다. 참가자들은 각 세트를 측정하기 전 휴식시간을 가졌다.

연구팀은 측정 결과를 취합해서 고정 테이블에서 측정한 세 번의 평균을 검사 의자에서 측정한 평균과 비교했다.

그 결과 고정된 테이블에서 측정한 혈압은 검사 의자에서 측정한 것보다 평균 수축기 혈압이 7mmHg 높았고, 평균 확장기 혈압은 4.5mmHg 높았다.

연구팀은 차이가 있을 것은 예상했지만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며, 실제로 이 차이가 정상 범위 내에 있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고혈압 환자로 잘못 분류할 만큼 크다고 결론지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 의학부 부교수인 조다나 코헨(Jordana Cohen) 박사는 "측정 오류로 혈압이 정상인 사람이 약물을 투여받으면 저혈압이 올 수 있다"며 부적절한 혈압 측정 방법의 위험성을 전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저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00mmHg 이하, 확장기 혈압이 60mmHg 이하인 경우를 의미하며 현기증, 두통, 불면증, 변비 등의 증상을 보이고 심하면 시력장애나 구역질, 실신 등을 일으킨다. 장소에 따라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코헨 박사는 의료 전문가들의 바쁜 일정을 알지만 "혈압을 정확히 측정하고 치료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며 경제적으로 현명하다"라고 말하며 의료 시스템은 이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지난 9월 영국 의학 저널 란셋에 'Comparison of outcomes for routine versus American Heart Association-recommended technique for blood pressure measurement (CORRECT BP): a randomised cohort study'(일상적인 혈압 측정과 미국심장협회가 권장하는 혈압 측정 기법(CORRECT BP)의 결과 비교: 무작위 코호트 연구)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다.

또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AHA 과학 세션 컨퍼런스에서 지난 11일 발표되었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