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증상-잦은 소변·잦은 갈증·잦은 공복감
다리 절단, 실명, 생명까지 위험한 합병증
전 세계 성인 5억 3700만 명, 국내에만 600만 명 이상인 당뇨병은 지역, 언어, 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하고 있지만, 특히 경계심이 약한 2030세대에게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국제 당뇨병 연맹(IDF)에 의하면 세계 당뇨병 환자는 2019년에서 2021년 사이에만 7360명이 증가한 5억 3700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성인 10명 중 1명 꼴인 셈이다.
600만 명을 넘어선 국내 당뇨 인구는 중년 이후 질환으로 알려진 것과 다르게 젊은 층 유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대 당뇨병 환자는 12만1568명으로 4년 전보다 25.5% 늘었고 20대는 이보다 더한 47%의 급격한 증가세를 보여 심각성을 더했다.
오는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대한당뇨병학회와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이 공동으로 ‘당뇨병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한국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3~30일까지 온라인 조사 마크로밀엠브레인을 통해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2030세대 응답자는 344명이었다. (표본오차는 신뢰 수준 95%에서 ±3.1%)
조사 결과 2030세대의 60% 가까운 응답자가 자신의 공복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와 함께 당뇨병의 중요한 진단기준 중 하나인 당화혈색소에 대해서는 76%가 몰랐고, 당뇨병 전단계도 54.2%가 모른다고 응답했다.
인식조사에서 2030세대는 대부분 당뇨병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적정 체중 유지나 규칙적인 식사·운동 등에 있어서는 개선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당뇨병은?
우리가 섭취하는 탄수화물은 인슐린에 의해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혈액으로 흡수돼 세포들에게 이용되어야 하는데, 이 기능에 이상이 생겨 포도당이 소변으로 넘쳐 나오게 되는 질환이 당뇨병이다. 진단상으로는 공복혈당 126mg/dL 이상, 당화혈색소 6.5%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병의 원인은 정확하게 규명되진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부모가 모두 당뇨병인 경우 자녀는 30% 비율로 유병 위험이 높아지며 환경적 요인으로는 ▲비만 ▲식생활(과식, 설탕 포함한 탄수화물·지방 과다) ▲운동부족 ▲스트레스 ▲감염증 ▲장기간 약물 사용(부신피질 호르몬제, 소염 진통제 등) 등이 있다.
특히 당뇨병은 중년 이후 발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앞선 조사 결과와 같이 나이와 관계없이 주의가 필요하다.
잦은 소변, 잦은 갈증, 잦은 공복감
당뇨병의 3대 증상은 잦은 소변, 잦은 갈증, 잦은 공복감이다. 혈당이 높아지면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가려고 하는데 다량의 물을 끌고 나가기 때문에 소변을 많이 보고 갈증이 따라오며 에너지로 이용되지 못한 포도당으로 인해 공복감이 심해져 점점 더 많이 먹으려고 한다. 그 외에도 체중 감소, 시야 이상, 더딘 상처 회복 등이 있다.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나뉘는데, 2% 미만을 차지하는 제1형은 주로 소아에게 급성 발병하며 인슐린의 절대 결핍으로 케톤산증에 의한 사망을 초래하기도 한다.
대부분 제2형인 한국인 당뇨병은 칼로리 과잉섭취나 운동량 감소, 스트레스 과다 노출로 인슐린 성능이 떨어져 발현된다. 절반 이상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증이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임상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조기발견이 어렵지만 초기에는 체중감량과 근육을 키우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다리 절단, 실명, 생명도 앗아가는 합병증
당뇨병은 합병증 예방이 중요하다. 일단 발현되면 삶의 질이 저하되고 대다수는 회복이 어렵거나 죽음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혈당성 혼수나 저혈당 증상, 케톤산혈증 등의 급성합병증과 심혈관계 질환, 동맥경화증, 고혈압, 뇌혈관 경색증, 만성 신부전, 피부질환 농피증, 구강질환, 망막병증(실명 위험) 등의 만성합병증이 있다.
또 흔한 합병증 증상으로 당뇨병성 족부병변을 통칭하는 '당뇨발'이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당뇨발'은 당뇨병 환자 4명 중 1명이 겪고 있으며 국제학회지는 당뇨발로 다리를 절단한 환자가 5년 내 사망할 확률이 68%에 달한다고 전했다. (고려대학교의료원 2019.07)
2030에겐 막연한 위험? 젊다고 안전하지 않아
원규장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은 2030세대가 당뇨병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조사에서 "젊은 세대의 당뇨병 심각성 인식은 높았으나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에 대한 인지율이나 관리 수칙 실천율은 낮게 나타난 점"을 짚었다.
이어 "2030세대가 질병 위험도가 낮을 것으로 여겨 당뇨병을 간과하기 쉽다며, 숨어있는 당뇨병 환자와 당뇨병 고위험군을 발견하기 위한 국가적 개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당화혈색소’를 추가하고 남녀 모두 35세부터 당뇨병 선별 검사 등을 받을 것을 제안했다.
또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에 청와대에서 '푸른빛 점등식'을 개최하여 국민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을 촉구하고, 젊은 당뇨병의 조기 발견과 관리를 위해 대국민 캠페인과 교육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케미컬뉴스 박찬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