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석유화학 수출 23% 감소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 71%... 전년 대비 약 16%p↓
플라스틱 규제 등 근본적 사업 혁신 요구받는 석유화학 업계
산업부, 주요 석유화학 기업과 민관 합동 비상대응협의체 출범식 개최

국제 유가상승과 수요 부진 등으로 수출과 생산 모두 부진함을 겪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상승이 나프타 구매 가격을 끌어올린데 반해 '에틸렌 스프레드(제품에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금액)'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를 원료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데 나프타 구매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글로벌 수요가 부진해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으로 제품을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가 나는 것이다.

석유화학 플랜트 /사진=픽사베이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 수출은 232억 달러(약 31조51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도 71%로 전년 대비 약 16% 포인트 줄었다.

플라스틱 규제까지 겹치면서 석유화학 업계는 최근 근본적으로 사업을 혁신해야 하는 어려움도 요구받고 있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고부가 제품 매출 확대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지만 단기간에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가 쉽지 않은 만큼 불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가전과 건설 등 전방산업의 계절적 성수기에 맞춰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어날 수 있고, 에틸렌 스프레드의 회복으로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실적 반등을 보일 수 있다는 낙관적인 관측도 있다. 중국 내 가전·자동차 산업에서 수요가 증가할 경우 글로벌 화학 시황 개선으로 한국 기업에게도 긍정적인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LG화학은 재활용, 바이오 소재를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고, 롯데케미칼은 불안정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신사업 경쟁력을 키우는데 힘쓰고 있다. 고부가 스페셜티, 친환경 소재, 전자소재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이 중 스페셜티소재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60%까지 확대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SK케미칼은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와 손잡고 순환 재활용 소재 화장품 용기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하반기 생분해성 NB라텍스 시제품을 하반기 출시하고 내년에는 식물성 원료 기반 '그린 NB라텍스'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위기 극복 위한 민관 합동 비상대응협의체 출범

정부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민관 합동 비상대응협의체를 출범시켰다. 20일 산업부는 장영진 1차관 주재로 주요 석유화학 기업과 석유화학협회가 참석하는 민관 합동 비상대응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출범식에는 롯데케미칼과 SK지오센트릭, S-OIL, LG화학, 한화솔루션, 한화토탈에너지스 등이 참석했다.

비상대응협의체는 수출 회복 및 위기상황 극복을 위한 대응방안을 민관이 함께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20일 서울 소재 호텔에서 열린 석유화학 민관합동 비상대응 협의체 발족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산업부와 참석기업들은 나프타 조정관세 영세율 적용등 비용 절감 방안, 고부가 및 친환경 제품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고도화될 수 있도록 ▲첨단소재 해외 원천기술 확보 ▲대형투자 사업 적기준공 ▲탄소 저감 및 플라스틱 친환경 전환 방안을 논의하고, 석유화학 산단의 안전관리 강화 방안과 수출 전망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산업부 장영진 1차관은 "현재 업황 부진이 경기 변동적인 요인과 구조적인 여건 변화에서 함께 기인한 만큼 단기적인 위기 극복 방안 외에도 우리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인 혁신 방안을 장기적인 시각에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앞으로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기업과 함께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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