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 간염, 혈액매개감염으로 전파
"이집트, C형 간염 환자 87% 진단... 진단받은 사람 93%에 완치 치료 제공"
한국, 2040년에야 간신히 C형 간염 종식이 가능하다는 예측
국내 C형 간염, 2017년 6월~12월 6396건, 2018년 1만811건, 2019년 9810건 신고
마약사범과 재소자들 C형 간염 유병률인 HCV 항체 유병률 50%에 육박
최근 5년간 재소자 중 C형 간염 발병률은 A형이나 B형 간염 발병률보다 최대 47배 높아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 감염에 의한 급성 및 만성 간질환이며, 제3급 감염병이다.(질병관리청)

C형 간염 /질병관리청

전 세계적으로 약 6천만 명이 만성 C형 간염에 감염되어 있지만, C형 간염에 걸린 사람 5명 중 4명은 자신이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치료하거나 완치하지 않으면 감염으로 인해 간 질환과 암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혈액매개감염으로 전파되며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 또는 혈액제제의 수혈이나 장기이식, 주사용 약물남용 및 주사기 공동 또는 재사용, 불안전한 주사나 의료시술, C형 감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주사기나 바늘에 찔리는 경우, 오염된 기구를 이용한 문신 및 피어싱 시술, 감염자와의 성접촉, 감염된 산모로부터 신생아로의 수직 감염 등이 주된 감염경로다.

백신은 없지만 8~12주 동안 지속되는 매우 효과적이고 치유력이 있는 단기 치료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이집트, WHO에 C형 간염 퇴치 '골드 티어' 인증받은 최초의 국가가 되다

9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집트가 C형 간염 퇴치를 위한 전례 없는 진전을 이룬 '골드 티어(gold tier)'를 달성한 최초의 국가가 됐다고 밝혔다.

'이집트는 C형 간염 제거 경로에 대해 WHO의 인증을 받은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튀르키예 국영 통신사 'Anadolu Agency' 갈무리

골드 등급을 달성한다는 것은 이집트가 C형 간염 전염병을 종식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새로운 C형 간염 감염 및 사망자를 감소시키는 프로그램적 요구 사항을 충족했음을 의미한다.

WHO는 이집트는 C형 간염 환자의 87%를 진단하고 진단받은 사람의 93%에게 완치 치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C형 간염 환자의 최소 80%를 진단하고 진단받은 사람의 최소 70%에게 치료를 제공한다는 WHO 골드 등급 목표를 초과한 수치라는 것.

WHO 사무총장인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박사는 “이집트가 C형 간염 발병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10년 이내에 제거 경로에 도달한 것은 정말 놀랍다”라고 말했다.

“이집트는 현대적인 도구를 사용하여 무엇을 달성할 수 있는지, 감염을 예방하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이러한 도구를 사용하겠다는 최고 수준의 정치적 의지를 보여주는 세계의 예다. 이집트의 성공은 우리 모두에게 C형 간염을 모든 곳에서 퇴치할 수 있는 희망과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이집트는 단 10년 만에 C형 간염 유병률을 10%에서 0.38%로 줄임으로써 세계에서 C형 간염 발병률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에서 가장 낮은 곳 중 하나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국가 예방 및 치료 프로그램을 강화해 온 이집트는 2006년에 국가는 국가 간염 대응을 감독하고 주도하기 위한 거버넌스 구조인 바이러스성 간염 통제를 위한 국가위원회를 설립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C형 간염에 대한 무료 검사와 치료를 제공하는 C형 간염 근절을 위한 전국적인 캠페인을 시작해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치료하고 4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치료하고 있다.

WHO는 현지에서 제조된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캠페인의 놀라운 성공의 핵심 요소로 치료를 ​​받은 사람들의 C형 간염 치료율은 99%였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성 간염 제거 및 제거 경로에 대한 국가 검증을 위한 2023 WHO 지침에 따르면 국가는 관련 목표 달성을 기반으로 제거 경로에 대한 골드, 실버 또는 브론즈 등급에 대한 전체 검증을 신청할 수 있다. 이집트는 검증을 신청하고 제거 경로에서 골드 등급 상태를 획득한 최초의 국가로 2030년 이전에 모든 제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이 잘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은 어떨까?

한국은 C형 간염 후진국이다. WHO가 2030년까지 C형 간염을 종식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미국, 유럽, 일본, 대만 등은 목표 달성 가능 판단이 나온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2040년에야 간신히 C형 간염 종식이 가능하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과거에 수혈이 감염의 주요 원인이었으나, 헌혈자 선별검사 후 감소하여 2005년 이후 수혈로 인한 감염사례는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C형 간염은 유병률이 절대 낮은 질환이 아니다.

C형 간염의 국내현황 /질병관리청

2017 국민건강통계 자료(2013-2017년)에 따르면 2017년 6월부터 12월 6396건, 2018년 1만811건, 2019년 9810건으로 신고되었다. 국내 만 10세 이상 C형 간염 항체 양성률은 남녀 각각 0.7%였고, 연령이 높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마약사범과 재소자들은 C형 간염 유병률이라 볼 수 있는 HCV 항체 유병률이 50%에 육박하고, 일반인보다 C형 간염 유병률이 수십 배 높다. 대한간학회 통계에 따르면, 2007~2010년 국내 318명의 정맥주사 약물남용자의 HCV 항체 유병률은 48.4%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C형 간염 항체 양성률이 2020년 기준 0.75%(남자 0.75%, 여자 0.76%)와 비교하면, 마약사범의 C형 간염 비율은 일반인보다 65배 높다.

마약사범은 많은 사람이 지역사회 C형 간염 주요 전파자로 알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나 북한이탈주민보다도 C형 감염 유병률이 높다. 외국인 근로자 건강검진 결과를 보면, 새로운 유입 인구의 HCV 항체 양성률은 1.8~2.6%로 집계된다.

헬스조선에 따르면 법무부의 '2018~2022년도별 전체 재소자 수 중 바이러스성 간염 발병자(보균자) 수' 통계에서 최근 5년간 재소자 중 C형 간염 발병률은 A형 또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발병률보다 최대 47배 높다. 2018년 기준 A형 간염 환자는 1명, B형 간염 환자는 9명이었으나 C형 간염 환자는 47명이었다.

A형 간염환자는 2021년부터 0명을 유지하고 있고, B형 간염 환자 수는 3~11명을 오갔으나 2022년 현재 11명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C형 간염 환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2019~2021년 12명까지 감소했다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2022년 58명으로 급증했다.

한편, 대한간학회를 주도로 2017년부터 시작된 C형 간염 국가검진 포함 여부를 두고 보건복지부는 올해 말 결론을 도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되기 위한 구성 요건인 비용 대비 효과성은 만족한 만큼 학회는 국내 유병률 조사를 통해 질병의 위중성과 사회적 영향 관계 등을 적극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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