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반도 2.0규모 이상 지진 발생 56회..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 아냐
1988년 내진설계 건축법 규정.. 2017년부터 2층 이상 신축 건물 대상
작년 말 기준 국내 내진 확보 건축물은 13.4%
내진설계 이행여부와 보강공사에 대한 감독 필요

GS건설이 보여준 인천 검단신도시아파트 문제로 인해 건축물 안전에 대한 불신이 급격히 퍼져가는 상황이다. 설계·감리·시공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부실이 드러남에 따라 이제는 비단 GS건설뿐이겠냐부터 그 범위에 대한 의구심마저 갖게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진설계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의문이 들게 된다.

기상청 날씨누리를 보면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2.0규모 이상의 지진은 56회(7월 9일 기준, 우리나라 지역은 43회) 발생했다. 2016년~2018년 사이에 지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뒤 횟수가 잦아든 상황이었지만, 최근 5년간을 놓고 봤을 때 올해 지진 발생 횟수는 높은 편이다. 특히 올해 4월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해역에서는 일주일 사이에 10번의 지진이 발생했고, 이후에도 8차례에 걸쳐 지진이 이어졌다.

최근 10년간 지진 발생 횟수 / 기상청 날씨누리 갈무
최근 10년간 지진 발생 횟수 / 기상청 날씨누리 갈무리

지난해 10월 충북 괴산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한 것도 주목해 봐야 한다. 계기 지진관측 이래로 38번째로 큰 지진이자 2017년 포항 지진 이후 내륙에서 발생한 가장 큰 지진이었는데, 그 위치가 내륙 한가운데라는 데서 오는 불안감은 남달랐다. 올해 4월 옥천 지진과의 관련성은 전문가에 따라 의견이 갈리지만 결국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평가에는 대체적으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내진설계 건축법이 규정되었지만 2005년까지 6층 이상 건축물만을 대상으로 했다. 이후 2015년에 3층 이상, 2017년 이후에 2층 이상(연면적 200㎡ 이상, 높이 13m)으로 강화됐는데, 이는 신축 건물을 대상으로 할 뿐 기존 건축물에 대한 소급적 용은 되지 않았다.

올해 2월 국토교통위원회 김선교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건축물 내진 확보 현황'을 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전체 건축물 735만 6214동 가운데 내진 확보가 된 건축물은 98만 4502동으로 13.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2월 광주전남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서는 2022년 6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건축물의 내진설계 비율이 전국적으로 15.3%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높은 경기가 23.7%고 전남지역은 9.5%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보이고 있다.

전국 건축물 내진설계 현황(2022년 6월 기준) / 광주전남연구원 제공
전국 건축물 내진설계 현황(2022년 6월 기준) / 광주전남연구원 제공

신축 건물에만 의무적으로 적용된 만큼 내진설계 비율이 낮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번 부실공사 건을 보고 있자면 내진설계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특히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내진 보강 설계가 요구되는데 이 역시 문제점을 자주 드러내고 있다. 2021년 세종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세종시에 있는 도로·교량 등 222개 공공시설물 보강 공사가 제대로 된 내진설계 검증 없이 시공된 점이 지적되었는가 하면, 2019년에는 서울시 내 교량 내진 보강 설계 부문에서 부실시공이 대거 적발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2035년까지 전국 공공시설물 내진율 100%를 달성하겠다고 밝히고 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의 공공시설물 내진율을 현재 93%에서 2030년까지 100%로 끌어올리겠다"라며 선제 대응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여기에는 민간분야의 보강 촉진도 함께 되어야 한다는 것과 제대로 된 이행을 위한 감시도 요구된다는 점이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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