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젊을 때보다 혈류 내 타우린 수치 감소
타우린 섭취한 동물과 벌레 - 면역·건강 향상, 수명 연장
사람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 데이터 부족하지만 기대

에너지드링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타우린'이 노화 방지와 수명 연장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가 등장했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타우린 성분은 정말 우리가 더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는 비책이 될 수 있을까?

나이 든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노인 / 사진 출처 - 프리픽

8일 사이언스(science.org)에 실린 논문에는 '노화의 원인인 타우린 결핍'에 대한 연구를 다루고 있다. 컬럼비아 연구진이 주도하고 세계 수십 명의 노화 연구자가 참여한 이 연구는 타우린 보충제가 벌레, 생쥐, 원숭이의 노화 과정을 늦추고 건강한 수명을 최대 12%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책임자인 컬럼비아 대학의 유전학 및 발달 조교수인 비제이 야다브(Vijay Yadav)는 '타우린이 만약 노화의 과정을 조절하고 있다면, 혈류의 타우린 수치가 전반적인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에너지드링크 성분으로 익숙한 타우린(Taurine)은 아미노 술폰산이라는 화학 물질의 일종으로 신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육류와 생선 및 달걀에서 흔히 발견된다. 보디빌더와 운동선수들은 체온 조절과 근육 피로를 덜기 위해 타우린을 섭취한다.

그 외에도 타우린은 세포 내 칼슘 향상성을 조절해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신체의 담즙산을 처리하며 체액, 염분 및 미네랄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타우린 결핍은 눈 손상, 만성 간 질환을 유발한다고 한다.

노화의 원인인 타우린 결핍 / 사진 출처 - 사이언스
노화의 원인인 타우린 결핍 / 사진 출처 - 사이언스 (science.org)

연구진은 먼저 생쥐, 원숭이, 사람의 혈류에서 타우린 수치를 조사하여 나이가 들면 타우린 양이 크게 감소한다는 것을 알았다. 예를 들어 사람의 경우 60세가 되면 5세일 때보다 타우린 수치가 약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연구진은 14개월(사람 기준 약 45세) 된 생쥐와 15세인 원숭이에게 각각 타우린 용액과 대조군 용액을 먹였다. 그 결과 타우린을 섭취한 동물이 대조군에 비해 거의 모든 면에서 더 건강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타우린을 섭취한 암컷 쥐(폐경기 쥐에서도)는 노화와 관련된 체중 증가 억제, 에너지 소비 증가, 뼈 질량 증가, 근지구력과 근력 개선, 우울증과 불안 감소, 인슐린 저항성 감소뿐 아니라 젊어 보이는 면역 체계를 촉진했다.

타우린을 섭취한 원숭이에게도 유사한 건강 효과가 나타났다. 체중 증가 예방은 물론 공복 혈당과 간 손상 지표를 낮추고 골밀도를 높이고 면역 체계의 건강이 개선되었다. 놀라운 점은 타우린을 섭취한 쥐와 원숭이 모두 수명이 10~12%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진이 하등 종에게 적용했을 때 타우린의 긍정적인 효과는 벌레에게는 통했지만 효모에는 반응하지 않았다.

타우린이 영장류의 건강 기간에 미치는 영향 / 사진 출처 - 사이언스 (science.org)
타우린이 영장류의 건강 기간에 미치는 영향 / 사진 출처 - 사이언스 (science.org)

CNN은 이 연구에 대해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함을 지적한다. 8일 기사에서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의 역학 및 영양학 교수이자 하버드 의과대학의 의학과 교수인 월터 윌렛 박사는 '타우린 섭취를 위해 동물성 식품을 더 많이 섭취하면 해로울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연구는 흥미롭지만 아직 인간에의 적용은 갈 길이 멀었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단일 아미노산을 장기 복용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로체스터 대학의 건강 사전에 의하면 타우린과 같은 단일 아미노산 보충제를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질소 균형이 무너져 신진대사 효율이 감소하고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모유 수유 시 피해야 하고 혈압강하제나 리튬을 복용하는 사람도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연구진은 타우린 보충재가 연구에서처럼 인간에게도 적용되는지 아직 모르지만, 60세 이상의 유럽 성인 1만 2천 명을 조사했을 때 타우린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 더 건강했으며 비만과 고혈압 및 염증 수치가 낮았다고 전했다. 야다브는 '이것이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타우린 결핍이 인간의 노화에 기여할 가능성과 일치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 데이터의 필요성에는 동의했다.

월터 윌렛 박사의 말대로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새로운 노화 방지 비법에 '타우린'이 고려될 가능성은 열린 듯하다. 그들의 다음 걸음을 기대해 본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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