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 상태로 냉각되면 노란색, 온도가 낮아지면 주황색 빛
WHO, "라돈은 폐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
라돈 농도는 베크렐(Bq)이나 피코퀴리(pCi)로 사용

화학의 가장 기본적인 원소와 우리 생활과의 연관된 이야기들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원소의 개수가 118개라고 하니 앞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기대해주세요. [편집자주]

2018년 8월 충남 천안시 대진침대 본사 앞마당에서 라돈이 검출된 침대 매트리스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뉴시스

지난 2018년 국내에서 '라돈 침대' 사태로 인해 많이 알려진 발암물질 라돈에 대해서 알아본다.

라돈은 비활성 기체로 분류되며, 주기율표에서 제로 가스 그룹에 마지막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기호 Rn, 원자 번호 86번이다. 라돈이라는 이름은 처음에 니톤(niton)이라고 불리었는데, 빛을 의미하는 라틴어 '니텐스(nitens)'에서 유래됐다.

주기율표에서 라돈(Radon, Rn) /PubChem 갈무리

마리 퀴리 부부가 1898년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하고 라듐에서 방사성을 나타낸다는 것을 알아냈으며, 1년 후인 1900년 독일의 화학자 프리드리히 에른스트 도른이 라듐의 붕괴 사슬을 연구하던 중에 기체 방사성 물질을 발견했다. 1908년에 렘세이와 그레이가 원소를 분리하고 밀도를 결정해 가장 무거운 것으로 알려진 가스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상온에서 라돈은 무색, 무취의 방사성 가스로 가장 일반적으로 알파 붕괴를 통해 발생하는데 알파 붕괴에 의해 생성되는 알파 입자가 쉽게 멈출 수 있기 대문에 큰 방사선 위험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 가장 안정적인 동위원소인 라돈 -222는 반감기가 약 3.8일이며, 알파붕괴를 통해 폴로늄 -218로 붕괴된다. 상대적으로 반감기가 짧지만 라돈은 먼지 입자에 모이고 흡입될 수 있는 수명이 긴 고체 방사성 원료로 붕괴된다. 

라돈은 가스이기 때문에 쉽게 들이마실 수 있고 살아있는 조직이 직접 방사선에 노출된다. 이런 이유로 가정에 존재하는 라돈의 양에 대한 우려가 있다. 지하의 라듐, 토륨, 우라늄 광석의 붕괴로 인해 집으로 스며들며 위치에 따라 크게 다르다. 평균적으로 지구의 대기는 라돈이 0.0000000000000000001%다.

라돈은 고체 상태로 냉각되면 노란색으로 빛나며, 온도가 낮아지면 주황색 빛으로 변한다. 라돈은 물에서도 발견된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다른 방사성 물질과 마찬가지로 라돈은 취급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공기 중의 먼지에 모아지고 흡입에 의한 위험이 존재한다.

라돈의 노출로 인한 위험은 어느 정도일까.

폐암 사망자의 주요 원인, 라돈의 노출

연간 라돈 관련 폐암 사망에 대한 EPA 추정치와 다른 암과의 비교 그래프 / 자료출처=미국 환경보호국(EPA) ⓒ포인트경제CG

라듐과 토륨, 액티늄이 저장되어 있는 곳에서는 위험 요소의 축적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환기가 필수다. 우라늄 광산의 건강상 고려 사항으로 라돈의 축적이 포함되어 있다.

실외에서의 라돈은 매우 낮은 농도이며, 빠르게 희석되어 일반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라돈의 농도는 실내와 환기가 잘되지 않는 공간에서 훨씬 더 높아진다. 광산, 동굴, 수처리 시설 등도 높은 수준의 라돈 농도가 발견된다. 

학교나 사무실과 같은 건물에서 라돈의 수준은 다양하며, 무의식적으로 매우 높은 라돈 수준에서 생활하거나 일할 수도 있다. 폐암으로 인한 많은 사망자가 라돈의 노출에 의한 것이며, 미국에서는 가정 내 공기가 4pCi/l을 초과할 경우 시정 조치를 권장하고 있다. 

200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이 전 세계적으로 폐암의 최대 15%를 유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폐암 발생률을 줄이기 위해 WHO는 국제 라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WHO의 방사선 및 환경 보건부 마이클 레파콜리 박사는 "라돈은 전 세계 인구가 쉽게 감소시킬 수 있는 건강 위험 물질이지만 지금까지 광범위한 관심을 받은 적이 없다"며 "우리 가정 내의 라돈은 전리 방사선에 대한 주요 노출원이며, 많은 국가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방사선원에 대한 일반인 노출의 5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전 미국외과의장 리차드 카모나는 매년 2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라돈과 연관된 폐암으로 사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WHO에 따르면 라돈은 국가 평균 라돈 수준과 흡연 유병률에 따라 한 국가에서 모든 폐암의 3~14%를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흡연자는 특히 라돈과 흡연과의 시너지 효과로 폐의 위험이 더 높다. 실제로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라돈의 위험이 25배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래서 유럽의 많은 국가와 미국, 중국에서는 새 건물에 라돈에 대한 보호 조치를 포함하는 것이 건축법에 포함되어 있다.

라돈의 측정 단위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라돈 농도는 베크렐(Bq)이나 피코퀴리(pCi)로 표현하는데 베크렐은 방사설 물질 국제표준 단위이고, 1초에 방사선 1개가 핵에서 한번 방출되는 것이며, 1초 동안 하나의 방사성 붕괴가 일어나는 양을 의미한다.

그러나 1베크렐은 너무 작은 양이라 그다지 널리 사용되지 않으며, 대신 마리 퀴리의 이름을 딴 퀴리(curie, Ci)라는 단위를 더 많이 사용한다. 라듐은 방사능이 매우 강해 1퀴리는 매우 큰 방사선량을 나타낸다. 일반적인 수준의 방사선량을 나타낼 때는 밀리퀴리(mCi), 마이크로퀴리(µCi), 나노퀴리(nCi), 피코퀴리(pCi) 등을 사용한다.

공기 중의 라돈의 농도는 Bq/㎥이나 pCi/L로 표시하는데, 1 pCi/L 는 37 Bq/㎥ 에 해당하는 농도다.

'환경과 생활 속의 화학'에 따르면 실험실에서 일하던 사람이 100mCi(밀리퀴리)에 해당하는 양의 방사성 물질을 바닥에 흘렸다면 심각한 사고로 판단하고 정화 작업을 수행하지만, 100µCi(마이크로퀴리) 정도의 방사성 물질 누출은 위험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

예를들어 체르노빌 원자역 발전소 폭발 당시 대기 중으로 배출된 방사능 물질의 양이 1~2억 퀴리였다고 한다. 1~2억 퀴리는 1~2억 그램의 라듐에 해당한다.

가정용 라돈 테스트기 /사진=픽사베이

국내에서는 환경부가 실내 공기질 관리법에 의거해 공동주택을 포함해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실내 라돈 농도 권고 기준을 148 Bq/㎥로 규정 관리하고 있다. 신축 공동주택의 경우 주민들이 주택에 입주하기 이전에 시공자가 실내 공기질의 수치를 측정해 공고·게시해야 하는 의무적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적으로 라돈에 대한 상세사항을 갖추지 못하였고, 제품 속의 방사성 물질에 대한 검출량 기준치는 톨루엔이나 폼알데하이드 등 방사선 물질의 검출량 기준치만 있고 라돈은 포함되어 있지 않는 등 강압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