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노벨상 수상자는 989명 중 과학상은 636명
노벨상 받은 여성은 총 60명...이중 노벨과학상 수상 여성 24명
여성과학자들은 수가 왜 이렇게 적을까...여성 과학자들이 마주하는 도전
UNIST-WISET, 국내 '제1회 미래 여성 과학자 포럼' 열어
국내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2001~2021년까지 총 62명 수상자 배출

1901년 노벨상이 처음 제정된 이후 올해까지 전 세계적으로 노벨상 수상자는 989명이며, 이중 노벨과학상(물리학, 화학, 의학) 수상자는 636명이다.(The Nobel Prize)

세상을 바꾼 여성들 /The Nobel Prize 갈무리

지금까지 노벨상을 받은 여성은 총 60명이다. 2014년 기준 노벨과학자상 567개 중 여성과학자는 16명뿐이었고, 2018년도에는 55년 만에 노벨 물리학상과 노벨 화학상에서 동시에 여성 수상자가 나와 화제가 됐다.

1901년부터 2022년까지 총 60명의 여성이 노벨상을 수상했다. /The Nobel Prize 갈무리

2020년 에마뉘엘 샤르팡티에(Emmanuelle Charpentier) 스웨덴 우메오대학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Jennifer A. Doudna) 미국 UC버클리대 교수는 유전자 가위를 개발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 2명이 됐다. 당시 BBC는 노벨 과학상 중 수상자 목록에 남성 동료 없이 두 여성에게 상이 돌아간 것도 이때가 최초였다고 보도했다. 올해 2022년에는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캐럴린 버토지(56세, Carolyn R. Bertozzi)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노벨과학상을 받은 여성과학자는 지금까지 24명이다. 지난해 유네스코 통계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연구자 3명 중 1명이 여성으로 여전히 여성보다 남성이 훨씬 많다. 여성과학자들은 수가 왜 이렇게 적을까.

학술 저널 플랫폼, 에디티지(editage) 인사이트에서 지난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이공계 여성이 겪는 주요 문제들과 함께 여성 과학자들이 마주하고 있는 도전에 대해서 다뤘다.

국내 이공계 대학생-자연계열/공학계열 재학생 성멸 비율 추이 /WISET 갈무리

"안타깝게도 여성의 과학적 공헌이 지워지거나, 간과 혹은 남성의 공으로 돌려지는 것을 마틸다 효과(Matilda effect)라고 하며, 이러한 예는 역사적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DNA 구조 발견에 기여한 로절린드 프랭클린(Rosalind Franklin)의 예를 들 수 있다"

문제는 시대가 변하면서도 여성 과학자들을 인정하지 않는 편견이 크게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성 과학자의 수상 후보 지명과 입상 부족, 연구 임용 부족, 평가절하와 협력 기회 부족 등의 불균형이 암암리에 지속되고 있다고. 

국내에서 지난 10년 간, 생애주기별 여성과학기술인들의 비율 변화 추이 /WISET 갈무리 

과학계의 회의나 명망 있는 학회에서 여성 연설자가 거의 없고, 연사로 초빙되지 않는 것, 지난 수년간 흔히 볼 수 있는 전원 남성 패널 행사 등 이러한 주요 원인으로 ▲여성의 저평가와 지원 부족, ▲출산과 양육에서 더 많은 책임을 떠맡는 여성, ▲남성에 비해 낮은 여성의 임금, ▲괴롭힘과 따돌림의 타깃이 되는 여성 등이 꼽혔다.

여성 과학자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연구를 시작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며, 보육 지원, 멘토 지도, 건전한 업무 환경 양성 등은 여성들이 과학계에 계속 몸담을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줄 것. 과학계의 공공연하게, 때로는 은연중에 저질러지는 성 차별에 맞서 싸우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이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해 과학의 진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회가 함께 돕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과학기술연구개발기관 연구과제책임자(10억 이상 대형과제) 성별 비율 추이 /WISET 갈무리 

우리나라는 2000년에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것 외에 과학상은 아직 없다. 여성과학자의 육성과 활용도 절실하다. 생산가능 인구는 감소하고 있고, 다양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과학자들의 역량과 노력이 필요하다. 해외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나라도 여성과학자 인력 비율은 낮은 상황이다. 

국내 '제1회 미래 여성 과학자 포럼'

한편,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어갈 미래 여성 과학자 양성에 기여하기 위해 전국 과학고와 영재학교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동남권역 울산지역 R-WeSET사업단(연구책임자 UNIST 김효민 교수)에서 첫 번째 여성 과학자 포럼을 열었다.

여성 과학자 포럼 강연 전경 /사진=UNIST 제공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경주 교원드림센터에서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이 함께 '제1회 미래 여성 과학자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틀간 전국 7개 과학고와 영재학교에 재학 중인 2학년 여학생과 교사 등 60여 명이 참가했다.

여성 과학자 포럼 시상식 /사진=UNIST 제공

특별 강의를 통해 김은준(KAIST 석좌교수) 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장은 ‘현대 사회에서 많이 이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뇌질환을 연구하는데 여성 과학자들의 참여와 역할이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과학고·영재학교 학생들이 이러한 질환을 해결하는 과학자로서의 비전을 가질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효민 교수는 경남과학고등학교와 KAIST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2012년부터 UNIST에 재직하고 있는 여성 과학자다. “이번 포럼에 참가한 학생이 하나같이 열정적으로 토론과 발표에 임하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앞으로 해외 영재학교 학생들도 참가하도록 독려해 글로벌 여성 과학자 양성에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정부는 2002년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고, 5년 단위로 중·장기 정책 목표를 설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WISET에 따르면 현재 ‘여성과학기술인 잠재가치가 발현되는 사회 구현’을 목표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차 기본계획이 추진 중이다.

2021여성과학기술인연차대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표창 시상식 /WISET 유튜브 화면 캡쳐

지난 8월 WISET은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여성과학기술인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후보자 추천 접수를 받았다. 이 상은 여성과학기술인을 발굴·포상하여 여성과학자 롤모델을 발굴하고, 연구의욕을 고취하고자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62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다. 이번 선정자는 올해 하반기에 예정된 ‘여성과학기술인 연차대회’에서 시상된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에서도 노벨과학상을 받는 인물들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세계 최초의 노벨상을 받은 여성과학자, 마리 퀴리(Marie Skłodowska-Curie)처럼 말이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