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여수 NCC 2공장 매각 진행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타이탄 법인 매각 추진
무리한 투자 지양, 재무적 부담최소화... 보수적 경영 강화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계가 업황 침체에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회사나 시설 매각 등 한계사업 정리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계사업은 경제여건변화로 경쟁력을 잃어 성장과 채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을 의미한다.

LG화학 석유화학 NCC 공장 /LG Chem 유튜브 영상 캡처
LG화학 석유화학 NCC 공장 /LG Chem 유튜브 영상 캡처

석유화학 업계는 수익성 악화와 점유율 하락으로 고전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과 더불어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와 범용 제품 분야에서 중국이 대규모 생산시설 증설에 나선데 따른 공급 과잉 영향이 컸다. 세계 최대 수요처인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에 한국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6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중국 수출 비중은 36.3%로 3년 전인 2020년 42.9%에 비해 6.6%포인트 감소했다. 또한 플라스틱 사용 규제 강화 등 환경 이슈로 석유화학 산업이 성장의 한계에 이른 것도 부진 요인이다.

에틸렌과 나프타의 가격 차이는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꼽히는데, 7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5일 나프타 1톤당 가격은 전일대비 12.53 달러 증가한 675.36 달러에 거래됐다. 나프타 가격은 지난해 12월 616.16 달러로 바닥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동 기간 에틸렌 가격은 전일대비 15달러(1.65%) 오른 1톤당 925달러에 거래됐다. 석유화학 업계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판매가와 원료인 나프타 가격의 차이)는 1톤당 249.64 달러로 나타났고 지난해 4월 이후 손익분기점인 톤당 300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나프타분해시설(NCC) 공장을 가동할수록 손해가 쌓이는 상황이 지속되자 중국의 에틸렌 설비 증설과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화학사업 진출 등을 고려할 때 NCC 공장을 매각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계산으로 한계사업을 정리하려는 모습이다.

LG화학, 여수 NCC 2공장 매각...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타이탄 법인 매각 추진

NCC를 통해 에틸렌을 직접 생산하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시황 악화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기존 석유화학 사업 운영 효율화와 사업 구조 재편 등을 추진 중이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여수 NCC 공장 가동을 멈추고, 7월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해 공장을 다시 가동한 바 있다. 올해는 지분매각으로 수정해 현재 LG화학은 여수 NCC 2공장을 분할 한 뒤 지분을 매각하는 협상을 쿠웨이트석유공사(KPC)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범용 제품 생산을 위해 에틸렌은 여수 NCC 1공장에 전담시키고, 2공장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배터리, 친환경 소재, 신약 등 3대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한다. LG화학은 종합 전지소개 회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 2025년까지 배터리 소재와 바이오 분야 등에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중국 현지 공장 매각을 추진했고, 올해에는 파키스탄 소재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자회사까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2010년대 높은 순이익을 거뒀지만 최근에는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말레이시아 타이탄 법인 매각도 본격화해 최근 국내외 석화기업 및 대형 사모펀드(PEF) 등을 대상으로 인수자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사업소개서 갈무리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사업소개서 갈무리

다만 롯데케미칼은 LC타이탄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고, LG화학도 석유화학 사업 매각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공장 가동률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무리한 투자를 지양하며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보수적 경영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 등 핵심 투자를 제외한 나머지 투자 계획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에서 재검토를 한 뒤 시기를 재조정할 것임을 밝혔다. 그해 12월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증가를 고려해 페트(PET)를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해중합 시설 투자 기간을 오는 2027년 12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은 2020년 1200억원을 투입해 연산 3만톤 규모의 크레졸 생산 시설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최근 경영환경 변화를 고려해 계획 추진 시점을 연기했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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