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양사 최고경영진 참석해 XR 사업전략, 차세대 기기 개발 논의
온 제품 및 콘텐츠·서비스 역량에 메타 플랫폼/생태계 결합 시도
차세대 XR 퍼스널 디바이스로 스크린 경험 혁신
홈, 모빌리티, 커머셜, 가상공간 등으로 경험 연결, 확장

어제 한국을 찾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8일 LG전자 최고경영진과의 오찬을 위해 LG전자 본사를 방문했다.

한국을 찾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8일 LG전자 최고경영진과의 오찬을 위해 LG 트윈타워를 방문했다.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이날 낮 12시23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 도착한 저커버그 CEO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박형세 HE사업본부장(사장) 등과 트윈타워 내 식당에서 오찬을 갖고 미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양사의 차세대 XR 기기 개발과 관련된 사업 전략부터 구체적 사안에 이르기까지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조 CEO는 메타의 MR 헤드셋 ‘퀘스트3’와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메타’를 직접 착용해 보는가 하면, 메타가 선보인 다양한 선행기술 시연을 관심 있게 살폈다. 특히 조 사장은 메타의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AI에도 큰 관심을 보이며 온디바이스(On-Device) AI 관점에서 양사 시너지 창출 가능성도 논의했다.

LG전자는 이날 혼합현실(XR) 기기 등에 대해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의 헤드셋 시리즈인 '퀘스트' 중 가장 고사양 제품을 LG전자와 함께 개발할 가능성도 나온다.

메타는 지난 2014년 XR 기기 시장에 처음 진출했고, 지난해 말 최신 XR 기기인 퀘스트3를 출시하며 애플의 비전프로와 경쟁하고 있다. '퀘스트3'는 지난해 출시 3개월 만에 100만 대가 판매되는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가세와 일본 소니의 'PS VR' 출시로 인해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은 50%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게다가 최근 애플이 '공간 컴퓨터'라 지칭하는 3499달러(약 456만원) 상당의 '비전 프로'를 출시하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LG전자와 메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협업해 비전프로보다 더욱 향상된 기능의 XR 기기를 개발할 수 있다.

조주완 LG전자 CEO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이날 LG전자는 메타와의 전략적 협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TV 사업을 통해 축적하고 있는 콘텐츠·서비스, 플랫폼 역량에 메타의 플랫폼/생태계가 결합되면 XR 신사업의 차별화된 통합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차세대 XR 기기 개발에도 메타의 다양한 핵심 요소기술과 LG전자의 제품/품질 역량을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LG전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글로벌 빅테크 메타(Meta)를 만나 XR(확장현실) 사업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조주완 LG전자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주)LG CO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포인트경제)

LG전자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TV 사업을 담당하는 HE(Home Entertainment) 사업본부 직속으로 XR 사업 담당을 신설했으며, XR 기기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XR 기기는 모바일 스크린의 한계를 뛰어넘는 몰입감과 직관성을 갖춰 다수의 전문가들로부터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퍼스널 디바이스라 평가받는다. 개인이 직접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라는 점에서 고객 접점을 대폭 늘릴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앞서 조 CEO는 “XR 사업의 영역에서 차세대 퍼스널 디바이스 기회를 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 수년간 시장 현황과 사업모델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한계 사업을 과감히 종료하는 대신 미래 고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영역에 자원을 집중해 왔다. 메타와의 전략적 협업 또한 XR 시장 본격 개화에 대비해 미래 가상공간의 영역에서 고객경험 혁신을 주도하기 위함이다.

LG전자는 집 안 영역을 넘어 커머셜, 모빌리티, 가상공간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는 내용의 2030 미래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한편, 저커버그 CEO는 LG전자 경영진과의 오찬에 이어 오후 메타코리아 방문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이 회장과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협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저커버그는 일본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만나 AI 분야를 논의한 데 이어 29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도 만나 AI 안보 등 미래 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이후 인도 최대 석유·통신 기업을 운영하는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 축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로 향할 예정이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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