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美수출 김치라면에 '辣白菜'(라바이차이)로 표기
정부 지침에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는 '신치'(辛奇)
농심 2021년 중국법인 현지 판매 김치라면도 辣白菜 병기해 언급된 적 있어

국내 라면 1위 회사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김치라면' 겉면 중국어 표기로 '신치'가 아닌 '라바이차이'를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농심 미국 수출용 김치라면 중국어 표기 / 출처 - 서경덕 페이스북, 컨슈머타임스 ⓒ포인트경제CG
농심 미국 수출용 김치라면 중국어 표기 / 출처 - 서경덕 페이스북, 컨슈머타임스 ⓒ포인트경제CG

25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의 페이스북에는 미국에 거주하는 누리꾼들이 공통으로 제보한 농심 김치라면의 사진이 올라왔다. 미국 수출용 라면의 포장 겉면에는 '김치'를 중국어로 '辣白菜'(라바이차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정부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일부 개정하면서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로 '신치'(辛奇)라고 명시한 바 있다.

서 교수는 "라바이차이는 중국 동북지방 배추절임 음식으로 한국의 김치와는 전혀 다른 음식"이라면서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 및 글로벌 타임스의 김치 도발 기사와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 백과사전의 김치 기원 왜곡 등 지속적인 '김치공정'을 펼쳐왔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럴수록 국내외로 김치에 관한 기본적인 표기부터 잘 사용해야 한다"며 잘못된 중국어 표기 사용으로 중국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김치 종주국으로써의 위상을 세계에 널리 떨칠 수 있도록 우리 기업들도 올바른 김치 표기에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한자를 사용하는 해외 소비자들의 이해를 위해 배추김치의 속성을 알리려는 의도였다"라며 "정부가이드라인이 민간기업의 해외 판매 제품에도 적용되는 것인지 살펴보고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농심의 '라바이차이' 표기는 지난 2021년에도 언론을 통해 언급된 적이 있다.

중국법인이 현지에서 만든 김치라면에 `라바이차이`(辣白菜) 설명을 병기 / 출처 - 아마존, 이데일리 갈무리
중국법인이 현지에서 만든 김치라면에 `라바이차이`(辣白菜) 설명을 병기 (2021.04.25) / 출처 - 이데일리 갈무리

이데일리는 농심의 중국법인이 현지에서 만든 김치라면에 `라바이차이`(辣白菜)라는 설명을 병기한다고 전했다. 라비아차이를 직역하면 '매운 배추'라는 의미로 농심 관계자는 김치라면의 매운 배추김치를 표현하기에 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 기사에서 서 교수는 "우리 식품의 고유 명칭을 유지하는 것은 한식의 고유 브랜드를 형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며 "시장에서 명칭을 혼용하는 식품은 정부가 내부 의견을 통일하여 외교적으로 대응하는 게 순서"라고 조언했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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