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700여개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 공정도 유출 혐의로 구속영장
A씨, 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현 청두가오전 핵심 임원
청두시에 4600억원 투자받아 '청두가오전' 설립, 대표 최씨에 포섭된 걸로
'삼성전자 110명, SK 하이닉스 90명' 인력 유출도 수사 중

우리나라의 반도체 핵심 기술을 보유한 인력과 기술이 조직적으로 중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에 반도체 핵심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전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에 구속영장이 신청됐고, 200명에 달하는 국내 반도체 인력을 빼 간 정황도 포착됐다.

기기 회로 이미지 / 출처 - 프리픽
기기 회로 이미지 / 출처 - 프리픽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는 지난 2014년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20나노급 D램 기술 코드명 '볼츠만'을 중국의 반도체 업체 '청두가오전'에 넘긴 혐의(산업기술보호법 위반)로 전 삼성전자 연구원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A씨는 700여개에 달하는 반도체 제작 과정이 담긴 기술 공정도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현직 청두가오전 임원인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 공정도를 발견해 수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공정도를 자체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해당 공정도가 삼성전자의 기술이 맞다고 판단했고, 그가 청두가오전 대표 최 모 씨에게 포섭된 것으로 보고 있다.

청두가오전은 한국에서 삼성전자 임원, 하이닉스 부사장까지 지냈던 최씨가 지난 2021년 중국 청두시로부터 약 4600억원을 투자받아 설립했다.

SBS는 경찰이 20나노급보다 더 발전된 18나노 D램의 핵심 기술도 중국에 유출된 정황을 포착하고 이 과정에 최씨와 A씨의 관여 여부도 집중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10나노급 기술이 유출됐다면 10년 안쪽이었던 삼성과의 기술격차가 훨씬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착오 없이 바로 뛰어들면 그만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A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오늘(1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또한 경찰은 반도체 기술인력의 대규모 유출 정황도 포착해 지난해 10월 이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컨설팅 업체와 헤드헌팅 업체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인력유출은 컨설팅 업체가 국가 핵심 기술이 되는지 진단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청두가오전이 특정 인물을 지정하면 헤드헌팅 업체가 추천하는 것처럼 꾸며 1대 1 면담 후 채용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식으로 넘어간 인력은 삼성전자에서 110명, SK 하이닉스에서 90명 등 총 200명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에서도 회사 내부 자료를 빼 간 것으로 의심되는 60여 명을 입건하고 수사 중이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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