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시마SC 호주 매출액 2023년 3분기 누적 118억원 기록
자가투여 선호, 의약품 배송 시스템 활성화
호주 성공 전략 참조해 2월 출시 앞둔 짐펜트라로 성과 확대

셀트리온의 세계 유일의 인플릭시맙 피하주사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가 호주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에 3분기 누적이 전년도 연매출보다 48% 이상 증가한 11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램시마SC /셀트리온 제공
램시마SC /셀트리온 제공

앞서 지난 2021년 7월 호주에 출시된 램시마SC는 2022년에 약 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5일 호주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제품 처방 및 판매 추이를 고려할 때 램시마SC가 호주에서 150억 원 이상의 2023년 연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6번째로 국토 면적이 넓은 국가인 호주는 인구 밀집도가 낮아 병원까지 이동 거리가 긴 편으로 의약품을 집으로 배송해 주는 비대면 유통 시스템이 보편화돼 있다. 이런 호주 제약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강점을 부각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서 제품 처방 확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우선 주요 이해관계자별 맞춤형 전략을 선보이며 환자들에게는 병원에서만 투약받을 수 있는 IV(정맥주사) 제형 대비 집에서 간편하게 자가투여가 가능한 램시마SC의 강점을 적극 홍보하면서 인플릭시맙 IV제형에서 램시마SC로의 전환(스위칭)을 이끌었다. 의료진 대상으로는 글로벌 전역에서 이미 치료 효능 및 안전성이 입증된 임상 데이터, 실제 처방 데이터 등을 소개하며 제품에 대한 신뢰도와 선호도를 높여 실처방이 확대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램시마SC는 호주 출시 첫 해인 2021년 1%(IQVIA), 2022년 8%에 이어 지난해 3분기에는 1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유럽에서처럼 경쟁 인플릭시맙 IV제형 제품에서 먼저 램시마로 전환하고 다시 램시마SC로 전환하는 듀얼 포뮬레이션(Dual formulation)의 강점이 부각되면서, 램시마의 점유율 역시 2021년 25%에서 작년 3분기 32%로 늘어나는 등 두 제품 간의 판매 시너지 효과가 뚜렷이 나타났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호주 성공 사례가 올해 2월 29일 미국 출시를 앞둔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제품명)의 사전 검증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넓은 국토 면적 때문에 비대면 의약품 유통망이 활성화돼 있고, 고가의 진료비 부담으로 병원 방문보다 SC 제형과 같은 자가투여 치료제를 선호하는 등 미국 제약 시장도 호주와 유사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짐펜트라도 이런 특성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짐펜트라는 의약품 가격이 높은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으며, 특허 확보 시 최대 2040년까지 특허 보호가 이뤄지는 등 경쟁 부담이 적어 한층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릭시맙 제제가 시장에 나온 지 20년이 넘어 이미 충분한 치료 효능 및 안전성 데이터가 확보돼 있고 미국 염증성 장질환(IBD)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처방된 치료제라는 점도 현지 의료 현장에서 부담 없이 짐펜트라를 사용하게끔 하는 유인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유럽에서 자가면역질환 대표 치료제로 자리매김한 램시마SC가 호주에서 출시 2년 만에 1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중남미 시장으로 판매 지역을 확장한 가운데 올해는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 신약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호주에서의 성공 전략을 적극 참고해 짐펜트라의 판매 성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 갈무리
셀트리온 /셀트리온 갈무리

한편,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 3사 통합 마무리 준비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8월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한 이후 12월28일 통합법인 등기를 마쳤다.

사업권을 매각하고 통합을 위한 자금 확보와 함께 오랜 기간 셀트리온제약 대표를 맡은 동생 서정수 부회장이 비서실장으로 셀트리온에 복귀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통합 셀트리온 법인이 공식적으로 출범한 지 6일 만에 통합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합병 방식으로 소규모합병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에 따르면 현행 법상 소규모합병은 합병으로 인해 발행하는 합병신주 및 이전하는 자기주식의 총수가 존속회사 발행주식총수의 10%를 초과하지 않을 때 선택할 수 있는 합병 방식을 말한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 주식을 2023년 9월30일 기준으로 54.81%나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규모합병 방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것.

소규모합병을 진행하지 않더라도 합병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서 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1조 원이 넘더라도 합병 성사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왔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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