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각 주유소 요소수 1회 구매당 3통 이상 판매하지 않아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는 인도의 비료용 요소 사재기 꼽혀
차량용 요소 공공비축 물량 두 배 확대
수급난 겪는 업체에 비축분 조기 방출
1회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
"2021년 '요소수 대란' 이후 수입선 다변화해 요소 재고 충분"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요소수 대란 우려가 나오면서 정부가 '제2의 요소수 대란'을 막기 위해 차량용 요소 공공비축 물량을 두 배 확대하고, 수급난을 겪는 업체에는 비축분을 조기 방출하기로 했다. 1회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인근 도로에서 화물차 운전기사가 차량에 요소수를 넣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국내 온라인 판매점 등에서 차량용 요소수가 일시 품절되는 등 수급난이 발생하고 있고, 중국 주요 비료업계는 내년 1분기까지 요소 수출을 제한하거나 수출 물량을 축소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는 인도의 비료용 요소 사재기가 꼽히고 있다. YTN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중국의 요소 수출 75%인 82만 톤이 인도로 갔으며, 올해 9월 인도는 중국산 요소 86만 톤을 사재기했다. 중국의 요소 수출 물량은 118만 톤으로 한 달 사이 4배 가까이 뛰었고 중국 내 요소 재고량은 47만 톤으로 지난해 동 기간 대비 반토막이 난 것이다.

국내 차량용·산업용 요소 수입 물량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간 요소 수출을 제한할 경우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6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차 경제안보 핵심품목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요소 수급 상황과 유통 현황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 관계부처와 함께 안정적인 요소 수급을 위한 추가 물량 확보와 공공비축 확대, 국내 유통 상황 모니터링 강화 등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6일 경기도 안산시 한 요소수 생산공장에 요소수 생산에 사용될 요소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차량용 요소의 경우 일부 국내기업이 최근 베트남 등으로부터 요소 5천 톤을 수입하기로 계약한 사실이 확인돼 확보한 재고 물량은 당초 확인한 3개월분에서 3.7개월분으로 늘었다. 앞으로도 베트남과 일본 등 중국 외 국가에서 요소 물량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조달청은 현재 한 달 사용분인 6천 톤 규모의 차량용 요소 공공비축 물량을 빠른 시일 내에 2개월분인 1만2천 톤으로 두 배 늘리기로 하고, 국내 요소수 생산업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또한 일시적으로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한 업체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현재 보유 중인 차량용 요소 공공비축 물량 2천 톤을 조기 방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화물차 등 차주단체, 주유소 등을 상대로 1회 구매수량 한도 설정 등 유통 안정화를 위한 업계 차원의 자율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며, 현재도 각 주유소에서는 요소수 1회 구매당 3통 이상을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6일 경기도 안산시 금성이엔씨 요소수 생산공장에서 요소수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한 이번 중국의 통관 지연 물량이 신속하게 국내로 들여올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국 측과 협의할 예정이며, 최근 열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통상장관회의 등 다양한 협의 채널을 통해서도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제3국 수입이 필요한 경우 국내 업체가 베트남,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국가로부터 요소를 수입하는데 따른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지원도 나선다.

공급망안정화위원회를 신설하고 공급망안정화 기금을 설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급망기본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조속히 통과되도록 국회와 협의할 방침이다. 요소를 포함한 경제안보 품목에 대해 관련 입법을 토대로 수입 대체선 확충 등을 위한 근본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과도하게 반응해 사재기를 하거나 주유소 요소수가 바닥나면 불필요한 사회적 부담을 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6일 뉴시스에 따르면 요소 관련 업체 관계자는 지난 2021년 '요소수 대란' 이후 수입선을 다변화해 요소 재고가 충분한 만큼 요소수 품귀로 '물류 마비' 직전까지 갔던 2년 전과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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