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균핵병 막는 자생 방선균을 현장에 적용
기존 농약 대비 약 80% 수준의 방제 효능

균핵병(菌核病, Sclerotinia rot)은 대표적인 토양 병원균으로 배추, 상추 등 재배식물과 야생식물 등에도 피해를 일으킨다.

용어설명 :
균핵병은 스클레로티니아속 토양 곰팡이가 원인균으로 흙에 접촉한 식물의 줄기 부위를 감염시켜 흰색의 솜털 같은 균사를 형성하고 검은색의 쥐똥같은 균핵을 만들어 월동한 후 이른 봄에 다시 식물의 줄기를 감염시킨다.

균핵병은 그동안 균핵병 방제를 위해 화학농약이 주로 사용되는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화학농약을 대체할 친환경 생물농약으로 방제 가능성을 확인했다.

방선균의 항곰팡이 활성 및 전자현미경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물자원관은 28일 배추 균핵병을 막는 자생 방선균을 현장에 적용해 친환경 방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배추 균핵병 방제 실증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토양에서 발견한 방선균이 기존 농약 대비 약 80% 수준의 방제 효능을 갖춘 것을 확인했는 것이다.

방선균은 토양에 주로 서식하며 유기물을 분해하여 흙냄새를 유발하는 미생물이다. 현재까지 사용되는 항생제의 약 60% 정도가 방선균 유래로 식·의약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균으로 알려져 있다. 유기물 분해능이 높아 토양의 비옥도를 높이고 토양 병원균의 방제에 널리 사용되는 등 농·축산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국립생물자원관은 순천대 박숙영 교수 연구진과 공동으로 균핵병곰팡이를 사멸시키는 방선균을 국내 토양에서 찾아 그해 특허(식물 병원성 곰팡이에 대한 항진균 활성을 갖는 신규 스트렙토마이세스 뮤리누스 JS029 균주)를 출원하고 이후 2년간 전국 주요 배추 산지인 평창‧해남‧순천에서 현장 적용연구를 했다.

연구 결과, 방선균만 단독 살포 시 기존 농약대비 약 75~85% 수준으로 균핵병을 억제했고 방선균과 농약을 3대 1의 비율로 혼합 처리 시 농약과 같은 수준(95% 이상)의 효과를 보여 농약 사용량을 75%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 균핵병 방제 현장 전경(왼쪽부터 순천, 해남, 평창) /국립생물자원관

연구팀은 배추의 무게가 약 1.2배 증가하는 등 생장 촉진 효과도 보였으며 대표적인 쌈채소인 상추, 청경채 등에서 발생하는 균핵병에도 비슷한 효능을 보여 친환경 및 저농약 채소 재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한 이번 방선균 대량증식을 위해 우리나라 보리를 활용한 고체배양법도 개발했으며, 이를 화학농약을 대체하는 생물 소재로 활용될 수 있도록 대량증식 및 최적 처리 방법을 관련 기업에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선균 비처리구(왼쪽)와 처리구(오른쪽) 비교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방선균 비처리구(왼쪽)와 처리구(오른쪽) 비교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우리나라 자생미생물에서 확인한 유용 효능이 현장에서 실제로 증명된 사례이고, 친환경 미생물 소재 개발 연구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미생물자원이 산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발굴 및 응용 연구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인트경제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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