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18일 프랑스 파리서 SK그룹 CEO들 지정학 위기 등 대응 방안 심층 토론
글로벌 경제블록 별 그룹 통합 인프라 구축, 우수 인재 확보 방안 등 모색
세미나 전후 유럽, 아프리카 등서 ‘부산 엑스포’ 홍보

SK 그룹은 최태원 회장과 CEO들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세미나’에서 그룹 차원의 ‘글로벌 인프라’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 경쟁력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19일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월 18일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3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이번 CEO 세미나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의장 등 주요 경영진 30여 명이 참석했다. SK그룹이 연례 경영전략 회의인 CEO 세미나를 해외에서 연 것은 지난 2009년 중국 베이징에서 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최 회장은 지정학 위기 심화 등 대격변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주요 글로벌 경제블록 별 조직 구축과 그룹 차원의 솔루션 패키지 개발 등 기민한 대응을 CEO들에게 주문했고, CEO들은 글로벌 경영전략 방향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본격 실행에 나서기로 했다.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18일 폐막 연설을 통해 최 회장은 ‘서든 데스’(Sudden Death, 돌연사)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언급한 ‘서든 데스’ 화두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은 현재 그룹이 맞닥뜨린 경영환경을 그만큼 엄중히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선 ▲미국-중국 간 주도권 경쟁 심화 등 지정학적 이슈 ▲AI 등 신기술 생성 가속화 ▲양적완화 기조 변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증대 ▲개인의 경력관리를 중시하는 문화 확산 등을 한국 경제와 기업이 직면한 주요 환경변화로 꼽았다.

이러한 경영 환경에서 한국과 SK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새로운 글로벌 전략 방향으로 ▲글로벌 전략과 통합·연계된 사회적 가치 전략 수립과 실행 ▲미국, 중국 등 경제 블록 별 Global 조직화 ▲에너지, AI, 환경 관점의 솔루션 패키지 등을 제안했다.

또 “투자 결정 때 매크로(거시환경) 변수를 분석하지 않고,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고려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CEO들은 맡은 회사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솔루션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거버넌스 혁신까지 여러 도전적 과제들을 실행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 나가자”

앞서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매력적인 회사가 되지 않으면 미래 세대에게 외면받을 것"이라며 "최고의 글로벌 인재들이 올 수 있도록 그 나라의 문화와 경영방식에 익숙한 현지 조직에 과감히 권한을 줘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지금은 신호와 소음이 혼재된 변곡점"이라며 "신호를 발견하는 리더의 지혜와 방해를 무릅쓰고 갈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개막 스피치를 통해 “현재 우리 그룹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글로벌 문제는 주요 국가들의 패권경쟁”이라고 진단하고, 미국이 강대국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주요 변곡점들을 소개하며 “미국의 성공 방정식을 참고해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성공적인 글로벌 사업을 만들어가자”라고 말했다.

세미나 기간 중 CEO들은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그룹 통합조직 같은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해 유기적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면 경쟁력과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해 2010년 중국에 설립한 SK차이나와 같은 그룹 통합법인을 다른 거점 지역에도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제공

또한, 현재 일하는 방식과 HR시스템으로는 우수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기 어렵다고 진단하고, 유연근무제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고 회사와 조직 별 최적화된 실행방안 등을 모색했다. 구성원들이 스스로 미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문화적 여건을 만드는 것과 그룹 차원의 인재 인프라 구축 방안도 논의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의 핵심 의제가 ‘글로벌 경영’인 데다 세미나를 전후해 파리 외에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활동이 예정된 CEO들이 많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회의 장소를 파리로 정했다”라고 말했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